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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최고의 대중작가 작가 와타나베 사망

'실락원'으로 한국에 잘 알려진 와타나베 준이치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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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순
기사입력 2014/05/07 [10:16]

'실락원'으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소설가 와타나베 준이치(渡辺淳一) 씨가 4월 30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80세였다.
 
와타나베 씨는 일본 연애소설의 제 1인자. 적나라한 성애묘사로도 유명하다. 그가 발표하는 작품마다 남녀간의 성행위가 그림을 그려나가듯 대단히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어 늘 화제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빛과 그림자'로 권위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을 수상한 와타나베 씨는 사망하기 직전까지 남녀간의 원초적인 '사랑'에 대한 소설을 써왔다. 그 이유에 대해서 90년대 후반, 시부야에 있는 그의 작업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할 때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내가 쓴 소설 대부분이 남녀간의 사랑이 주제가 되는 것은 그것은 바로 내가 여자를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외모나 분위기에서 풍겨지는 느낌은 연애소설가와는 거리가 멀다. 점잖은 샐러리맨의 전형적인 모습, 혹은 여학교 국어선생님 같은 분위기다. 그런데 그가 쓰는 소설은 때론 얼굴이 화끈거려 읽기조차 거북스러운 성애소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대중소설로 폄하하기에는 작품의 구성과 묘사가 일정 수준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에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250만부가 팔린 중년 남녀의 불륜을 그린 '실락원'. 은근히 퇴직을 종용받는 중년의 만년 편집자 주인공 남성은 우연히 만난 미모의 한 중년여성과 불같은 사랑에 빠진다.
 
둘의 밀회를 즐기기 위해 그들만의 방을 얻어 놓고, 여성이 상을 당해 친정에 가 있을 때도 장례식에서 빠져나와 둘은 뜨거운 정사를 나눈다. 종국에는 온천에서 적나라한 정사를 가진 후 둘은 독을 탄 붉은 와인을 한모금 입에 넣고 끌어안은 채 서로 키스를 하며 죽어간다. 동반자살이다.    
 
이 소설은 일본에서 영화로 제작돼 대히트를 했다. 오전 상영부터 줄서서 기다릴 정도로 일본 중년들 사이에서 '실락원 신드롬'이 생겼다. 언젠가는 자신도 한번쯤 그런 불같은 사랑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로망이 중년남녀들을 극장으로 모이게 했다. 한국에서도 영화화 되었지만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그 당시 사회현상으로까지 치부된 중년들의 이 로망은, TV와 언론에서  심리적인 욕구를 분석하는 등 한동안 일본 사회가 '실락원 신드롬'에 빠졌었다. 
 
와타나베 씨는 독특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삿포로 의대출신으로 이 대학병원에서 1959년부터 성형외과 진료를 담당했다. 소설 데뷔는 1966년, '죽은 화장(死化粧)'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죽은 사자(死者)의 몸을 정성스럽게 단장시키는 내용의 이 소설은, 의사 작가로서의 리얼리티 때문에 발표 당시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다.
 
또한 이 작품은 일본 신인작가의 등용문인 아쿠다카와 상 후보에도 올라 작가로서 당당하게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그 후에 발표한 작품들도 '의료'를 테마로 한 소설이었기 때문에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1969년 삿포로 대학에서 있었던 일본 최초의 심장이식에 대한 비판을 한 뒤, 자의반 타의반으로 진료실을 떠나 그 후부터는 전업작가로 전향해 도쿄로 상경했다.
 
의사에서 전업 소설가로 이직한 뒤에는 전기 소설로 평가를 받았지만 얼마 후부터는 대중 소설,즉 연애소설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직접 체험한 다양한 여성에 대해서도 소설을 통해 표현했다.
 
대담한 성묘사로 신문연재 초기부터 화제를 몰고 왔던, 그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그의 모습에 아주 근접한 소설 '사랑 다시한번(愛ふたたび)' 은 작년 한해동안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계기로 제2의 인생을 즐겁게 살기로 결심한 73세의 성형외과 의사 주인공. 하지만 갑자기 습격을 당해 성기능을 잃어버리게 되고 절망의 늪에 빠지게 된다. 그때 죽은 애처의 모습을 능가할 만한 여성이 환자가 되어 나타난다. 주인공 의사는 그 여성에게서 다시 한번 불같은 사랑을 느끼게 되고...
 
이 소설은 80세 작가 와타나베 씨의 지나 온 인생과 오버랩되어 많은 화제를 낳았다. 소설 속 주인공 의사에 대한 묘사가 지나치게 작가와 겹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주인공 직업이 성형의사인 것도 그렇고, 와타나베 자신이 전립선암으로 성적불능인 상태도 똑같다. 
 
때문에 이 소설이 신문에 연재되자마자 독자들 사이에서는, 혹시 와타나베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말들이 무성했다. 언론에서조차도 이 소설은 와타나베라는 작가인생의 총체적인 작품이라고 평가를 했다.
 
반면, 의식이 있는 젊은 작가들로부터는 "그는 두뇌로만 글을 쓴다. 뜨거운 가슴으로 쓰는 작품이 거의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간의 생명력의 근원은 에로스이며 욕망. 거기에 추함이나 야한 것보다는 가여움을 느낀다"고 연애소설에 대한 정의를 내렸던 일본의 최고 대중작가 와타나베 준이치.   

실제로  지난 4월 30일 그가 사망함으로써 '사랑 다시한번'은, 와타나베 준이치 라는 작가의 총체적인 삶을 아우르는 마지막 작품이 되어버렸다.   

2011년에 '문예춘추독자상'을 받기도 한 그의 작품으로는 '실락원' 외에 '사랑의 유형지' '순감력' '설무' '7개의 사랑이야기' '백야' 등 약 200여권에 달하는 작품을 남겼다. 그 중 50여 편이 영화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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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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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맨 14/05/08 [10:45]
  어릴땐 이런소설 제가 참 좋아햇엇는데..

와타나베작가가 누군질 확 와닿게 하네요. 

좋은 기사 ㄳ 재순이 누나 뽜이팅!
w 14/05/09 [08:20]
90년대 후반 호기심에 교보문고에서 두권으로 된 원서를 구입해서 읽고 세밀한 묘사에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기사 내용에도 나오지만 작가는 에로스에 대해서 욕망과 가여움을 느꼈던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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