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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위기, 자민당의원 뇌물혐의 체포

아키모토 자민당 의원 체포, 국회의원 뇌물수수 혐의 적용 17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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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호 기자
기사입력 2019/12/26 [10:17]

아베 정권이 추진 중인 카지노 사업을 둘러싸고, 자민당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됐다. 총리 주최 '벚꽃을 보는 모임'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아베 정권에 또 하나의 악재다. 야당은 카지노 이권과 정권이 결탁하고 있다면서 내년 1월 정기국회에서 철저히 추궁하겠다는 입장이다.

 

아키모토 쓰카사 중원의원(만 48세)은 아베 정권의 카지노를 포함한 종합형 리조트 시설 등을 담당하는 내각부 부대신(차관급)을 맡고 있던 2017년 9월, 이 사업에 참여하길 원했던 중국기업 '500닷컴' 측으로부터 현금 300만 엔, 우리돈 약 3000만 원 이상의 뇌물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도쿄지검 특수부가 25일, 뇌물수수혐의로 아키모토 의원을 체포했다. 

 

또한 뇌물을 증여한 혐의로 중국 기업 측 고문 곤노 마사히코(만 48세), 나카자토 가쓰노리(만 47세), 일본 법인의 전 임원인 Xi Zheng(鄭希, 만 37세) 등 3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재작년 9월 말경에 현금 300만 엔을 아키모토 의원에 직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키모토 의원은 "전혀 받은 기억이 없다"며 혐의 전면 부인했다고 한다.

 

아키모토 의원, 카지노&종합리조트 정책 추진의 핵심인물

 

아키모토 의원은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내각부 차관으로서 카지노 등 종합리조트 사업을 담당해왔다. 이 사업을 위한 '종합 조정', '법률안 및 정령안의 입안', '관계기관 및 단체와의 연계' 등을 소관하고 있었다. 이처럼 장관의 보좌역할로 폭넓은 권한을 지니고 있었다.

 

이 때 중국기업인 '500닷컴'이 그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일본의 종합리조트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2017년 7월에 일본법인을 설립했고, 이 회사 고문인 곤노 용의자를 중심으로 아키모토 의원에 접근을 시도했다. 나카자토 용의자는 아키모토 의원의 전 비서와 오랜 지인으로 양쪽을 잇는 파이프 역할을 했다.

 

같은 해 9월에 도쿄에서 양측이 만났고, 여기서 뇌물수수가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연말에는 아키모토 의원이 시라스카 다카키 중원의원과 함께 광둥성 선전 시에 있는 '500닷컴' 본사를 방문하는 등 양측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진다. 

 

또한 아키모토 의원은 이듬해인 2018년 2월, 곤노 용의자의 접대를 받아 온가족이 홋카이도로 여행을 가기도 했다. 검찰 특수부는 아키모토 의원 가족이 지출한 70만 엔상당의 여비를 곤노 측이 대신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자민당 내 위기감 고조

 

이번 체포 건으로 집권여당인 자민당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더구나 뇌물수수 혐의가 현직국회의원에 적용된 것은 무려 17년만의 일이다.

 

아키모토 의원은 자민당 내 파벌 '니카이파'에 소속되어 있었다. 이 파벌을 이끄는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25일, 당본부에서 아키모토 의원의 체포 소식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아키모토 의원은 체포 직전인 25일 아침, 당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결백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간부는 탈당서를 제출하도록 종용했고, 결국 탈당서가 제출돼 당기위원회(징계위원회)가 이날 승인했다. 자민당으로서는 조기에 당과의 연결고리를 끊어 비판을 피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7년만에 뇌물수수 혐의로 현직 국회의원이 체포되는 대형사건인 만큼 그 여파는 클 수밖에 없다. 

 

재판에서는 아키모토 의원이 받은 돈이 대가성이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각부 차관으로서 해당 사업에 대한 폭넓은 재량권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에서 혐의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니카이 간사장은 정권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정권이 관여한 일은 아니다. 별개의 문제"라며 문제 없다는 인식을 나타냈지만, 당내부에서는 "정권과 당의 위기",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자민당 입장에서 더 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시라스카 의원 사무소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미 가택수사가 이뤄졌다. 언제 체포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다.

 

야당도 공세

 

야당도 이 문제를 집중추궁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카지노 이권세력과 정권이 결탁한 정책'이라며 종합리조트 사업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입헌민주당 등 주요 야당은 25일, 국회대책위원장 회담을 개최했다. 회담 직후 입헌민주당 아즈미 준 국회대책위원장은 자민당에 폐회 중 심사 실시를 요구했다. 아즈미 위원장은 취재진에 "카지노는 백해무익"이라고 비판했다. IR(카지노 등 종합리조트 사업) 실시법 폐지 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을 표명했다. 

 

또한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사실이라면 의원 사직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공산당 고이케 아키라 서기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아베 신조 총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책임은 중대하다"고 강하게 언급했다.

 

이번 아키모토 의원의 체포로 '카지노&종합리조트'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 야당의 공세뿐만아니라 여론도 워낙 나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벚꽃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하강세를 보여왔던 자민당 아베 정권은 이번 사건으로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그간 여러 악재에도 끊임없이 버티며 역대최장기간 집권을 이뤄낸 아베 정권이 이번에도 버텨낼 것인가. 아니면 결국 총리직을 내려놓을 것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일본의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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