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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한국 실정이 잘 안 전해지는 이유

일본에서 이번 지방 선거 결과를 접하고 느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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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일 (코리아리포트
기사입력 2010/06/04 [17:39]

한국의 이번 지방선거는 사전 예상과 달리, 여당 한나라당의 패배로 끝났다. 주요 16개 시도지사 중에서 6곳 밖에 당선되지 못했다는 것은 대패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조중동'이라고 불리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3대 일간지 예상으로는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됐다. 그런데 보란듯이 '참패'라는 결과가 나왔다.

한나라당의 패인에 대해서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이명박 정권의 강경한 대응이 역효과를 냈다는 견해가 있다. '북풍'이 정부여당에게 순풍이 아닌 역풍이 됐다는 뜻이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안보의식이 높아지면 보수 여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하나, 한국에서는 그 상식이 이번에는 통용되지 않았던 것 같다.

유권자가 지금 이상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과 '코리아 크라이시스'가 현실화되면 회복 조짐을 보이던 경제가 타격을 입을 거라는 우려도 있어 여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당연히 천안함 사건을 선거에 이용하려고 했던 데에 대한 반발도 있었던 것 같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과거 10년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2번의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그 나름의 성과를 올리고, 유지되어온 남북관계가 완전히 차단돼, 악화 일로를 걷기 시작한 것에 대한 분노와 불안이 국민 밑바닥 정서에 있었던 것이다. 

소박하게 생각하자면, 여론의 대변지가 되어야 할 미디어도 이런  국민 의식의 변화를 충분하게 예지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주요 일간지를 중심으로 한국 미디어는 나란히 민의를 잘못 읽고  전시보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일방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천안함 사건 보도에서도 여당은 과거의 '햇볕정책'이 침몰의 원인이라고 했고, 게다가 북한에 대한 대결자세를 부추기는 논조를 깔고 결과적으로 여당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보도로 철저하게 일관했다.

오늘 아침 아사히신문을 보니, 한국의 선거결과를 전한 마키노 서울 특파원은 북한의 범행이라는 당국의 조사결과에 '국민의 일부가 납득하지 않고 있다'라고 썼으나 문제는 '국민의 일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놀랍게도 30% 이상의 국민이 납득하지 않고 있다. 국민이 정부의 발표나 신문 보도를 신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본에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현상황인 것이다.

덧붙여 '아사히'는 '동아일보'와 '마이니치'는 '조선일보'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앙일보'와 그리고 '요미우리'는  '한국일보'와 협력관계에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서울에 주재하는 일본인 특파원 기사의 90% 이상은 자매관계에 있는 현지 신문의 번역 기사, 복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의 선거에서도 각 당의 의석획득수에서 신문의 사전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일이 종종 있지만, 한국처럼 180도 뒤집어 지는 경우는 없다. 

부끄러운 보도를 한 '조중동'을 포함한 한국의 대형일간지는 사전 여론조사와는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젊은 세대가 투표장을 찾아 고전하고 있는 야당에 일제히 투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단순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것은 곧 '여론조사 대상에 실제로 젊은층이 제외되어 있다'라고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얼마 전 글에서 한국군이 북한을 비난하는 선전 삐라의 살포도 군사경계선의 한국측 진영에 설치할 예정이었던 확성기 도입도 보류되고 있다고 전했으나, 국민이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 정권의 대북강경책에 '노(no)'라고 심판을 내린 이상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un 북한 제재 결의도 미묘하게 됐다.

한국정부는  애초, un안보리에 제재결의를 요구했으나, 중국이 반대하고 있는 이상 제재결의는 곤란하다는 판단을 하고 비난 결의로 바꿨다. 최근에는 비난 결의가 아니라 비난성명까지 후퇴한 상황.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는 원자바오 총리 방한 후, "한국에 동조해야할지, 하지 말아야할지"라며 햄릿의 심경에 있던 중국을 멀어지게 했을지도 모른다. 또, 중국은 안보리에 의한 비난성명에도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된다면 마지막으로는 의장성명이 되겠으나 성명 안에 '북한의 범행'이라고 명기하고 비난 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 대통령의 브레인 중 한 사람인 유덕민 외교안보연구원은 un 안보리 결의 전망에 대해 "결의안이 가결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국의 외교적 실패라고 할 수 없다"라고 미리 방어선을 치고 있으나, 비난결의도 비난성명도 내지 못하게 되면 누가 보더라도 그건 외교실패라 할 수 있다.

윤 교수는 오늘 아사히 신문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권의 후반 남북정상회담 실현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에게 한국은 필요하다"라고 대답했으나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사태를 보고 있다.

북한에 대해 적의를 드러내고 북한과의 교류를 전면중단한 이 대통령에 대해서 북한의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는 "이명박 정권의 임기중은 당국간 대화를 하지 않겠다"라며, "이명박 정권을 상대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 상태다.

김영삼 정권(1992-97) 때도 고  김일성 주석의 장례(94년 7월)시에 취한 한국정부의 '무례한 대응'에 격노한 김정일 총서기는 부친이 사망하기 직전에 약속한 김영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이유로 한국에서 정권이 교체되기 전까지 응하지 않았던 과거가 있다. 이런 '전과'를 알고 있다면 낙관을 할 수 없다. 

그래도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있다'라고 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만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고 있는 김 총서기에게 상당한 '선물'을 주지 않으면 안된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것은 이 대통령이지 김 총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역사는 반복된다'는 의미로 현 정권이 그렇게 비판하던 전임자의 대북정책을 추수하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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