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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레이더 조준 논란 日과잉반응?

韓구축함, 日초계기에 레이더 조준 日"한일관계에 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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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호 기자
기사입력 2018/12/22 [11:11]

일본이 난리다. 

 

한국 해군 구축함인 광개토 대왕함이 사격할 때 사용하는 화기 관제 레이더를 해상자위대 P-1초계기를 향해 조준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은 이날 취재진에 "극히 위험한 행위"라면서 "그 다음 차례는 방아쇠를 당기는 것뿐"이라고 언급했다. 방위성 관계자 또한 "한국군과의 사이에서 전례가 있는 일인가. 놀랍다"며 분개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한국 외교부와 국방부 등 여러루트를 통해 항의의사를 전달했다. 

 

일본 언론 또한 상당히 엄중하게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레이더 조준은 미사일 등으로 공격하려는 표적에 전파를 사용해 조준하는 행위"로서 "공격 일보전 움직임"(지지통신)이라고 보도했다. 보수지 산케이신문은 한술 더 떴다. "조준 대상이 된 배가 먼저 공격하더라도 국제법상으로 어떤 문제도 없는 그럴 만한 사안"이라며 다소 감정 섞인 논조로 이 사안을 다뤘다. 

 

일본 정부, 언론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한일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악재라 평하고 있다. 시기가 시기라는 것.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 그리고 한일합의에 의해 설립된 위안부 '화해 치유 재단'의 해산 결정, 올 10월 한국에서 열린 국제 관함식 당시 욱일기 게양 문제를 둘러싼 양국 군당국의 갈등 등, 이처럼 그 어느 때보다 한일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한국이 군사적 적대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관계자들은 "우호국 사이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꽤나 당혹스러워했다고 한다. 또다른 한 외무성 간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지금의 한일관계를 생각하면 꽤 충격파가 큰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현재의 일본내 격양된 분위기를 의식한 듯 "바다 위의 이야기는 하나하나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냉정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반면, 한국의 분위기는 매우 차분하다. 한국 군은 정상적인 작전 활동의 일환이었으며, 굳이 일본 해상초계기의 추적을 목적으로 레이더를 운용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당시 조난 중인 북한 선박을 찾으면서 파고가 높아 가용 가능한 모든 레이더를 돌렸으며, 그 과정에서 근처에 있던 초계기가 사격용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한국 언론 또한 이 문제를 그리 심각하게 다루고 있지 않다. 

 

그런데 일본은 한국 측의 해명에도 여전히 강한 어조로 한국 군의 행위를 비난하고 있다. 방위성은 다음날인 22일, 한국의 해명에 의문을 나타내며 "매우 유감이다. 한국 측에 재발방지를 강하게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실관계 해명 뒤에도 이같이 재차 유감의 뜻을 강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 외무성 가나스기 겐지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23일 서울에 방문할 예정으로, 한국 측과 이번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할 전망이라고 한다. 

 

◆ 일본의 과잉 반응인가?

 

일본 현지에서 느끼는 일본의 격양된 반응과 한국에서의 차분한 반응은 그 괴리가 상당하다. 일본이 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인가? 아니면 한국이 군사외교적인 실책을 쉬쉬하는 것일까?

 

여러 한국 해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기본적으로 사격목적이든 다른 목적이든 레이더는 같은 원리이기 때문에 본래 목적외에 다른 목적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한국군의 이번 해명과 관련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일본 측과의 다소 오해가 있었던 사안인 듯하다는 것.

 

한편, 일본 측은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 이번에는 마치 일본 전체가 들고 일어난 듯 정부와 언론이 연일 맹폭이다. 첫째, 한국군의 이번 행위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이례적이라는 것 둘째, 이 상황이 벌어진 시점이라는 것, 이 두 가지가 강조되고 있다. 이전에도 일본 측은 중국 군의 사격 레이더 조준에 강한 어조로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한 적이 있다.

 

일본의 반응도 전혀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그럼에도 일본의 반응은 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과민 반응은, 최근 한국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보면 일관성이 있다. 일본 기업으로 하여금 강제징용 피해자에 배상하도록 명령한 대법원의 확정 판결 당시에도 일본 정부와 언론은 한국을 거세게 비난하며 나라간 관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라고 맹반발한 적이 있다. 1965년의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이미 모두 해결된 사안을 뒤엎어 한일 관계의 기초가 흔들렸으며, 국제법에 위배되는 사항이라고도 주장했다.

 

이 문제의 핵심은, 한일 청구권 협정에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을 포함하는가였다. 정부차원에서 배상을 요구하는 권리를 포기했다고 해서 개인의 청구권까지 포기시킬 수 있느냐의 해석문제였던 것이다. 이에 한국 대법원은 개인 청구권은 여전하다는 해석을 내린 것이었다.

 

그런데 일본 정부 또한 나라간 협정을 맺더라도 개인 청구권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해석을 내린 바 있다. 종전 뒤 미국과 일본이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일본 정부는 미국에 의한 일본인 전쟁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은 유효하다는 해석을 내린 바 있다. 심지어 국제법도 나라간의 합의로 개인의 청구권을 제한할 수 없도록 규정을 내리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자 관련 대법원의 판결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 격분하며 대법원이 일본 기업의 재산을 압류할 경우 한국 기업의 재산을 압류하는 초유의 강경조치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일본 언론도 일본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따라 상당히 거칠게 이 사안을 다뤘다. 

 

이처럼 필요이상의 과한 대응이 이어지는 일본 정부다. 심지어 얼마 전 열린 한일, 일한 의원연맹 연례 총회에도 아베 총리는 이례적으로 축사를 보내지 않았다. 한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불편한 심중이 그대로 드러난, 지극히 감정적이고 외교적이지 못한 행위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한한 일한 의원연맹 일행과의 면담자리에서 "양국의 적대감정을 자극하지 않도록 신중하고도 절제된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양국의 우호 정서를 해치는 것은 한일 미래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굳이 언급한 까닭이다. 

 

일본은 왜 이러는 걸까? 다양한 해석이 잇따른다. 일각에서는 "국내 정치용이다", "일본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한국에 괘씸죄를 묻는 것 아니냐", "일본이 한국에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마음 먹은 듯하다", "독도 문제를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 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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