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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예술제, '우익 협박'에 위안부상 전시 중단

전화, 팩스 등을 통한 협박, 항의가 쇄도 "안전 위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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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호 기자
기사입력 2019/08/04 [06:16]

일본 아이치 현 국제예술제의 '표현의 부자유'를 테마로 한 전시회가 전격 중단됐다. 위안부 소녀상 전시가 발단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행사가 중단됨으로써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것이 일본에서 얼마나 터부시되고 자유롭지 못한지 확연히 부각된 형국이다.

 

아이치현에서는 이달 1일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개막했다. 이 행사는 3년에 한번씩 열리며 이번이 4회째다. 올해 행사에는 '표현의 부(不)자유'라는 테마의 전시회가 운영됐는데, 전시회에는 위안부 소녀상이 전시됐다. 터부시되어 표현의 자유가 작동하지 않는 사례로서 쇼와 천황 관련 전시물과 함께 전시된 것이다. 

 

그런데 전시가 시작되자마자 위안부상이 설치된 데 대한 항의 의견이 전화, 팩스, 인터넷 등을 통해 쇄도했다. 극단적인 의사표시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개중에는 협박하거나 테러를 예고하는 이도 있었다. 응대 직원은 계속 이러한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또한 나고야 시의 가와무라 시장이 2일, 아이치 현 오오무라 지사에게 전시를 중지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예술제 실행위원회는 이달 3일을 끝으로 전시회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소녀상의 전시를 지속하면 예술제 전체의 운영에도 지장이 생긴다고 본 것이다.

 

오오무라 지사는 전시회 중단 결정이 발표된 3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가 말하길, 2일 아침에 "휘발유통을 가지고 찾아가겠다"는 팩스가 도착해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그는 운영위원회에 쇄도한 항의에 대해 "비열하고 비인도적인 팩스, 메일, 공갈, 협박 전화였다"면서 "안전하게 전람회를 운영하기 어려워 이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3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사건'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전시를 중단하는 판단을 내린 것은 단순히 안전 때문이었다면서, 나라에서 막은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일 정례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이 예술제의 위안부상 전시를 거론하며 향후 예산 삭감 여부를 묻자 "검토해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오무라 지사는 "행정이 전람회의 내용에 관여하는 악습은 바뀌어야 한다. 예술제 자체가 바뀌어버린다"며 나라의 전시내용 간섭에 대해 반대의사를 명확히 했다. 

 

오오무라 지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지 않았을까"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마찬가지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쓰다 예술감독은, 한일 관계 악화가 이번 전시 중단에 영향을 끼쳤는지 묻는 질문에 "관계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한일관계 악화로 일부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감정이 격해졌고, 이 때문에 이번 소녀상 전시에 대한 항의가 더욱 거셌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전화, 팩스 등을 통한 협박메시지로 기획이 중단되어버린 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전화를 통한 공격으로 문화사업을 뭉갠 성공사례를 만들어버렸다. 표현의 자유가 후퇴되어버리는 사례를 만들어버린 데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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