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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공계 현실, 이렇게 생각한다

[인터뷰] 평범한 일본대학생을 통해 일본사회를 보다(2)! - 와세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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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근 기자
기사입력 2010/04/03 [06:41]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과계열 중에서 대학 공학부를 지원하는 수험생이 줄어들고 있다. 2008년 조사에 따르면 대학공학부 지원자가 5년전과 비교해서 40%나 줄었다고 한다. 공학부 출신자가 회사내 처우가 신통치 않기 때문으로 공학부 출신으로 금융・증권 회사에 취직하는 예도 많아졌다.

여기에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개발이 한국에 밀리면서 전기전자계열 산업의 어려운 상황도 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언론의 표현을 빌자면, "기술입국 일본 이대로 침몰하는가"라는 위기감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지금까지 과학분야에서 노벨상을 14개 수상했으며 2006년에만 4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이 있다는 뜻이다.
 
이런 현실을 일본 대학생은 어떻게 피부로 느끼고 있을까. jpnews는 "일본의 평범한 대학생을 인터뷰하다"라는 두번째 기획으로, 일본 이공계 대학생을 만나 생각을 직접 들어보았다.
 
▲ 다치바나 히로노리     ©jpnews
인터뷰에 응한 이는 와세다대학 물리학부 대학원 1학년 다치바나 히로노리 씨(23). 같은 학교 물리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으로 올해 진학했다.
 
다치바나 씨는 히로시마 출신으로 형과 함께 도쿄 네리마구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방 두개에 거실 하나. 집에 들어서자 거실에는 플레이스테이션 및 각종 av 기기들이 복잡한 선으로 이어진 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몇달 전 극장판 개봉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원피스 0권(부록)도 눈에 띈다.
 
일본 명문, 와세다에 진학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의 방에 들어가니 이과계에 걸맞게 책상 위에 원소 주기율표가 눈에 띄었다. 먼저 그동안의 대학생활에 대해 물었다.
 
"중고교를 진학 고교를 다녔어요. 대학이 하나의 골 지점이었는데, 선생님도 대학에 가면 놀 수 있다고 했어요. 남자고등학교였는데, 대학가면 여자를 사귈 수 있다고도 했어요. 결론적으로 대학이 제겐 매우 좋았습니다"
 
그는 물리학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원래 기계, 머신 쪽에 관심이 있었다"면서도, "물리학과라는 것이 현상을 통해 이론을 세우고, 새로운 발견을 하거나 기초적인 것을 배우는 곳으로 이것을 배우면 과학이라는 새로운 무대가 넓어지는 것이 매력"이라고 답했다.
 
물리학과에 진학한 사람들은 취업활동을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한다.
 
"7-80퍼센트는 저처럼 대학원에 진학합니다. 대학원에 진학해서 수사(修士-한국의 석사)를 끝내고 박사 과정을 밟기도 합니다만, 저는 석사가 끝나면 취직할 생각입니다."

대학원을 졸업하면 보통 기업 연구실, 예를 들면 캐논, 시마즈 제작소 같은 곳이나 금융계로 가는 선배도 많다고 한다. 물리학과가 수학에 강하고 이론 세우기를 잘하기 때문. 공무원으로 경제 산업성에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다치바나 씨는 '초전도'에 관심이 많다고 하면서 졸업 후 희망은  ntt 연구소나 jr 리니어 모터 등 큰 연구실을 가지고 있는 곳이 목표라고 밝혔다.
 
대학원에 진학한 그에게 향후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에 대해서 물었다.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는 학부생, 대학원생도 똑같아요. 요즘 불황으로 기업이 학생을 고르기 때문에 취직에 대한 의식은 높아졌습니다. 어학이나 toeic도 신경 쓰는 사람도 많이 있어요. 그래도 와세다 대학은 인맥 네트워크가 많기 때문에 좀 낫습니다. ob(졸업생)회사를 방문하거나 합니다." 
 
그는 대학원 1학년인 올해 봄부터 이것저것 조사하는 등 준비해서 내년 가을에는 취업 내정을 받고 싶다고 밝혔다.

고교시절 수험공부가 힘들지 않았느냐고 묻자, "다들 같이 공부하니까 연대감이 있었고, 성적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지망하는 학교에 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니까 그런 게 나름 재미 있었다"며, 학원공부에 대해서는  "토우신 위성(東進衛星) 예비교'이라는 게 있는데 이게 강좌 몇개를 사는 겁니다. 저는 60만엔 정도가 들었는데,수학,이과, 영어를 샀습니다. 독서실 개인부스처럼 되어 있어서 학교가  3시반에 끝나면 독서실처럼 가서 그걸 보고 공부했어요."라고 밝혔다. 예비교는 한국으로 치면 대입 준비 학원이다.

성적을 상위권으로 유지하려면 방송 수업 등 별도로 수업을 들어야 함을 설명했다. 일본의 사립 대학 중에서는 게이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와세다. 그에게 와세다를 고른 이유를 물었다.

