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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의장성명 결국 무엇을 남겼나

한국과 북한 양쪽 다 만족, 무승부로 끝나...실제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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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일 (코리아리포트
기사입력 2010/07/12 [10:55]

천안함 침몰사건에 관한 유엔의 의장성명에 대해서 남북의 반응의 재미 있다. 남북 둘 다 환영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쪽 다 만족, 환영한다니 의외다.

한국 외교부는 안보리가 북한의 공격에 의해 침몰했다는 한국 조사결과를 언급하면서 "북한을 사실상 비난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북한도 의장성명이 북한과 무관계임을 주장한 내용이 명기됐고, 또한 침몰 원인을 "북한에 의한 공격"이라고 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 신선호 북한 유엔대사는 "대단한 외교적 승리다"라고 자랑스럽게 선언했다. 

이번 유엔에서 벌어진 남북외교전은 복싱으로 비유하자면 진흙탕 무승부라고 할 수 있다.

사전 예상으로는 한국의 압승이 예상되었기 때문에 무승부로 끌어간 북한이 기뻐하는 것은 모르는 바 아니지만, 한국은 필경 내심 실망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토요일 아사히신문(7월 10일자) 제목에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한국함 침몰, 북한이 강하게 반발" 등이 실려있었기 때문에, 안보리 의장성명을 북한이 평소처럼 거부하고 거칠게 비난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얼마 전 "이번 의장성명이 앞서 나온 g8의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발표된다면, 무죄를 주장하는 북한은 당연히 반발할 것이다"라고 썼으나, 반발하지 않았다는 것은 북한이 이번  의장성명을 g8선언과 같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장성명은
①천안함은 공격에 의해 침몰했다
②한국 조사에서는 북한의 공격이라고 한다 
③따라서 안보리는 46명의 인명손실을 부른 공격을 비난한다
④한국은 잘 자제했다
⑤앞으로 한국에 대한 공격이나 적대행위를 저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라고 되어 있어 한국이 "북한이 저질렀다는 것이 받아들여졌다"며 그 나름의 평가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북한측에서 보면 안보리 의장성명은 
①'북한이 공격했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②북한의 어뢰에 의한 침몰이라고 명기하지 않았다
③무관계인 북한의 주장도 언급하고 있다
④북한이 주장하는 문제해결을 위해 남북직접대화의 중요성을 지지하고 있다
라고 해서 크게 환영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단서가 붙는다면 무력으로 대항하겠다"라고 위협하던 북한 외무성읜 곧바로 성명을 발표하고, "의장성명이 한반도의 현안문제를 적절한 루트를 통해 직접대화와 교섭을 재개하고 평화적을 해결하도록 장려하는 것에 유의한다"며 g8 선언 때와 전혀 달리 유연하게 대응했다.

객관적으로 이번 의장성명도 g8선언과 그렇게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나, 신 대사가 '외교승리선언'까지 한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듯 하다.

한국이 이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제소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은 유엔헌장을 위반하고 정전협정을 깼다. 유엔 안보리에 회부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책임을 묻겠다. 한국과 국제사회에 북한을 사죄하게 만들고, 책임자를 바로 처벌하게 하겠다"라는 결의성명에 근거한다.

한국은 이 대통령이 선두에서 총력을 다해 경제제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제재결의나, 구속력이 있는 비난결의가 채택되도록 노력했으나 결국 결의채택에는 실패했다. 축구로 비유하면 반칙을 범한 북한에게 대전상대인 한국은 레드 카드를 요구했으나 주심인 유엔이 레드 카드를 꺼내지 않은 셈이다.

어쩔 수 없이 한국은 요구를 낮춰서 의장성명으로 타협했으나 의장성명에서도 '북한의 파울'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결국, 옐로우 카드도 꺼내지 못한 채 끝나고 만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사죄도 책임자 처벌도 요구할 수가 없다. 그렇기는 커녕 g8 선언에는 없었던 '무관계'라는 북한의 주장까지도 들어가버려 한국으로서는 커다란 오산을 한 셈이다.

의장성명은 이번 사건이 유엔헌장 및 휴전협정 위반이라고도 판단하지 않았다. 이것 또한 한국에게 아픈 부분이다.

한국은 북한에 대해 사죄 이외에도 피해자에 대한 배상도 요구하고 있으나, 유엔 안보리가 '가해자'를 특정하지 없었기 때문에 국제법상, 북한에 배상도 요구할 수 없다.

뉴욕 타임즈지는 이번 의장성명에 대해서 "어느쪽도 만족시킬 수 없는 결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무승부라고 해야할 것이다.

무승부로 끝났지만, 양쪽 다 만족한다면 그것은 그걸로 좋은 일이다. 복싱이라면 서로 "잘 했다"고 건투를 빌고, 껴안겠지만 지금은 불구대천의 원수 관계인 만큼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론이 나기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조만간 "다시 붙는 것"일 것이고, 불온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이런 불모의 대결이 계속된다면 부끄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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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10/07/17 [14:47]

만일 천안함 침몰이 북한짓이라면, 남한의 이제까지의 조처는 북한의 제2의 도발을 막기 위한 그 어떤 조처도 성공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북한짓이라면, 북한은 쥐도새도 모르게 한미의 경계망을 뚫고 동해에서 서해로 와서 아직 보고된 바없는 최신식 어뢰로 한 방에 피격시키고 추적도 안 당한 채 유유히 사라질 테니까요. 

이런 군사적 능력의 비대칭 상황에서 남한이 북한을 억제할 방법은 국제적 규제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규제도 얻어내지 못했죠. 북한은 일방적으로 남한을 타격해도 남한은 제재수단이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하지만 남한의 누구도 이런 안보적 위기감을 안 느끼고 있어요. 오히려 이 상황을 만족해한다고 하고 있죠. 천안함이 실제로 북한짓이라면 감히 취할 수 없는 태도입니다. 박정희가 김신조에게 당할 뻔 했을 때 미국 때문에 응징을 할 수 없게 되자, 곧바로 전작권환수와 자주국방 정책을 시동걸었습니다. 

즉 실제 위협을 당했다면 박정희처럼 해야 정상입니다만, 전혀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정반대로 전작권을 미국에 넘겼죠. 이걸로 봐선 천안함은 북한짓이 아니라고 보는 편이 적절합니다. 그걸 남한 정부도 스스로 알고 있는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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