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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노동생산성과 코로나 위기

[코로나 사태로 보는 日사회] 日낮은 노동생산성, 개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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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카와 쇼타
기사입력 2021/02/13 [21:05]

일본은 최근 저출산 고령화가 큰 문제다. 노동 인구 감소의 우려에 따라 노동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OECD의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시간당 노동 생산성은 47.9USD로 OECD 회원국 37 개국 중 21위였다. 이는 미국의 시간당 노동 생산성 77.0USD의 62.2%에 불과하며 주요 선진 7개국 가운데 최하위다. 일부 지식인들은 일본인의 경우 타국민에 비해 같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더 긴 시간을 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일본기업이 새로 출시하는 제품은 완성도가 높고 세부에까지 공을 들인 제품이 많은 점, 더불어 IT화나 자동화 등이 비교적 진척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러한 경향이 발생한다.

 

이를 개선하고자 아베 자민당 정권은 2018년 6월에 '업무방식 개혁 관련 법안'을 성립시켰다. 이를 통해 대기업에서는 2019년 4월부터, 중소기업에서는 2020년 4월부터 잔업시간의 기본 상한을 월45시간, 연간 360시간으로 제한하는 새 규제가 도입됐다. 일본인의 장시간에 걸친 노동시간이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우려에서 도입된 것이었다. 아베 정권 하에서의 구조개혁 가운데 가장 평가해야할 정책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일본 기업의 99.7%는 경영기반이 약한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노동효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 도입이나 고도의 IT인재 고용은 비용측면에서 곤란한 경우가 많다. 실제 많은 중소기업이 청구서, 견적서 발행이나 각종 경리처리를 표계산 소프트웨어에 일일이 손으로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IT기업이 제공하는 업무효율화 소프트웨어는 초기 도입 비용이 매우 비싸다. 대다수 중소기업은 살 형편이 되지 않는다.

 

일본기업은 기업의 약한 재무기반에 기인하는 조직개혁의 지연을 값싼 근로자를 이용한 장시간 노동으로 커버하려고 했기 때문에 노동생산성이 현저히 저하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상황 속에서 2020년에는 코로나 위기가 도래했다. 이와 더불어 일본 내 5G회선의 개통 및 DX(Digital Transformation)의 가속화로 인해 중소기업을 포함한 많은 일본기업에게 있어서, 업무효율화를 진행할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통신회선속도가 나날이 개선되고 있는 현재, 많은 IT계열 서비스는 클라우드를 이용한 SaaS(Software as a Service)계열 소프트웨어의 형태로 월액 수수료 지불을 조건으로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도입 가능해졌다. 5G의 개통 등 10년 전부터 계획된 디지털 혁명은 코로나 사태로 강제적인 리모트 환경의 도입에 의해 가속화되어 지금은 클라우드 계열 채팅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기업내 커뮤니케이션, 온라인 미팅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한 온라인 회의 등을 표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강제적인 IT화의 흐름은 일본기업의 생산성 개선을 뒷받침해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보인다.

  

물론 일본기업의 노동생산성이 낮은 배경에는, 단순히 업무효율화, 자동화의 지체로 끝나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일본기업제품은 대체로 '좋은 물건을 싸고 대량으로 판다'는 전략에 따라 하나의 제품에 다면적인 기능을 부가해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일이 많은데 이것이 이른바 갈라파고스화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즉, 일본기업의 상당수는 비교적 시장규모가 큰 일본시장에서 판매 수를 늘릴 수 있는 특유의 고부가가치제품을 제공하는 일이 많으며, 이러한 특유의 제품은 세계시장에서는 반대로 수요에 맞지 않는 일도 많아 세계규모에서 매출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곤란에 직면하기도 했다.

 

많은 일본인 노동자가 시간을 들여 개발한 제품이 외국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매출이 저조하다면, 개발의 빠른 단계부터 시장과의 대화를 거쳐 정말 다수의 소비자로부터 요구되는 필요충분한 기능이 부여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개발 비용을 헛되이 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는 중요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일본 기업은 IT화의 추진과 더불어 제품개발의 전략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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