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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선물 사려 했는데 최악의 사태가...

[연말 에피소드] 구글 자동검색 때문에 우울해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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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현 기자
기사입력 2009/12/31 [08:00]

세계적으로 유명한 검색 사이트 구글이 있다.
 
아마 모두들 한번쯤은 들어봤을 테다. 한국에서는 네이버나 다음 등 국산 토종 포털 사이트가 워낙 강력해 점유율이 낮지만, 일본에서는 <야후! 재팬>의 아성을 넘 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쪽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거의 구글이 제공하는 지메일 서비스와 검색 서비스를 활용하는 듯 하다. 실제로 회사 메일이 아닌 사적인 메일을 주고 받을 때 지메일 어드레스 주소가 압도적으로 많다.
 
나도 구글맨이다. 검색은 물론 지메일, 날씨, 지도, 애드센스, 어낼리틱스 서비스까지 사용할 정도니까 꽤나 구글에 빠져있는 셈이다.
 
오늘 오후 구글 검색을 하던 중 재미있지만, 너무나 슬픈 사실을 발견하고 말았다. 보통 일본회사는 오늘부터 신년 연휴에 들어가는데 <제이피뉴스>는 1월 1일 아침까지 일이 잡혀 있다(2일과 3일은 쉰다).
 
12월 31일 자정이 지날 때 아내에게 선물을 하는 게 그간의 습관이었다. 하지만 이번 해는 그게 어려울 것 같아 인터넷으로 선물을 주문해 12월 31일날 집에 도착하도록 했다.
 
구글에서 "아내 프레젠트"를 검색했다. 먼저 일본어로 아내를 의미하는 '쓰마(妻)'를 넣고 스페이스 바를 눌렀다. 그런데 스페이스 바를 누르는 순간 검색창에 후보 검색어들이 좌라락 나열된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거 상당히 편리한 기능이다.
 
▲ '妻'를 넣고 한 칸 띄면 주로 검색되는 단어들이 옆에 뜬다.  © 구글 웹페이지 캡쳐 

妻 ヒステリー (히스테리)
妻 誕生日プレゼント ランキング (생일선물 랭킹)
妻 誕生日プレゼント (생일선물)
妻 焼酎 (소주)
妻 呼び方 (호칭)
妻 プレゼント (선물)
妻 謙譲語 (겸손어)
妻 うつ (우울증)
妻 プレゼントランキング (선물랭킹)
妻 未届 (혼인미신고) 

무난하다. 물론 '히스테리'나 '우울증' 같은 검색어도 있지만 생일선물이 압도적으로 많다. 나도 그렇지만 "참 세상에, 비슷한 사람들 많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검색창에 '아내'라는 단어를 넣는 사람들은 남편이 많다. 그 수많은 남편들이 아내에게 무슨 선물을 하는 게 좋을까 라는 순수한 마음에 구글 검색창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도 조금은 감동적이다.
 
지금 이 시간에 나와 같은 검색 행위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는 동지적 마인드 같은 것. 문득 오 헨리의 걸작 단편 '크리스마스 선물'이 떠오르면서 아마 아내들도 '남편 프레젠트'로 검색을 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창의 '아내(妻)'를 지운 후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남편'을 쳤다. 일본어로 '옷토(夫)'라고 발음한다. 커피를 마셔가며 스페이스 바를 눌렀다. 프레젠트가 1위로 올라오겠지 라고 생각한 그 순간 삼켰던 커피, 뿜어버리고 말았다.
 
▲ '夫'를 넣고 한 칸 띄었을 때 주로 검색되는 단어들. 누굴 믿고 살란 말이냐! © 구글 웹페이지 캡쳐 
 
夫 嫌い (싫다)
夫 小遣い 平均 (용돈 평균)
夫 言葉の暴力 (언어폭력)
夫 呼び方 (호칭)
夫 死亡 手続き (사망 수속)
夫 うつ (우울증)
夫 小遣い (용돈)
夫 失業 (실업)
夫 スペース (공간)
夫 死亡 年金 (사망 연금)

'싫다, 용돈 평균, 언어 폭력, 호칭, 사망 수속, 우울증, 용돈, 실업, 공간, 사망 연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싫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기라이(嫌い)'가 1등을 차지할 줄이야. 웹페이지 수도 무려 5백 34만건에 달한다.
 
수많은 아내들은 결국 남편이 싫다는 말이다. 내친 김에 '남편 싫다'로 검색해 들어가 봤는데, 세상에 이런 사이트들이 실제로 존재했다니. 차마 여기선 구체적으로 소개하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한 문구들이 춤췄다. 그나마 아래 내용은 부드러운 것들이다.
 
