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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뱀, 살인, 방화... 2009 日 엽기사건

[총정리] 2009년 일본 열도를 경악케 한 별의별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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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현 기자
기사입력 2009/12/29 [06:00]

격동의 2009년도 이제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이후 헤어나올 수 없는 경기불황에 빠진 일본은, 지난 8월 30일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일구어냈지만 디플레이션 선언과 실업율의 증가로 허덕이고 있다.
 
이런 사회 상황을 반영한 탓일까? 자살자 수도 전후 최대였던 2008년의 3만 2,249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11월 현재 3만 181명으로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445명이 증가함). 
 
살인과 같은 흉악범죄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범죄 건수는 지난 2002년 2백 85만 3739건을 정점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2008년 1백 81만 8023건) 살인사건의 경우 08년 1297건으로 집계돼 07년 1199건에 비해 100여건 증가했다.
 
사건 관련 저널리스트들은 "올해도 늘었으면 늘어났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올해는 시체절단, 사체유기, 자살로 위장한 타살 등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매월 매스컴을 장식하기도 했다.
 
<제이피뉴스>는 일본열도를 경악케 한 엽기사건과 아직 미해결된 사건들을 중심으로 2009년 한 해를 돌이켜 보고자 한다.
 
'페이스오프' 살인자 2년 7개월의 도주극... 인터넷엔 팬클럽도
 
가장 선연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이는, 아무래도 '페이스오프 살인자'로 지목받고 있는 이치하시 다쓰야(市橋達也, 30) 용의자가 아닐까 한다.
 
▲ 2년 6개월간 성형수술을 받아가며 도주극을 펼쳤던 이치하시 다쓰야 용의자. 왼쪽이 성형전의 사진, 오른쪽이 성형후의 사진이다. ©jpnews
 
지난 07년 3월 자신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던 영국인 여성 린제이 앤 포커(22) 씨의 유체가 지바 현 이치가와 시의 한 맨션에서 발견됐다. 이 맨션에서 살고 있던 이치하시 용의자는 경찰의 검문을 뿌리치고 그 길로 도망쳐 장장 2년 6개월에 걸친 도주극을 펼쳤다.
 
연인원 20만명의 경찰병력을 동원해도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던 이유가 있다. 그는 도주 중에 적어도 다섯 차례에 걸친 성형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9월 우여곡절 끝에 붙잡힌 이치하시 씨는 체포된 후에도 뉴스메이커로서 한동안 매스컴을 장식했다.
 
'이치하시 용의자, 묵비권과 단식을 되풀이 해' (마이니치 신문)
 
체포 직후 그는 14일간 절식했다. 물만 마셨을 뿐이다. 그가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매스컴도 할 일이 없어졌다. 당시 그를 담당했던 한 주간지의 기자는 16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 때 기자들이 했던 건 오늘은 메뉴가 뭐 였는지 살펴 보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치하시 용의자의 절식일 수와 도시락 내용을 소개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지면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이치하시 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15일째 되던 날 이치하시는 폭식가로 돌변했다. 야키니쿠(소고기) 도시락을 허겁지겁 먹어 치우더니만 변호사에게 "요쿠르트, 단팥빵, 초콜렛을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사식으로 들어온 음식들을 게걸스럽게 해치웠다.
 
주간지 기자는 "단식은 풀었지만 이치하시가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기사를 더 이상 만들어 낼 수 없었다"고 토로한다. 수사관계자들의 코멘트를 따고 싶어도 용의자가 입을 다물고 있는 이상 새로운 내용이 나올 리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은 그가 입을 열기 전까지 잊혀지지 않을까 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인터넷에서 다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일본 최대의 sns(social network service) 사이트 '믹시'(mixi)에 그의 팬클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소위 '이치하시 걸즈'라고 불리는 10대 중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이 커뮤니티는 12월 22일 현재 약 3000명이 참여하고 있다. 그녀들이 올린 게시물을 보면 "우리 이치하시 왕자님 너무 멋져!", "조니뎁을 닮은 이치하시 님", "모든 것이 사랑스럽다" 등 연예인을 팬클럽을 방불케 하는 문구들이 등장한다.
 
이들에게는 이치하시 다쓰야가 살인 및 사체유기 용의자로 지바 형무소에 수감돼 있다는 사실따윈 아무래도 상관이 없는 듯 하다. 이래저래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이치하시 용의자. 그의 첫 공판은 내년 3월에 열릴 예정이다.
 
꽃뱀들의 연쇄 살인 의혹... 진실은 저 너머에
 
죽음을 부르는 결혼사기극의 주인공 기지마 가나에(木嶋佳苗, 34). 

