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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로 일본이 조금 바뀐 것 같다"

[민주당 경선 현장] 의외로 싱겁게 끝난 선거, 간 총리 압승!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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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근 기자
기사입력 2010/09/14 [18:31]

 
▲ 민주당 경선 2010     ©jpnews

간 총리의 압승, 차기 일본수상을 결정하는 민주당 임시 당대회는 의외로 싱거운 한 판으로 끝났다. 
 
14일 정오. 도쿄타워 옆에 자리잡은 <프린스파크 타워도쿄> 호텔 주위는 삼엄한 경비 속에 경찰이 호텔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신분을 일일이 체크하고 있었다. 공원을 통해 호텔로 가는 지름길은 아예 막혀 있었다.

투표 두시간 전부터 접수처 앞에는 일본 국내는 물론, 해외 미디어까지 근래에 보기 드문 엄청난 수의 보도진이 몰렸다. 일본 국내의 경우, 교도・ 지지 등 통신사의 기사를 제공받으면 되는 지방지들까지 대거 상경, 취재경쟁에 뛰어들었다. 홋카이도 신문에서부터 오키나와신문까지 당 대회를 직접 취재하기 위해 일부러 도쿄에 온 것이다. 미디어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민주당 대표선거에 이렇게 많은 보도진이 몰린 것은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표선거가 수상을 결정하는 선거인 만큼, 간 수상이 3개월 단명총리로 끝나느냐, 킹메이커 오자와 이치로가 수상으로 등극할 수 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일본 언론은 9월초 선거전 초반부터 간 수상이 간발의 차로 오자와 전 간사장을 리드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선거 전날인 13일에는 오자와 전 간사장이 당 조직표로 끝내는 이기지 않을까하는 흐름도 관측됐다. 
 
▲ 민주당 경선 2010  / 보도관계자석도 가득찼다      ©jpnews

2시. 민주당 임시 당대회의 시작을 알리자 회장에는 침묵과 긴장감이 흘렀다. 대회장 안은 이미 민주당 관계자를 포함, 민주당 소속 참의원, 중의원, 보도진으로 가득 찬 상태. 사회자가 엔고와 디플레 등의 난제속에서 치뤄지는 선거라고 설명한 뒤 두 후보인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과 '간 나오토'수상의 결의표명이 차례로 15분간 진행됐다. 
 
▲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     ©jpnews
먼저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은 결의표명에서 "내게 입후보할 자격이 있는지 물어봤다"고 밝히고, "그럼에도 출마한 것은 지금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더 이상 늦는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메이지유신 이래 이어져 온 관료통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으나, 자민당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17년 전 자민당을 뛰쳐나왔다"고 말한 뒤  "작년 9월 정권교체를 통해 국민이 요구한 진정한 의미의 정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의 결의표명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을 연상시키는 "저에게는 꿈이 있다"라는 말이었다. 
 
그는 자신의 꿈이 "이상하게 되어버린 일본을 바꾸고, 일본국민의 생활을 바꾸는 것"이라며, "내게 총리가 되는 기회는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라고 간절하게 호소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가 자신의 정치생명의 결산으로써, 정치생명뿐 아니라 목숨까지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라는 말로 결의표명을 마쳤다. 
 
이어서 등장한 간 총리는 단상에 올라 "나라가 이렇게 어려운 판국에 선거를 왜 하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역시 하길 잘했다"고 먼저 운을 뗐다. 그 이유는 선거기간 동안 만날 수 없었던 지방의원이나 젊은이 등을 많이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뒤, 35년 전 처음 입후보한 시절 이야기를 시작으로, 자신도 오자와 씨처럼 "꿈이 있다"고 되받아쳤다.
 
간 총리는 "35년 전 처음으로 입후보했을 때 자민당을 대신할 수 있는 수권정당을 만들고 싶어서 정치를 시작했다"면서, 그동안 많은 좌절을 겪었지만 작년 9월 정권교체를 달성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그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며 "건강한 일본을 부활시키고 싶다"는 말로 결의표명을 갈무리했다.
 
두 후보의 연설이 끝난 뒤 30여분에 걸쳐 중의원, 참의원 순으로 투표가 시작됐다. 의원들이 투표를 하는 동안, 미디어를 통해 얼굴이 알려진 의원이나 장관들은 카메라의 집중적인 플래쉬 세례를 받았다.
 
드디어, 투표가 끝나고 개표가 시작됐다. 당원,서포터의 개표결과는 이미 아침부터 시작돼 진작 결과가 나온 상태. 발표는 300포인트를 가진 당원・서포터, 오자와 씨 득표수를 알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오자와 이치로 후보가 51포인트, 간 나오토 후보가 249포인트."
 
순간 장내에는 동요와 함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예상외로 오자와 씨의 득표수가 매우 저조했기 때문. 간 나오토 수상이 200포인트 가까이 앞선 결과였다. 여기서 이미 승부가 갈라져 있었다. 그 후 이어진 지방의원 득표에서도 20포인트, 심지어 자신했던 국회의원투표에서도 오자와 전 간사장은 간 총리에게 12포인트나 밀렸다.  
 
결국 오자와 전 간사장은 당원지지자 포인트에서 밀린 포인트를 만회하지 못하고 230포인트 차이로 완패했다.
 