"정말로 남편을 죽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완전범죄를 할 수 있나요?"
"남편이 사망한 후 연금을 받으려면 어떤 수속을 밟아야 하나요?"
"밤에 잘 때 이불을 걷어버리세요. 특히 겨울이 좋아요. 일단 감기에 걸려야 합니다."
"보험을 남편 몰래 하나 넣어 두세요. 인감은 가지고 있죠?"
 
처음엔 거짓말이나 농담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정말 남편을 싫어하는 아내들이 넘쳐났던 것이다. 갑자기 선물이고 뭐고 의욕상실이 빠졌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편이라는 걸로 검색해 본 적 있어?"
"어? 아니... 왜?"
"아냐, 됐어."
 
아내는 아니라고 했지만 이 말도 못 믿겠다. 구글은 도대체 왜 저런 기능을 만들어 놔서 사람을 이렇게도 괴롭히는 것일까. 연말연시가 갑자기 한없이 우울해 진다.
 
ps) 아! 물론 이건 일본의 예다. 한국은 설마... 그렇지 않겠지?
 
■ 기자주
이 기사는 평소 알고 지내던 일본인 지인의 정보를 토대로 기자가 직접 검색해서 사용한 체험기를 바탕으로 씌여졌으나, 몇몇 독자들의 지적이 있어 지인에게 확인해 본 결과 일본의 코미디언 '다운타운'이 진행한 연말특집 프로그램에 이와 비슷한 소재의 이야기가 방송됐다는 사실이 밝혀졌기에 알려드립니다. (2010/1/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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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31 [09:37]
네이트 톡, 미즈넷 등 여자 많이 모이는 커뮤니티 가보면 알 수 있음
상상 초월
여자 혐오가 극에 달할 수 있으니
자신 없으면 가지 마시오
뭐지? 09/12/31 [10:29]
꼭 자기가 직접 검색한거 마냥,,
이거 일본 티비 프로그램에 나온거잖아요,,
기사화 할려면 티비에서 봤다고 하면 될껄,,
09/12/31 [11:44]
친척중에 일본남자와 결혼하신 분이 있는데 일본남자와는 정말 결혼하지 말라고 하셨다더군요. 일본남자가 워낙 여자들한테 못하나 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는 저렇지는 않을거예요.^^
윗분 정말 공감 09/12/31 [11:50]
물론 잘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제 주위엔 정말 아내생각 하나도 안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오죽하면 휴일날 가족들과 함께 있는 걸 의무라고 생각할 까요.'가족서비스'라는 단어도 있지요. 한국은 그렇지 않을거라고 봅니다.
corvo 09/12/31 [13:37]
일본 친구 부모님 댁에 초대 받아 저녁을 먹은 날이었습니다. 친구 어머니께서 이른바 '상 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여러가지 음식을 해주셨는데, 친구 어머니가 아버지께 오늘은 음식이 어떠냐고 물으시자 아버지가 'まあまあ' 이렇게 대답하시더군요. -_-;
Mare 09/12/31 [15:15]
소수를 제외하고 일본 남자들이 좀 그래요 윗분들 말처럼 안하무인이다 싶을 정도로... 부인들이 무진장 숨죽이고 살아가죠. 사회 특성상 드러내는 문화가 아니라 그런지... 혼네와 다테마에라는 거 딱이죠. 남편을 죽이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들이 그지경이 되려면 얼마나 심했겠어요~ 반대로 남자들도 집에만 있으면서 우울증 걸리고 사는 것 같지 않게 살고 그러면 똑같겠죠. 이건 뭐 찔리는게 없다면 별로 우울해할게 아닌것 같은데요~ 좋은 남편이신것 같네요~ 
착한한국 09/12/31 [16:04]
우리나라도 저렇게 되어간답니다
님 순진하셈 09/12/31 [17:38]
장담하는데, 한국이 더 했으면 더 했지 덜하진 않을 듯.
최소한 일본아내들은 겉으로는 남편에게 잘해줍니다.
근데 요즘 한국아내들은 겉과 속 모두 이기적이라 문제.
09/12/31 [18:22]
개인의 문제이지 나라별로 따질 일인가여 ㅋ
최고의꽃순이v 10/01/01 [00:30]
조금 놀랬어요..
남편누르면 연관검색어가.. 그렇게 뜨는줄;;
저는 아직 그런생각을 안해봐서인지;;
조금 놀랍고 당황스럽네요..
싫다.. 죽이고 싶다.. 어쩜;;
반성하게 되네요 ㅠㅠ
앞으로 남편에게 더 잘해줘야겠어요!
쟘쟘 10/01/01 [00:47]
본인인 아내가 잘하면 무슨 소용있어요? 남편이랑 시댁식구들이 아내한테도 잘해줘야지요..시어머니 시집살이에 남편 툭하면 외박에 술자주 마시고 그러면 느는건 스트레스인데?
상호존중. 10/01/01 [09:18]
오죽하면이라는 말이 있죠?
오죽하면 저럴까? 라는 생각들은 안하시나봐요.
미즈?, 네이트어쩌구? 그런 곳은 잘 모르겠지만
여러부부사례를 보면서 참...
어쨌든 우리나라에서는 남편들이 아내들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지요.
반대의 경우보다는요.
일반론적인 이야기겠지만 결국 일본도 비슷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서로 상호존중하는 부부관계라면 
저런 검색어가 떴겠습니까?
그런데 참... 일본여자들은 겉으로나마 잘해줘서 다행이라니...
우리나라여자들은 겉과 속, 모두 이기적이라니...
그 내면은 전혀 관시이 없고 그저 겉으로 보여지는 것에만
연연하다 보니 저런 사람들이 생성되는 것이겠죠.
부부사례를 많이 접하다보니 남성혐오에 걸리겠네요...참내...
우리나라 남편분들, 제발 부인 중요한 줄 좀 아셔주세요...
ㅠㅠ~! ㅎㅎ~! 10/01/03 [10:14]
아니 티브이 나왔던 내용과 같으면 그게 다 티브이 내용을 베낀건가?
아님 글 쓰는 사람은 티브이 나오는 내용을 다 알아야 한다는 건가?
그리고 티브이를 보고 생각이 나서 썼다면 그렇게 썼을 것 아니겠읍니까!
그러고 보면 순수 창작이라는 내용도 없는것 같은데....!