▲ 기지마 가나에의 고교시절 사진. 이 외모는 지금 현재도 변함없다. ©jpnews 
지난 9월 25일 사이타마 현경은 기지마를 결혼사기 용의로 체포했다. 흔히 가쉽란에 등장할 만한 꽃뱀에 의한 금품갈취 사건이려니 했다. 하지만 이 평범해 보였던 사건은 한달 후 '페이스오프 도주극'에 버금가는 특급 스릴러로 변신한다.
 
10월 27일 <요미우리신문>의 보도, 그리고 이후에 나온 <주간문춘>, <주간아사히> 등의 추가보도에 따르면 기지마의 주변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남성이 무려 6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죽음을 당한 이들은 대부분 경찰발표로 인해 '자살'로 처리됐지만, 개중에는 자살로 보기 석연찮은, 즉 '자살로 위장된 타살'로 보여지는 죽음도 상당수 있었다. 
 
이 사건이 화제를 불러 일으킨 데는 두 가지 요소가 있었다. 먼저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결혼사기극이라는 점, 그리고 그녀가 직접 운영했던 요리블로그에서 보여지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실제의 용모가 천양지차였다는 점이다.
 
지금은 폐쇄된 그녀의 블로그에 실려진 사진들을 보면 초상류층의 양가집 규수로 묘사되던 그녀가 100kg이 넘는 거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게다가 기지마 사건이 일어난 직후 돗토리 현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다.
 
'뚱녀 호스테스' 우에다 미유키(上田美由紀, 35). 우에다 역시 처음에는 결혼사기 혐의로 체포됐지만 수사 과정에서 주변 남성 6명이 그녀에게 거액의 돈을 건넨 후 '자살'로 보여지는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자살'로 처리된 그들 희생자 중에는 <요미우리신문>의 현역기자, 돗토리 현의 사복형사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또 이 사건을 취재한 <주간실화>의 모 기자는 이들 2명 외에도 <제이피뉴스>의 취재에 "금년 4월 이후 의문사 당한 3명의 시체를 해부해 본 결과, 우에다가 평소 가지고 다니던 수면제가 검출됐다"고 사건 관련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진실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과연 그녀들이 이들의 죽음에 얼마나 관여했는지는 밝혀지고 있지 않다. 11월에 들어서는 경찰관계자들의 비협조로 인해 이들의 기사도 지면에서 사라졌다. 모 주간지의 기자는 경찰의 비협조 이유를 "주간현대와 주간문춘 등 주간지들이 이들의 사진을 게재해 버리는 바람에 수사관계자들의 일제히 셧아웃해 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만 우에다의 몸무게가 85kg에 육박하고 살해 의혹이 있는 남성의 수가 앞서 언급한 기지마와 똑같은 6명이라는,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는 공통점들이 있어 이들의 공판이 예정돼 있는 2010년 2월이 오면 다시 매스컴이 뜨거워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 또다른 살해의혹을 받고 있는 '뚱녀' 호스테스 우에다 미유키. 그녀는 자식들이 5명이나 있다.  ©jpnews
 
여대생 시체절단 유기... 미제사건으로 끝나나?
 
'페이스오프 살인자'와 '뚱녀 꽃뱀'의 화제로 들끓던 11월 초순, 일본열도를 절망과 분노에 휩싸이게 만든 충격사건이 터져 나왔다.
 
시마네 현 하마다 시에 거주하는 순진무구한 여대생 히라오카(향년 19세) 양이 사지가 절단된 채 인근 산 기슭에서 발견된 것이다.   

시마네 현립대학 1학년에 재학중이던 그녀는, 10월 26일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소식이 끊겼다. 가족들은 즉시 행방불명 신고를 냈다. 약 열흘간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11월 6일 시마네 현과 히로시마 현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던 가류(臥竜) 산에서 그녀를 발견했다.
 
그런데 경찰이 발견한 것은 그녀의 머리와 몸 뿐이었다. 팔과 다리는 어디로 갔는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당시 이 사건을 조사했던 베테랑 수사관계자는 <주간문춘>의 취재에 "지금까지 수많은 살인사건을 보았지만 이렇게 처참한 현장은 처음이었다"고 털어 놓았다고 한다.
 
사건의 엽기성과 잔학성을 방증하는 것이 시마네 현 경찰청장의 결연한 수사의지였다.
 
"경찰의 존재의의를 건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시마네 현 경찰청장)
 
하지만 경찰의 이러한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건 해결은커녕 사건발생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히라오카의 왼쪽 팔은 아직 발견되지 못한 상태다. 경찰 나름대로 노력은 했다.
 