"고등학교 때 몸이 조금 아팠습니다. 제가 다닌 고등학교는 추천으로 와세다로 들어갈 수 있는 배정인원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교토대를 가고 싶었는데, 국립대학은 제 레벨로는 규슈대, 오사카대 정도였어요. 물론, 센터시험(국립대를 들어가기 위해 보는 일본의 대학입시) 공부는 했습니다. 2차 대책까지 과거 문제를 풀기는 했죠." 
 
명문 사립대 진학, 그러나 졸업과 동시에 빚더미

물론 맘 편하게 와세다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 부모님이 국립대에 갈 경우만 4년간의 대학 학비를 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립을 선택하면 자기가 내는 것으로 약속했다.국립이면 연간 70만엔 정도이지만, 사립은 부담이 더 커진다. 
 
그는 부모로부터 월세와 약간의 용돈 정도만 받고 있기 때문에, 학비는 학교 장학금 제도를 통해 빌렸다. 무이자이긴 해도 그가 현재 빌린 학비는 대학원까지 합치면 760만엔. 대학만 놓고 보자면 500만엔이다.

부담이 되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졸업하면  월 3만 5천엔 20년간 갚을 것"이라며,일단은 저축한 것도 있어서, 200만엔은 한꺼번에 상환할 예정이라고 한다. 취업을 하면 모두 갚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그다지 부담을 느끼는 눈치는 아니다. 
 
그는 이런 부담을 지면서도 와세다를 들어가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또 근거가 있었다. 재수를 선택하면 평생임금에서 1년이 줄어들기 된다는 것이다.

"와세다라면 그 정도 돈을 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재수를 하게 되면 1년간 평생임금에도 차질이 있고. 또, 들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국립 교토대를 목표로 재수까지 하면서 1년을 불확실하게 보낼 것인지, 아니면 확실히 들어갈 수 있는 와세다 들어갈 것인지 결정해야했거든요."
 
여기서 평생임금이라는 말은 한 사람의 직장인이 평생 일하면서 받을 수 있는 급여를 뜻한다. 2008년 닛케이 비즈니스 기사에 따르면 문과가 이과 계열에 비해서 평생임금이 5,000만엔 더 많았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문과가 주로 진출하는 금융 및 상사와 이과가 많이 진출하는 제조업 간의 산업격차가 그대로 임금격차로 나타난 것이다.

▲ 다치바나 씨의 책상 앞에 붙어있는 원소 주기율표     ©jpnews
 
일본 대학생에게 아르바이트는 필수, 인기 아르바이트는?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선택한 대학 생활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특별히 좋았다고 할 건 없었지만, 대학이 즐겁다는 것은 느꼈다"며 만족한다고 한다. 그러나 대학생활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반드시 돈이 필요하고 아르바이트는 필수다.
 
그는 1학년 가을부터 아르바이트 시작했다. 1학년 때는 호텔 프론트에서 체크인 체크 아웃 일을 했다. 밤 7시 반부터 아침 7시반까지 일을 하고 하루 1만500엔을 벌었다. 또한,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당 8000엔에 빌딩 유지보수를 하기도 했다. 2학년 가을부터는 저녁 6시부터 밤 9시까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일했다. 시급은 900엔. 그러다 3학년 가을 때부터 시작한 손보재팬(손해보험) 콜센터를 지금까지 다니고 있는데,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시급이 1,400엔이라서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와세다대학이라면 명문대로 꼽히기 때문에 과외 등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보통 과외 아르바이트는 가정교사(家庭教師)라는 이름으로 시급이 1500엔부터 2500엔 정도를 받고 학교 소개로 일자리를 구하긴 하는데, 차비도 비싼 일본에서 왕복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별로 남는 것도 없다. 차라리 학원 강사 쪽이 낫다고 말한다. 다치바나 씨는 6개월 하다가 그만두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에게 아르바이트는 단순히 부족한 생활비를 버는 것은 아니었다. 
 
"편의점이나 가정교사 일을 하면서 사람과 인간관계를 풀어나가는 것을 배웠어요. 지금 하고 있는 손보재팬에서는 전화 대응을 하면서 정중한 말을 쓰는 법을 배웠구요."
 
최근 일본 내에서도 이공계 회피에 대해 그의 의견은 간단했다.

"당장 눈앞의 손익을 따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연구성과나  댓가가 없다고 해서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공계 회피나 불이익은 자신이 우선 열심히 한 다음에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 할 수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물리학상 등 일본에서 노벨상이 많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자신이 그런 상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은 이렇게 받는구나"라고 느낀다면서, 본인도 용기를 얻는다고 말했다. 일본인의 노벨상 수상이 간접적으로 이공계 학생에게 자극이 된다는 이야기다. 
 
한편, 평균적으로 보수가 높은 의대 등을 선호하는 추세에 대해서 이렇게 답했다. 
 
"자신에게 즐거운 것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일정수준의 수입이 되면 그걸로 만족하는 편입니다. 물론 생활하는 데 돈은 필요해요. 그러나 이공계인은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또, 이공계가 만들어낸 물건은 사회에서 직접 쓰이는 것입니다. 물론 문과계열이 이과계열보다 더 출세할 수 있고, 열심히 하는 이공계가 진급이 한계가 있는 것도 알고 있어서 약간 화가 나긴 하지만. 뭐, 일한 만큼 보답을 받을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밖에 말씀 못드리겠네요."
 
