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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문단계에 부는 우먼 파워

제150회 아쿠다카와·나오키 수상자는 모두 여성·관서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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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순
기사입력 2014/01/18 [08:19]

문예춘추사 부설 일본문학진흥회가 주최하는 제150회 아쿠타가와 상과 나오키상 수상자가 결정됐다.
 
일본문학진흥회는 16일 밤, 아쿠타가와상에 오야마다 히로코(小山田浩子 30세), 나오키상에 아사이 마카테(朝井まかて 54세)씨와 히메노 가오루코(姫野カオルコ 55세)씨가 공동으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 왼쪽이 아사이 마카테, 오른쪽이 히메노 가오루코 씨. ©JPNews

 

아쿠타가와 상은 다이쇼(大正)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1892-1927)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35년부터 신인소설가를 대상으로 수상해온,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이다. 1년에 2회씩 상하반기로 나뉘어 수상한다.
 
일본의 웬만한 유명작가는 대부분 이 아쿠타가와 상을 받았다. 한국에 널리 알려진 노벨문학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 씨도 수상자이고, 극우로 유명한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전 지사도 이 상 수상자이다.
 
재일동포 수상 작가로는 이회성(1971년 66회), 이양지(1988년 100회), 유미리(1996년 116회), 현월(1999년 122회) 씨 등이 있다. 
 
나오키 상은 맨처음에는 신인, 기성을 불문하고 수상자를 뽑았으나 아쿠타가와 상과 겹쳐, 기성 작가들의 대중작품을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나오키 상도 소설가이자 각본가, 영화감독이기도 한 나오키 산주코(直木三十五.1891-1934)를 기리기 위해 만든 상이다. 특히 나오키는 당시 각본가로도 유명해 직접 영화제작에 뛰어들기도 했다.    
 
나오키 상을 받은 재일동포 작가로는, 비록 일본에 귀화했지만 츠카 고헤이(김봉웅.1981. 86회), 가네시로 가즈키(2000.123회)가 있다.
 
이렇듯 아쿠타가와 상과 나오키 상은 일본문학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가장 권위있는 큰 문학상이다.
 
한편, 이번에 처음으로 후보자 명단에 올라 단번에 아쿠타가와 상을 꿰찬 오야마다 씨의 수상작품은 '구멍(穴)'. 
 
남편의 전근으로 시댁 근처에서 살며 무료한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는 '나'가 화자인 작품이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을 따라 시골에 와 살게 된 나. 하지만 전업주부인 내가 쓸 수 있는 차가 없어 활동반경이 동네로 한정돼 버렸다. 또한 '나'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일하는 시어머니에게 일말의 죄의식과 미안함을 느끼며 산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기묘한 짐승을 쫓던 나는 정체모를 구멍에 빠져버리고...   
 
아내, 며느리, 여성으로서의 '나'의 존재에 대한 그 내면을, '구멍'이라는 세계를 통해 들여다보는, 이를테면 현대여성의 관찰기 같은 소설이다. 
 
오야마다 씨의 이번 아쿠다카와 상 수상은 이미 예견됐던 일. 작년 '공장'이라는 소설로 일본 문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았고 베스트셀러가 됐기 때문에, 수상후보자 1순위에 올랐었다. 또한 이 작품은 아쿠다카와 수상자 발표가 있기 바로 2일전에는 '오다사쿠 노스케상' 수상자로도 결정돼,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히로시마 대학 일문학과를 나와 편집회사, 자동차 회사 비정규직 파견사원 등을 거쳐 2010년, 소설 '공장'으로 신조사의 신인상에 당선돼 데뷔했다. 현재는 전업주부로 글만 쓰고 있다. 남편과 3개월 된 딸 아이와 함께 히로시마에 거주하고 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히로시마 이외의 지역에서 산 적이 없다고. 
 
나오키 상을 수상한 아사이 마카데 씨는 오사카 출신으로 늦깍기 소설가다. 결혼 전에 광고회사 카피 라이터로 일했지만, 전업주부로 있으면서도 소설가의 꿈을 접지 못했다. 남편의 권유로 2006년 오사카 문학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오사카문학학교'에 1년간 다녔다.
 
데뷔는 2008년 소설현대 장편소설모집에 응모, 장려상에 당선됨으로써 꿈이 이뤄졌다. 이번 수상 작품은 메이지 시대의 여성 가인 나카지마 우다코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세밀하게 그렸다고 평가받은 역사소설 '연가'. 이 작품은 2013년도 전국 서점이 뽑은 시대소설 대상에도 뽑힌데 이어 나오키상까지 거머쥐는 겹경사 쾌거를 낳았다.  
 
공동수상자인 히메노 씨는 4전 5기 끝에 수상의 영광을 안은 인물. 1997, 2003, 2006, 2010년도에 잇달아 후보자에 올랐으나 수상하진 못했다. 그러다 마침내 이번에 수상을 하게 된 것.   
 
소설가이자 수필가이기도 한 그녀는 시가현 출신으로 아오야마 대학시절부터 필명을 날렸다. 뛰어난 글발로 대학시절부터 잡지사에서 필자들의 문장 교정을 보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번 수상 작품은 "쇼와의 개'. 쇼와 33년 (1958년), 주인공 '카시와 이쿠'는 시가현의 어느 동네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부터 이사람저사람 손에 맡겨져 자랐다. 그러다가 부모와 함께 살게 된 곳은 화장실도, 목욕탕도 수도꼭지조차 없는, 도저히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그런 낡은 집.   
 
늘 세상에 대한 불평불만으로 고함을 질러대는 아버지, 그리고 딸이 개에게 심하게 물렸는데도 그 모습을 보고 기괴하게 웃는 엄마, 그렇지만 이쿠는 외면적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일상생활을 영위해간다.
 
대학진학을 위해 도교로 올라온 이쿠, 조그만 월세방을 얻어 도시생활을 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많은 가정의 가족들과 조우하게 된다. 여러가지 직업. 이런저런 가정과 그 가족들. 
 
어느새 이쿠는 '쇼와시대'로부터 넘어와 '헤이세이(平成)'시대에 살고 있다. 2007년, 49세가 되는 이쿠는 아픈 부모의 간병을 위해 도쿄와 시가현을 왔다갔다 한다. 그러면서 절실하게 느끼는 감정... 그리고 그 옆에 살며시 앉아 있는 개와 고양이.
 
이 작품은 전 후 쇼와시대 사람들의 군상과 개들의 관계를 통해서 한 여성의 반생을 담담하게 그린 작품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쿠타가와, 나오키 상 수상자 3명이 모두 여성이며, 이 중 2명이 관서지방 출신이고, 나머지 1명도 본토 끝자락인 히로시마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아무튼 최근 일본문단은 위의 두 문학상에서도 볼 수 있듯, 여성작가들이 일본문학계를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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