저 글이 누군가를 해 하고자 하는 글도 아니고, 
저 글로 인해 다른 누군가 손해를 입을 내용도 아닌것 같은데,
글 있는 그대로 읽고 또 하나의 정보로 생각하세요!
좋게 받아들여지면 좋은 정보이고, 나쁘게 받아들여지면 나쁜 정보로!

나는 "아내는 아니라고 했지만 이 말도 못 믿겠다." 이 글이 더 신경쓰이네요![아니 슬프네요! 방금 7부를 보고 연이어 이글을 봤으니...]
'박철현기자'님은 분명 부인이 뭐라 대답했던 부인의 말을 믿었을 것인데, 이렇게 글을 쓰는게?  
대한민국 10/01/17 [15:52]
박기자님의 연애와 결혼하기까지의 일화를 단 한편도 빠짐없이 다 읽어온 독자로써, 
기자님에게 크게 실망했습니다. 부인께서 아니라고 했는데 왜 못믿겠다는 겁니까? [아내는 아니라고 했지만 이 말도 못 믿겠다.] 갑자기 박기자님한테서 정나미가 떨어지네요. 댁같은 사람과 사는 부인이 불쌍합니다. 부인은 그 추운데서 생선내장까지 발라가며 시어머니한테 잘보이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고, 정말 성실하게 결혼생활을 해오는 분인데, 대체 그간 부인에게 어떤 속마음을 가지고 살았길래 못믿겠다는 소리가 나오나요? 사실은 부인을 사랑해서 결혼한게 아니라 부인께서 먼저 청혼을 했길래 비자 때문에 그냥 결혼하신거 아닌가요? 
저는 부인을 못믿겠다는 기자님의 태도가 당최 이해가 안갑니다. 
일본여자들이 남편이 싫어서 그따위 글을 올렸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건 일본뿐이 아니라 많고 적음의 차이일뿐 어느 나라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일본주부들의 100%가 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게 아니잖습니까. 근데 기자님의 부인까지 싸잡아 그따위 여자들과 도매금으로 매도하다니! 평소에 기자님께서 독자들에게 하던 언행(부인을 극구 칭찬하던)이 다 거짓이었다는 소리 아닙니까. 쇼크입니다. 저는 구글검색에 그런 글이 다수라는 것보다는 부인을 못믿겠다는 기자님의 말이 더 쇼크입니다. 완전히 사람 잘못봤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녀분도 둘씩이나 뒀으니 아시겠지만, 
부부는 사랑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정과 신뢰로 살아가는 겁니다.
밴댕이속 10/03/23 [21:40]
거참 이분은 박기자님이 웃길려고 삽입한문장 하나가지고 태클을 거시네. 울 외숙모중에도 논쟁중에 주요내용이 아닌 하나의 단어가지고 싸움거는분이 한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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