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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즈워스의 방북으로 본 북미교섭 전망

[특별기고] '핵없는 지구' 내거는 오바마 정권, 북한에 얼마나 '양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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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일 (코리아리포트
기사입력 2009/12/10 [10:54]

지난 8일 북한을 방북했던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특별대표(북한정책담당)가 10일 오전 2박 3일간의 평양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처음에는 1박 2일 예정이라고 했지만 하루가 연장돼, 보즈워스 대표는 2박 3일간 평양에 머무른 셈이 됐다.
 
평양체류 자체가 북한의 정치선전에 이용되지 않도록 용건이 끝나는 즉시 귀국할 것이라고 했었는데, 왜 하루가 연장된 걸까? 이것에 대한 미 국무성의 설명은 없다. 
 
방북의 목적은, 2005년 9월 6자회담의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합의한 불가역적인 비핵화의 확약을 받아내 6자회담에 복귀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미 정부는 이번 보즈워스 방북에 의한 북미대화는 어디까지나 6자회담의 틀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방문 당사자인 보즈워스 특별대표도 12월 3일 "6자회담이 기본적인 논의틀"이라며 "방북목적은 6자회담의 재개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6자회담 없이 광범위한 북미대화를 나누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6자회담은 핵문제 해결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힐러리 국무장관은 장관취임 전에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의 핵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지금 즉시 행동할 것이며 그것을 위해서는 6자회담과 양자(북미) 직접 외교를 동시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것은 오바마 정권의 기본적인 방침으로 지금도 바뀌지 않고 있다.
 
미 정부는 성김 6자회담 수석대표 이하 국무성 및 국방성은 물론 백악관의 관계자까지 총동원시켜 2박 3일이나 평양에 체류한다. 이들의 목적이 오직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뿐이라는 생각하기 힘들다.
 
게다가 회담 상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외교 브레인으로 불리는 강석주 제1차관이다. 이런 것들을 고려해 본다면 보즈워스 씨의 목적은 6자회담 재개의 동의뿐만 아니라 6자회담에서의 의제를 포함한 북미전반에 관한 대화를 나누지 않을까 한다. 또 6자회담으로의 복귀는 보즈워스 씨의 방북과는 상관없이 이미 합의했을 가능성도 높다.
 
이번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은 형식상 북한의 초대에 의한 것이지만 최종적으로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결단에 의한 것이다. 보즈워스 씨가 한국을 거쳐가면서 한미정상회담(11월 19일) 후에 이번 방북의 목적을 발표했다는 것만 보더라도 명확하다.
 
결단의 배경에는 얼마전에 방북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통해 전달된 김 국방위원장의 '전언'이 있었지 않았을까 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전한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와 마찬가지로 국방위원장의 전언 내용도 전혀 소개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보즈워스 씨의 방북은 북미정상에 의한 메시지의 교환으로 실현됐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보즈워스 씨는 필연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가 된다. 특사라면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를 가지고 갔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경우를 본다면 1999년 5월에 윌리엄 페리 정책조정관이 대통령 특사로서 방북했었다. 이 때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앞으로 보내는 클린턴 대통령의 친서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통해 김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했다.
 
2000년 10월에는 미국의 각료로서는 처음으로 메를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방북했다. 그녀는 평양 체류중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2번에 걸쳐 회담했다. 그리고 올브라이트 방북 직후인 10월 12일 워싱턴에서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는다, ▲양국은 과거의 적대관계에서 탈피해 새로운 관계를 수립한다, ▲자주권의 상호존중과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확인한다 라는 내용이 담긴 '북미공동성명'이 발표됐다.
 
이러한 전례만 보더라도 이번에도 발표까지는 안가더라도 비공식 합의는 도출되지 않을까 한다.
 
부시 전 정권하에서도 2002년 10월 제임스 케리 국무차관보가, 그리고 07년 6월에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차관보가 방북했다. 둘다 부시 전 대통령의 친서를 지참하진 않았다. 당연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도 성립되지 못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페리 전 국방장관,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에 비한다면 격이 떨어지지만 부시 정권하의 차관보 두 명에 비한다면 격이 높은 존재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이 실현될지는 확실치 않다. 미 정부요인 중에 김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이 실현된 케이스는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올해 8월에 방북해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한 클린턴 전 대통령에 불과하다. 페리 전 국방장관은 그를 만나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올랐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서 방북한 것이라면, 비록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지 못하더라도, 측근인 강석주 제1차관과의 회담에서 핵문제를 중심으로 한 북미간의 현안 전반에 걸쳐 심층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쪽 모두 거의 1년만에 재개되는 이번 교섭을 돌파구로 삼아 미국의 현안인 핵과 미사일 문제, 그리고 북한의 과제인 휴전협정과 국교정상화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이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보즈워스 방북에 관련해 11월 19일 "북한이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비핵화를 진행한다면 북미관계 정상화와 정전협정을 대신하는 평화협정의 체결, 경제지원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이 말은 곧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몇 년간에 걸쳐 제기해 온 문제, 즉 관계정상화, 정전협정, 경제지원을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이들 전부에 대한 논의의 문을 활짝 열겠다는, 북한에 보내는 '시그널'인 것이다.
 
북미 교섭과정에서 북한이 핵포기를 확약한다면 클린턴 장관의 방북, 혹은 북미정상회담까지의 타임스케쥴까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힐러리 장관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비선거기간 중이던 07년 7월 "대통령이 된다면 정상회담에도 적극적으로, 조건없이 응할 것"이라며 핵문제의 조기해결을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명확히 말했다.
 
힐러리 장관역시 지난 1월 미 의회의 비준청문회 자리에서 "평양 등을 방문해 북한의 외무장관과 회담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라면 내가 선택하는 시기와 장소에서 그 어떤 지도자와도 만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6자회담 복귀에 따른 댓가는 없으며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겠다", "휴전협정과 국교정상화 문제는 6자회담의 북미섹션에서 해결할 문제"라며 강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북한 역시 마찬가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0월에 방북한 원자바오 수상을 통해 "북미 양자회담 없는 6자회담에의 무조건 복귀는 없다"는 강고한 자세를 보였다. 또 "적대관계의 해소없이는 일방적인 핵포기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협의가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핵없는 지구'의 지향과 그 목표달성을 위해 내년 5월 미국에서 개최될 '핵 불확산 체제 재검토 회의'를 준비하고 있는 오바마 정권은 6자회담 재개와 북한의 핵포기,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서라도 일정정도는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 변진일(辺真一) 프로필

1947년 도쿄에서 태어남. 메이지가쿠인대학 영문과 졸업후 신문기자(10년)를 거쳐 이후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1980년 북한 취재 방문.
1982년 한반도 문제 전문지 '코리아 리포트' 창간. 현재 편집장.
1985년 '고베 유니버시아드'에서 남북공동응원단 결성, 통일응원기 제작.
1992년 한국 취재 개시 (이후 20회에 걸쳐 한국방문).
1998년 단파 라디오 "아시아 뉴스" 퍼스낼리티.
1999년 참의원 조선문제 조사회 참고인.
2003년 해상보안청 정책 어드바이서.
2003년 오키나와 대학 객원교수.
현재 "코리아 리포트" 편집장, 일본 펜클럽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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