▲ 다치바나 히로노리 와세다 대학원 1년     ©jpnews
 
명문 사립대생, 그러나 연애는 쉽지 않았다

잠시 학교 생활, 연애에 대해 화제를  돌렸다. 
 
"학교에 처음 들어가니까 물리학과가 60명 정원인데 여학생은 6명 밖에 없더군요.  다들 '기뉴특전대' 같은 스타일이었는데, 4학년즘 되니까 다들 애인 생기고 예뻐지더라구요. 3학년까지 설레이는 마음이 없었는데. 4학년 되니까 주변에서 다들 연애를 시작해서 '나 혼자 이대로 연구실에 처박혀 공부나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쉬는 날에 같이 놀러갈 파트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대로 대학원에 가면 더욱 만날 기회가 없어지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연애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혹시 요즘 유행하는 일본에서 유행하는 초식남(연애에 관심이 없는 20대 초반의 남자)이 아니냐고 묻자 손사래를 친다.
 
그는 여자친구를 만들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나름 준비를 했다. 3학년 말부터 가장 먼저 한 것은 우선 다이어트. 신장이 175센티미터인 그는 헬스클럽을 다니면서 1년 4개월간  88킬로그램에서  20킬로 가까이 감량했다. 그러나 연애는 생각 만큼 잘 안됐다. 
 
▲ 다치바나 씨가 그래프로 기록한 자신의 몸무게 변화     ©jpnews

첫번째 사귄 여자 친구는 몇 번 만나지도 않았지만 감기를 핑계삼아 문자 메세지로 이별을 통보해왔고, 2번째 사귄 사람과는 그래도 조금 길었다. 작년 크리스마스는 같이 시간을 보내려고 10만엔이나 준비했고 당일 스케쥴도 나름 정해 놓았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 식사를 한 뒤 호텔에 가고 다음날 쇼핑한다는 플랜이었다. 그런데 그 하루 전인 23일에 헤어지자고 연락이 왔다고 한다. 결국 23일에 만나서 12월 초에 이미 사둔 스킨케어 선물을 건네줬다. 크리스마스 선물이 이별선물이 됐다.
 
"저는 인생의 파트너로서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은데 잘 안됐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그래서 지금도 여친을 모집하는 중입니다."
 
농담 반으로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다치바나 씨. 
 
일본 대학생, 한일 관계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느냐고 물어보자, "한국과 일본이 요즘 경제교류가 뜨겁다"고 하면서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에 대해 한국측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에 대해 약간 이해가 안가기도 한다"며 평범한 일본인의 시각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정치는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서로 민주주의 국가니까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며 한일관계가 문제 없이 좋아지기를 바랐다.
 
또한, 한류에 대해서도 "이 아줌마들이 왜 이러나라는 생각도 들고,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면서 "그렇게까지 열광할 필요가 있나"라고 답했다. 그러나, "제 어머니도 대장금 팬으로 한국 영화, 드라마를 자주 보세요"라며 가까운 곳에 한류팬이 있음을 시인했다.
 
일본 대학 중에서 라이벌 관계인 게이오 대학에 대해서 그는 웃으면서 "와세다는 양으로 게이오는 질로 승부한다"고 하면서도, 앞으로 대학원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를 계속 하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공계 그 중에서 특히 이론을 연구하는 물리학부를 전공한 다치바나 씨에게 이공계의 그늘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아직, 대학원생이기도 하고 자기가 다니는 학교를 졸업하면 갈 수 있는 회사가 많다고 느끼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평범한 이들이 일본의 과학기술을 짊어지고 가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 다치바나 히로노리, 그의 자취방에서     ©jpnews

(다음은 게이오대 간호학부 3학년 학생의 인터뷰 기사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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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10/04/03 [18:34]
보통의 일본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하는지 알수 있는 기사입니다.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학생시리즈를 끝내고 일반 샐러리맨, 가정주부 까지 해 보면 어떨까요 ?
고고고 10/04/04 [01:58]
일본 대학생 시리즈, 정말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네요. 계속 기사가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_- 10/04/04 [22:02]
완전 웃긴다ㅋㅋㅋ 한국이나 일본이나 역시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비슷한 듯? ㅋㅋㅋㅋ
몽상가 10/04/06 [04:04]
물론 한명을 인터뷰하는 형식이라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다른나라에 사는 한 일반인이 어떻게 사는지도 알 수 있고 그걸로 어느정도 그곳을 느낌을 알수 있는 것 같습니다. 국내현실에 비교했을 때 일본 학생이 이공계에 그래도 긍정적인게 인상적이였습니다. 계속 좋은 인터뷰 해주세요. 화이팅입니다.
김윤희 10/04/09 [18:38]
좋은 기획이네요..^^
haha 10/07/08 [09:22]
제가 JPNews 를 좋아합니다. 기뉴 특전대에서 뿜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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