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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죽고 싶을 땐 이 만화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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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주 기자
기사입력 2017-03-24

"정말 힘들면 도망가도 돼".

 

자살,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자살을 막기 위한 한 만화가의 호소가 일본에서 조용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23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전년보다 2128명 줄어든 총 2만1897명으로 7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의 어린이 및 청소년의 자살은 매년 300명 이상으로 전혀 줄어들지 않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만화 잡지 '소년 점프'에 만화 '미스터 풀스윙(Mr.FULLSWING)'을 연재하고 있는 스즈키 신야 씨가 최근 자신의 블로그(http://shinya-sheep.hatenablog.com/entry/2017/02/19/212326)에 게재한 단편 만화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  소년 챔프에 만화 '미스터 풀스윙(Mr.FULLSWING)'을 연재하고 있는 스즈키 신야 씨가 그린 단편 만화 '딸에게. 미래에 '죽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이것을 읽어라'의 마지막 장면. / 사진 출처 = 스즈키 신야 블로그.  

 

스즈키 씨가 이 만화를 블로그에 게재한 건 지난달의 일. 제목은 <딸에게. 미래에 '죽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이것을 읽어라>로 다소 파격적이다.

 

스즈키는 올해 5살이 된 외동 딸이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다며 눈물을 펑펑 쏟는 걸 보고, 딸이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곤란해졌을 때 읽어봤으면 하고 이 만화를 그렸다고 말했다.

 

실제 만화의 내용 안에는 딸이 우는 장면과 함께 주인공, 즉 스즈키 씨 '본인이 5살 밖에는 되지 않은 딸에게 아빠에게 말하지 못할 고민이 있었구나'하며 놀라는 장면이 들어 있다.

 

만화 속 딸은 유치원 선생님이 맨날 혼내기만 해서 무섭고, 반 친구가 남의 흉을 본다 등의 이유로 유치원 등원을 거부하고 있었다.

 

만화의 주인공은 우선 독자들에게 완전 밀실 안에 갇힌 채 조금식 가스가 흘러나오는 상상을 해보라고 권한다. 이 가스의 발생원은 '왕따'나 '좌절' 등 '고민' 그 자체다. 가스는 조금씩 흘러나와 방 안을 채워가고 있었고 이를 방치하면 여주인공, 즉 독자는 죽어버리고 만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상적인 방안은 가스 누출원을 완벽하게 차단하면 되는거다. 허나 이러한 능력을 가진 인간은 극소수.

 

대부분의 사람은 가스의 양을 줄이기 위해 방을 환기시켜 공기를 쾌적하게 만든다. 여기서 환기는 살아가는 보람일수도 있고 취미나 수다, 술, 종교 등 다양하다. 모두 이러한 나만의 '환기' 방법으로 방안 공기를 쾌적하게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는 게 주인공의 설명이다.

 

주인공은 "당신의 주변에서 항상 밝고 어떤 고민도 없어 보이는 지인이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 방 안 환기를 잘 시키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고민은 없어지지 않을 때, 즉 가스가 계속 누출될 때에는 차라리 도망가라고 주인공은 호소했다. 그는 "왕따는 특별한 게 아니야" "사람 운이 나빴을 뿐, 자책하지는 말자"라면서 "자살할 정도의 어려움이 발생하면 싸우거나 맞서지 말고 그저 도망쳐라"고 강조했다.

 

죽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한번 잃은 생명은 다시는 돌이킬 수 없으니까.

 

스즈키 씨는 전력을 다해 도망치다 가능한 한 빨리 창문을 찾으라고 말했다. 그리고 창문을 열어 방 안에 가득찬 가스가 줄어들면 그 창문으로 풍경이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세상에는 아직 당신이 모르는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으니까"라고. 그리고 마지막 말을 잇는다. "살아있는 것만도 꽤 대단한 일이니까"라고.

 

스즈키 씨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만화를 통해 독자들에게 '마음의 보험'을 갖게 해주고 싶었다 말했다.

 

"'정말 힘들어 어쩔 수 없게 되면 도망하는 선택 사항이 있어서 좋다'라는 '마음의 보험'을 갖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앞으로의 생활은 마음이 회복된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스즈키의 만화는 인터넷 상에서 화제를 불러모았고 댓글에는 "감명 받았습니다" "마음의 환기를하면서 극복해 나가고 싶습니다" 등의 글이 이어졌다. 24일 오후 9시 50분 현재까지 페이스북에 공유된 건수는 1만 건을 넘었고 총 1343명이 별(좋아요)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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