 

당원·지지자(300)

지방의원(100)

국회의원(812)

합계
(1212)

오자와 이치로

51

40

400

491

간 나오토

249

60

412

721


개표결과가 나오자 투표장내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고, 간 나오토 총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참석자들을 향해 깊숙히 인사를 했다. 이로써 간 수상은 재선에 성공한 것이다. 새로 선출된 민주당 대표의 임기는 2년, 법적으로 남은 중의원 총선거는 3년이 남았다.
 
간 총리는 당선 소감으로 "여러분의 성원으로 새롭게 대표에 당선됐다. 지금 일본은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이같은 일본을 더 나은 일본으로 만들기 위해 결의를 새롭게 하고, 앞으로 모든 방면에 거당태세로 모든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일본언론은 민의에 가장 가까운 당원, 지지자 그룹이 "3개월밖에 안된 총리를 바꾸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선거가 끝나고 회장 밖 복도에는 일본언론이 주요 의원들을 붙들고 소감과 향후 정국에 대해서 물어보는 통에 지나가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북적거렸다.


▲ 경선이 끝나고 복도에서는 언론 인터뷰로 인산인해     ©jpnews

민주당의 간 총리측 한 의원은 "국회의원 표에서도 오자와 씨를 이긴 것이 다행"이라며 "오자와 씨는 국회의원표를 많이 모아서 당분간 영향력은 유지하겠지만, 정치와 돈이라는 측면에서 국민들에게 심판을 받은 것이므로, 앞으로 민주당 내에 오자와 색깔은 점점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오자와 간사장과 41년간 인연을 이어온 와타나베 전 의원은 "내일의 일본을 위해서 이렇게 좋은 일은 없을 것 같다"고 간 총리의 승리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간 총리가 "국회의원 표에서도 이긴 것이 대단했다"면서 이번 선거로 당이 분열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단언했다.  
 
이 외 또다른 간 총리측 국회의원들도 간 총리가 국회의원 득표수에서도 오자와씨를 이긴 점을 높이 평가했다.
 
반대로, 오자와 측 젊은 국회의원은 "이번 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오자와 이치로라는 정치가가 죽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패인에 대해서는, "오자와 씨가 나쁜인간이라고 하는 오해를
▲ 다나카 미에코 의원 /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아오키 아이 의원으로 오해받기도   ©jpnews
국민들로부터 걷어내는데 실패한 것 때문이 아닐까"라고 털어놨다.
 
오자와 걸즈 중 한 명인 다나카 미에코 의원은 "처음 투표에 참가했는데 복수의 후보자가 출마해서 정정당당하게 정책논쟁 한 것을 보면 매우 성공한 선거"라고 하면서도, 지지한 오자와 전 간사장이 패배한 것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차이가 많이 나서 놀랐고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패인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묻자, "지금부터 총괄해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선거가 정책 논쟁의 한마당이 되었고, 일본국민들로 하여금 민주당이 정책정당임을 알게 된 것이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한편, 이번 선거전 종반에 터져나온 오자와 비서와의 불륜여행이라는 대형 스캔들의 주인공 아오키 아이 의원은 불참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패인에 대해 한 주간지 기자는 이렇게 밝혔다.
 
"지방 및 전국의 후원회에 오자와를 찍으면 더 이상 후원하지 않겠다는 압력전화가 많이 왔었다고 한다. 정치와 돈이라는 측면에서 깨끗하지 않는 그를 지원할 수 없다는 뜻이다. 민주당의 후원회는 국민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지 않고서는 운영이 안되니까, 아마 그래서 간 총리로 표가 많이 간 것 같다. 이번 선거는 국회의원만 대상으로 했더라면 오자와가 이겼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원,지지자의 표심도 반영되었기 때문에 간 총리가 이길 수 있었다. 이런 것을 보면 일본이 조금은 변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여론조사에서도 줄곧 간 나오토 총리가 오자와 씨를 압도했고, 당원,지지자의 표 차이가 그대로 최종결과까지 이어진 것을 보면 오자와 씨의 가장 큰 패인은 역시 '정치와 돈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하는 낙인을 끝까지 지우지 못한 것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간 총리는 참의원 참패 후 재신임을 묻는 이번 경선에 성공, 향후 정책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그의 앞날이 결코 밝은 것만은 아니다. 엔고, 디플레이션, 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뒤틀림 국회'가 예산편성을 둘러싸고 단단히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과연 그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간 나오토의 험난한 두번째 총리 인생이 이제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 재선후 기자회견에 임하는 간 나오토 총리     ©jpnews/이승열


■ 대표경선 이모저모


▲ 두 후보    ©jpnews
▲ 오자와 전 간사장     ©jpnews
▲ 투표중인 간 수상     ©jpnews
▲  개표중   ©jpnews
▲ 민주당 경선 2010  / 밖의 삼엄한 경비체제    ©jpnews
▲ 보도서에서 본 민주당 경선 2010      ©jpnews
▲ 민주당 경선 2010 / 보도진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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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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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10/09/15 [06:58]
그래도 오자와가 당선되었더라면 좀 혼란이 있더라도 관료 사회에 대한 밥그릇 깨고 미국 관계 변화 등 큰 변혁이 있지 않았을까 싶군요. 간 수상은 현재 문제를 수동적으로 수습하려고만 할 뿐 큰 개혁은 수행하지 못할 것이고 결국 민주당 정권은 실패하고 정권을 다시 자민당에 넘기주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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