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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병 환자 가족 배상 명령, 항소 않겠다"

일 정부 "한센병 환자 가족에 배상하라"는 판결 받아들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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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호 기자
기사입력 2019/07/09 [14:38]

한센병 환자 격리 정책으로 차별을 받아온 환자 가족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가운데, 구마모토 지방재판소는 지난달 28일, 일본정부에 총 약 3억 7천만 엔의 배상을 명령했다. 이 판결과 관련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9일, 나라의 책임을 인정하고 항소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9일 오전 각료회의에 앞서 네모토 다쿠미 후생노동상, 야마시타 다카시 법무상과 대응을 협의하면서 항소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아베 총리는 협의 뒤 취재진에 "판결내용 일부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필설로 다하기 어려운 고생을 겪은 가족들이 더 이상 고생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이례적이지만, 항소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판결의 문제점등을 검토한 뒤 곧 항소단념에 이른 경위에 대한 정부 성명을 발표할 방침이다. 네모토 후생노동상은 이날 각료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이제부터 조속히 구체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서는, 일각에서는 선거를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구마모토 지방재판소는, 정부의 격리 정책으로 환자 가족이 취학, 취업, 결혼하는 데 있어서 차별 피해를 받았다고 판단했다. 재판소는 정부가 적어도 1960년에 격리 정책을 폐지해야 했음에도 태만했다면서 '입법부작위'도 인정했다.

 

또한 재판부는 '원고 측이 차별피해 가해자가 나라라고 인식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인정해 시효가 끝났다는 정부의 주장을 물리쳤다.

 

다만 원고 561명 중 자신의 가족이 환자였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된 자 등 20명의 청구는 기각했다. 그 외 541명에 대해서는 나라의 책임을 인정해 1인당 33만~143만 엔의 지급을 명령했다.

 

항소기간은 7월 12일까지로, 후생노동성과 법무성 등이 대응을 검토해왔다.

 

한센병 환자 가족에 의한 동종 소송으로는 돗토리 지법이나 히로시마 고법 마쓰에 지부에 원고 청구를 물리치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현재 최고재판소(대법원)에서 계쟁 중이다. 사법 판단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사안인 것. 이 때문에 구마모토 지방재판소의 승소 판결을 확정시키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구마모토 지법은 2001년, 한센병 환자 격리 정책이 위헌이라면서 환자들에게 배상을 명령했고,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뒤 환자들의 피해를 보상하는 제도가 창설됐지만 가족은 대상외였다.

 

이번 정부의 발표가 전해지자, 두 부모와 누나가 한센병 환자였던 원고단 부단장인 황광남(64) 씨는 항소 단념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일본 언론의 취재에 "계속 기다려온 결과다. 원고나 지원자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항소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정말 한숨 놓았다"면서 "재판에 참여한 원고뿐만 아니라 같은 경우에 처한 사람이 평등히 보상받을 수 있는 법정비를 하길 바란다"고 일본정부에 촉구했다.

 

원고단의 오키나와 거주 70대 남성은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갑자기 집에서 사라졌고 (한센병 환자) 요양소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뒤 어머니가 격리되었다는 소문이 돌았고 따돌림을 당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는 인생에서 어머니의 존재를 숨겨왔다. 어머니를 책망한 시절도 있었지만 나쁜 것은 정부라는 걸 알고 난 뒤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 

 

한센병 가족소송 변호단의 스즈키 아쓰시 변호사는 "나라가 책임을 인정하는 큰 한 걸음"이라며 정부의 결정을 호평했다. 스즈키 변호사는 "항소 단념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원고 이외의 피해자도 널리 구제하는 법안을 나라와 함께 생각해나가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결정을 둘러싸고 관가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간부는 일본 언론의 취재에 "구 후생보호법 아래 강제 불임수술을 받은 장애인 사례 등 다른 사안에서도 가족에 대한 책임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라며 여파를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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