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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용화론 3개월! 일본어 비밀회의?

"영어못하면 해고한다"는 라쿠텐 실상은? 구조조정 수단이라는 의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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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근 기자
기사입력 2010/09/06 [21:25]

라쿠텐 미키타니 사장은 지난 6월 세계 27개국에 진출, 글로벌기업으로 해외거래를 70%로 한다는 국제사업전략을 발표하면서 2012년부터 경영회의나 일반사무 회의 등, 사내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전부 영어로 통일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영어를 못하는 임원은 2년후 해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의 대표적 it 기업인 라쿠텐의 이같은 선언은 일본 내 사내영어공용화론에 불을 지폈다. 이에 질세라 유니클로의 퍼스트 리테일링도  2012년 3월부터 간부회의 및 문서를 영어로 작성하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3개월. 주간문춘 최신호가 '사내 영어공용화론'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라쿠텐의 내부 사정에 대해 보도했다. 
 
▲ 라쿠텐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라쿠텐은 우선 식당의 메뉴표시를 영어화하여 영어 회의를 도입했고, 그룹 기업인 라쿠텐 은행에서는 구니시게 사장 명령으로 사원 전원이 닉네임을 쓰기 시작했다. 
 
닉네임을 서로 부르게 해서 상사와 부하간에 기탄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조직을 만들겠다는 의도이지만, "일본어는 경어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직급의 사람에게 탁 터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결산발표를 영어로 하는 등 미키타니 히로시 사장의 사내 영어 공용어화 의욕은 높지만, 회사의 현재 상황과는 꽤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라쿠텐은 장래 매출의 70%를 해외에서 올릴 것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해외기업의 매수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매수분량을 제외하면 현재 해외 매출비율은 1% 정도에 그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렇게 털어놓기도 한다.

"지금은 영어가 필요도 없는데 무리하게 영어화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어로 하는 회의는 각자가 자기 주장은 할 수 있어도 논의가 심도 있게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다시 일본어로 비밀 회의를 하는 경우도 있다. 사내에서 영어수업은 금방 정원이 찼기 때문에 본사가 있는 시나가와 주변 영어학원에는 라쿠텐 사원들로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보조라곤 한푼도 나오지 않으니까 다들 자비로 배우고 있다."

그러나 라쿠텐에서는 2년 후, toeic을 650점 이상 받아야만 관리직이 될 수 있으므로 사원들이 불평할 겨를이 없다.

한 경제부 기자는 사실상 구조조정의 수단이 아니냐는  의견을 피력했다.
 
"40살 넘어서 영어를 공부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상장후 10년이 지나 오래된 사원도 많은 라쿠텐으로서는 영어공용어화가 그들을 걸러낼 목적도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일본 국내 시장의 성장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제조업에 이어 해외진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금융, 서비스업체들도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기업이 해외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 이외에 일본에서는 고용을 늘릴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사내영어공용어화는 기업의 ‘일본 이탈’과도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라쿠텐의 미키타니 사장은 "일본의 서비스 회사가 세계에서 별로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영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일본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할 벽으로 영어를 꼽았다.

그러나, 회사 내에서는 정작 의사소통이 안돼, 일본어로 비밀회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한편으로는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영어를 쓰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라쿠텐의 사내 영어공용화론에 대한 효과에 대해 일본언론이 갖는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히 매섭다.

 
▲ 라쿠텐 본사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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