특히 이번 발표로 주목받은 것은 '취업 실패'가 원인이 된 대학생의 자살입니다. 2007년 13명, 08년 22명, 09년에는 23명이었지만 지난해 46명을 기록하며 2배로 급증했습니다.
일본에서 대학생은 다른 동년배와 비교하면 자살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혹자는 대학에 어떤 의미의 '자살 억제 기능'이 있다고도 말합니다. 그러나 취업은 사회와 연결되는 것으로, 거기에서 오는 실패는 하나의 컴플렉스로 작용합니다. 일시적으로 정신적 데미지를 입을 수 있습니다.
취업 실패가 자살한 대학생에게 있어 '본질적 이유'인지, '계기'인지는 경찰 통계에서 알 수 없습니다.
취업 실패가 자살의 본질적 이유였던 경우, 그만큼 그 사람의 인생에 취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이 됩니다. 한 번 실패한 것만으로 자살을 해버리는 것은 '자의식=내면'의 문제가 발로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취업 실패가 단순히 자살의 계기 중 하나였다면? 본질적 이유가 어딘가에 숨어있다는 말이 됩니다. 예를 들면, 자신이 늘 외롭다고 생각한다던지, 학대받은 체험이 있거나, 열등감을 지닌 사람의 부정적인 인생관이 취업 실패로 이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취업 실패로 인한 자살자 46명 중 남성은 40명, 여성이 6명이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남성은 22명 증가, 여성은 1명 증가했습니다. 전체 자살의 남녀비가 2:1로 되는 것을 고려해도 남자 대학생의 증가는 현저합니다. 여자 대학생의 자살은 가족 관계와 연애문제 등에 따른 고민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취업정보 사이트 리쿠르트의 조사 결과에서 2010년도 졸업자 학생의 구인 배율은 1.62로 지난해 2.14에서 급락했습니다. '종업원 1000명 이상'의 기업에서는 0.55배로 그 문이 좁았지만 '1000명 미만'의 기업은 3.63배입니다. 중소기업 등을 포함해 조금만 넓게 보면 취업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그런데도 왜 '취업 실패'가 남자 대학생의 주된 자살 요인이 되는 것일까요?
이는 일본의 보수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미뤄볼 수 있습니다. 최근 20~30대 일본 여성 사이에서는 '전업 주부'를 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국립 사회보장 인구문제연구소의 '제 4회 전국 가정 동향 조사'에서 조사를 개시한 1993년 이후 처음으로 전업 주부가 되길 원하는 여성 층이 증가했습니다. 여성이 경쟁 사회에서 멀어지면 반대로 남성은 더욱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일찌기 일본에서는 '우먼 리브 운동'이나 '남녀고용기회균등법' 등의 시행으로 여성의 사회 진출을 장려했습니다. 육아나 보건 휴가 등도 취할 수 있도록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남성 위주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은 제한적입니다. 승진 속도도 남성이 빠르며, 직장 내 성희롱 등 고질적인 문제도 아직 존재합니다.
한편, 상황이 이럴수록 남성은 더욱 경쟁 사회의 한가운데에 놓입니다. '남성 위주 사회'를 유지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남성을 괴롭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성공을 거듭할수록 자존감은 높아지지만, 실패는 그것을 급속도로 붕괴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취업 뿐만이 아닌 여러가지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상황에 있다면 그 나름대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대학 등 동질성이 강한 커뮤니티에 소속하면서 혼자만 다른 선택지를 고른다는 것은 불안과 공포를 야기합니다.
지금처럼 취업에 실패하는 대학생이 늘어날수록, 경쟁자 또한 계속해서 증가하는 악순환에 놓일 것입니다.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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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이 테츠야(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