시마네 현의 수사보고서에 의하면 수사관들은 시마네 현립대학의 모든 학생은 물론 연인원 1만 5천명에 달하는 마을주민(총인구 6만명)의 탐문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마을 주민들은 이번 사건이 미궁속으로 빠지는 조짐이 보이자 "사건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안심하고 거리를 돌아다닐 수 없을 정도로 인간불신에 빠져 버렸다"며 마을 분위기 자체가 황폐해져 버렸다고 <주간문춘>은 전했다.
 
atm 카메라에 찍힌 동일인물... "살인방화는 몰라"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같은 수법의 사건이 또 일어날지 모른다."
 
지난 9월 도쿄 이타바시에서 일어난 부유층 부부 방화살인 사건의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 수사관은 마음이 급해졌다. 방화살인 수법이 너무나 교묘해 안달이 난 것이다. 그의 예상은 들어 맞았다. 
 
▲ 마쓰도에서 방화살인당한 여학생의 현금카드에서 돈을 인출하는 다테야마 다쓰미 용의자의 atm 사진    ©jpnews
 
이와 똑같은 형태의 사건이 10월 22일 지바 마쓰도에서 발생했다. 자택 맨션에 살고 있던 지바 대학 4학년생 오기노 유카리(향년 21세)는 누군가로부터 살해당한 후 불태워 졌다. 이타바시 사건과 마찬가지로 수법이 깜쪽같았다.
 
경시청은 지바 현경과의 협력수사를 통해 두 사건의 범인이 동일인일지 모른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 사건 역시 실마리조차 잡을 수 없어 미제 사건으로 끝나나 했다.
 
그런데 의외의 곳에서 단서가 잡혔다. 마쓰도 방화살인 사건으로부터 1개월이 지난 11월 20일 다른 사건의 강도 및 강간혐의로 체포된 다테야마 다쓰미(48, 주소불명, 무직)가 오기노의 현금카드에서 돈을 인출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다테야마 용의자 역시 캡쳐 사진을 들이대는 마쓰도 경찰서 수사관에게 "이 사진은 내가 맞다. 하지만 나는 이 여자의 현금카드를 주웠을 뿐이지 방화사건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역시 다테야마 용의자가 실제 여대생을 살해했는지 그 인과성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사실 여대생이 살해당한 후 불 태워지는 사건은 이전에도 있었다. 13년전 죠치(上智) 대학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현장에서 용의자의 것으로 보이는 dna가 검출됐지만 13년이 지난 지금도 진범은 잡히지 않고 있다.
 
지바 현경은 이 때 검출된 dna와 다테야마 용의자의 dna를 비교했지만 일치하지 않았다. 경찰 입장에서는 다테야마 용의자가 살인방화를 일으켰다는 심증은 있지만 진범으로 확신할 수 있는 물증이 없는 셈이다.
 
경찰입장에서도 함부로 다룰 사안이 아니다. 경찰이 무리하게 다테야마 용의자를 진범으로 몰다가 혹시라도 다른 곳에서 이와 비슷한 사건이 터져 나올 경우 변명할 여지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2010년 일본사회는 과연 어떻게 될까?
 
이 외에도 내연처 살인사건, 친족(어머니) 살인사건, 유아 질식사 사건 등 천륜을 어긴 가족간 살해 사건이 올해 두드러지게 많이 일어났다.
 
범죄심리학자 아오야마 다카노부 씨는 이러한 경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최근 일본사회는 '키레야스이(キレやすい, 갑자기 흥분하고 화를 내는 것)'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는 세대구분도 없다. 불만이 있다면 해소시킬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계속 안에만 쌓아두다가 어느날 갑자기 폭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화풀이 대상이 가족이 되거나 약자(노인, 여자)를 향할 경우 순간적인 충동에 의해 엽기적인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
 
리먼 쇼크와 같은 경기불황도 이런 것들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잘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회사가 도산해 일자리 자체가 아예 사라진 사람들은 인생의 쓴 맛을 경험해야 했다. 재취직을 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다. 올해 일본의 평균 구직율은 기업 구인율의 2배 이상이었다. 즉 두 명 중 한 명은 취직이 무조건 안된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불만을 타인에게 발산한다. 속된 말로 '너 죽고 나 죽자'라는 심정으로 변한다는 말이다.
 
과연 내년 '백호' 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갈까. 2010년 일본사회에 희망과 용기를 주는 밝은 뉴스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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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비초밥 09/12/29 [23:07]
신문기사에 자살,흉악범죄들이 자주 등장하는것이... 한국과 같네요. 살기가 그렇게 힘들어진건지... 불안해요. 요즘엔 길거리에서 안좋은일로 상대방과 잠깐만 마주해도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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