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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루시(MUJI),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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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선(번역작가)
기사입력 2016-01-14

의식주가 한곳에 모여 있는 작은 백화점 무지 스토어.

 

일본에 살면서 가장 불편하다고나 할까, 불만스럽다면 음식점이나 커피 숍의 좌석이 너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다. 분위기는 좋은데 들고 다니는 가방조차 둘 곳이 없는데다 테이블 사이가 너무 좁아 어깨가 부딪치는 좌석 배치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한국에 갔을 때 음식점이나 커피숍에 들어가면 널직한 공간에 떨어져 있는 테이블과 좌석들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린다.

 

나는 가끔 약속이 있어 신주쿠에 나갈 때면 점심은 대개 '카페 앤 밀 무지(Cafe & Meal MUJI)'에서 먹는다. 신주쿠 역 근처에 있는 무지 스토어는 여성복, 남성복, 잡화 및 식품 매장, 가구 매장과 더불어 '카페 앤 밀 무지'가 한 건물 안에 있다.

 

특히 레스토랑은 지하인데도 2층 높이나 되는 높은 천장이 주는 개방감은 지하라는 느낌이 전혀 없다. 게다가 널직한 공간에 여유 있는 좌석은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편안함까지 있다. 

 

서울 용산역에 있는 무지 매장에 가본 적이 있다. 일본하고 특별히 다르지 않았지만 일본의 무지 매장과는 딱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다름이 느껴졌다. 파는 물건도 같고 디스플레이도 비슷비슷했는 데도 분위기랄까 뭔가 느낌이 달랐다. 

 

한국 무지 매장에 없는 게 일본 무지 매장에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카페 앤 밀 무지'(이하 무지카페)가 아닐까 싶다. 매장과 카페가 함께 있는 형태의 무지 하우스 말이다. 

 

일본에선 무지용품 애용자를 '무지라'라고 부른다. 무지라들은 가구는 물론 옷부터 그릇까지 무지 매장에서 쇼핑을 끝낸다. 무지용품이 갖고 있는 느낌과 분위기가 좋아 무지라가 되면 충성도도 높아 다른 브랜드에는 전혀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다.

 

무지용품의 매력은 아무런 장식없이 군더더기 하나 없는 심플한 디자인과 높은 기능성이다. 그래서 무지라들은 무지에서 옷을 사고 화장품도 사고, 노트도 사고 식품도 사고 쇼핑이 끝나면 무지 카페에서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신다.

 

나도 비교적 무지를 좋아하는 편이다. 시작은 작은 집에 가구를 들여놓을 때부터였다. 일본집이 좁아 천연 원목 소재의 간결하고 콤팩트한 가구로 고르다보니 그렇게 됐다. 

 

거실도 작고 각 방의 크기가 들쑥날쑥해서 각 방 코너에 맞는 사이즈의 마음에 쏙 드는 가구를 고르려다 보니 무지 가구 매장에 몇 번이나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조금이라도 집이 넓어 보이면서 실용적이고 내 취향에도 맞추려다 보니 선택이 쉽지 않았다. 이것저것 고민하면서 매장을 한바퀴 돌고나면 아무 소득 없이 맥이 다 빠진다. 그럴 때마다 가구 매장 옆에 있는 무지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러면서 친해진 무지 카페는 지금은 신주쿠에 일이 있어 나갈 때면 일부러 밥을 먹으러 간다. 

 

시각적으로 개방감이 드는 확 트인 공간에, 넓은 통로를 확보한 테이블 배치와 무지만이 느낄 수 있는 차분하고 독특한 분위기가 좋아서다. 게다가 야채 위주의 전통 일식을 기본으로 한 식사 메뉴도 무지라들이 좋아하는 코너다. 여러 가지 메뉴 중에서 3가지나 4가지 반찬을 선택해 먹을 수가 있다. 카페 & 밀 무지에서 파는 메뉴를 소개하는 무지 요리책이 나와 있을 만큼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며 저염의 기름기가 적은 건강식으로 여성들 사이에 인기가 매우 높다.

 

여느 식당과는 달리 혼자거나 누구와 함께 가도 아늑하고 편안함을 주는 공간 속에서 반찬을 내 맘대로 골라 먹을 수가 있다. 반찬 3가지에 밥이나 빵 중 하나를 고르고 커피까지 곁들여 1000엔 정도 하는 저렴한 값도 마음 편히 들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지루시료힌', 즉 무인양품(無印良品)은 표시가 없는 좋은 물건을 의미하는 이름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무지만의 독특한 개성을 표시하는 좋은 물건이란 브랜드로 어느새 자리매김하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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