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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일본 청년실업 타개책 된 백혈병 계몽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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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순(일본 전문 번역
기사입력 2009-09-15

“갈수록 취업이 힘들어지고 있지만 '취업 맞춤형 수업'으로 무장한 전문대에 입학해 원하던 직장에 입성(入城)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학의 목표가 '취업'은 아니지만, 취업을 직접 겨냥한 맞춤교육을 통해 전문 지식과 기술을 배워 취업 지름길을 찾으려는 이들에게는 전문대학도 좋은 선택이다…”(9월14일 c일보)

일본의 일부 청소년들의 취업을 위해 앞장서는 전문대학의 행사장을 찾았다. 지난 8월 28일 낮 1시 30분, 록음악 공연장처럼 활기 넘치고 젊음의 열기가 태양보다 더 뜨거운 ‘메르파르크 홀’(도쿄 미나토 구 소재) 입구에서 야마모토(山本)씨를 만났다. 
 
야마모토(山本)씨는<일본에서 경험한 미디어>라는 글에서 소개했던 일본의 저명한 록 저널리스트이자 월간 ’young guitar’의 최고경영자였던 분이다.

▲ 도쿄 미나토 구에 있는 메르파르크 홀 전경   ©최경순
 
내가 오랜만에 도쿄에 간다는 말에, 좋은 뮤지컬이니 보라며 초대해 찾은 것이다. 뮤지컬은 “내일로 가는 문(明日への扉)”이다. 출연자는 jikei학원 com그룹 내 tsm(tokyo school of music)의 학생들이다.  

jikei학원 com그룹은, 명문대학이나 해외의 유명대학에 갈 실력이 아니면 차라리 재능을 키워 사회에 진출하라며 1976년에 설립된 전문학교그룹이다. 일본의 산학(産學)을 연결해주는 학원그룹으로 한국, 중국, 대만,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유학을 간다. 

▲공연이 끝난 뒤 jikei학원 총장인 우키후네(浮舟邦彦) 씨와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최경순
 
학생들은 이 뮤지컬에 매년 참여한다. 이 공연의 특징은 모든 작업이 학생들에 의하여 제작된다는 점이다. 무대장치, 엔지니어, 무용, 음악연주, 노래, 연기, 조명, 홍보디자인 등 출연자와 스텝 모두가 학생이다.
 
연출과 음악지휘만 선생님이 맡고, 모든 작업은 학생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금년도 출연자는 도쿄 내 학교에서 선발된 1학년 학생 450명으로, 지난 4개월간 폭염을 참아가며 준비했다고 한다. 

또한 백혈병 환자들을 돕는 자선공연의 의미도 있다.'백혈병, 재생불량성 빈혈, 선천성 면역부전증 등의 불치병은, 예전에는 치료법이 없고 낫기 힘든 병이었지만, 골수이식으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홍보역할도 한다.

이 공연은 지금까지 똑같은 내용으로 16년간 109회 공연에 13만명이 관람했고, 골수은행 설립 및 34만명의 골수기증자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

이 학교졸업생 중에는 현역에서 활동하는 무대스텝과 유명연예인이 많다고 한다. jikei 학원 com그룹은 일본전국에 60여 개 분교가 있다.

▲무대의 조명, 음향 등을 조절하는 학생 스탭들  ©최경순
 

■ 내일로 가는 문, 내일에의 희망
 
공연장의 좌석 숫자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서울의 세종문화회관과 비슷한 규모로, 전 좌석이 만원이다. 암전(暗電)되자 무대에 커다란 스크린이 내려오고 다음과 같은 문구가 비치며 뮤지컬은 막이 올랐다.

▲ 스크린      ©jpnews
 
わたしたちにできることは何か?わたしたち滋慶学園comグループではこのミュージカルを通じて助かる命のあることを生きる事のすばらしさをつたえています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우리 지케이학원 com그룹에서는 이 뮤지컬을 통해
살아나는 생명이 있다는 사실과 삶의 고귀함을 전하고 있습니다

▲공연모습     ©jpnews
 
2시간 30분 동안 1부, 2부로 진행된 전문학교 1년생들이 만든 뮤지컬은 ‘젊음의 열정과 순수’ 그 자체였다. 무대에서 노래하는 테크닉이나 춤은 완벽하지 못했지만, 이제 겨우 1학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신선함과 무한한 가능성이 느껴진 좋은 무대였다. 그러나 전체적인 완성도는 기성무대 못지않았다.

학생들의 워크샵 작품 정도로 생각,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나는 이 뮤지컬을 보는 내내  잔잔한 감동에 젖었고, 눈물이 끊이질 않아 옆 사람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공연 모급  ©최경순
▲공연 모습    ©최경순
  

■ 뮤지컬 '내일로 가는 문(明日への扉)' 줄거리

뮤지컬 스타를 꿈꾸는 주인공 요시카와 유카리는, 뮤지컬 <내일로 가는 문>의 1차 오디션에 라이벌 친구 세 명과 합격한다. 이들 네 사람은 최종심사를 앞두고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데 ...

어느 날 연습 도중, 라이벌인 하루카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다. 병마에 시달리고 있던 그녀의 병명은 ‘만성 골수성 백혈병’. 하루카의 병은 친구들에게 많은 파문을 던졌고, 골수이식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부각된다.

유카리는 많은 고민 끝에 오디션도 포기하고 라이벌 친구에게 골수를 제공하기로 결심한다는 이야기이다.

▲객석엔 빈자리가 보이지 않아 ‘만원사례’를 실감했다.  ©최경순
▲1부가 끝나고 로비에서 관객과 만나는 출연자들. 아래 사진은 무대에서 실제 연주했던 그룹으로, 자신들의 cd에 사인해주다가 카메라를 보더니 v사인을 한다.  ©최경순
▲남・여주인공  ©최경순

남・여주인공(위)과 공연이 끝나고 전 출연진이 밖에 나와 관객을 배웅한다. 마지막 관객이 다 돌아갈 때까지 서서 인사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아래쪽 사진 참조)

학교는 학생들에게 실습과 사회참여도 경험시키고 산학(産學)을 연결하는 일석3조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 외국의 경우 산학의 연결 시스템이 아주 잘 되어 있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기업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도 많은 발전을 하고 있지만, 뮤지컬 한 작품을 통해 다각적인 결과를 얻는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공연이 끝난 로비 모습  ©최경순
▲들어가는 입구에 놓인 소독제…신종플루에 대한 관객의 염려를 배려.  ©최경순
▲관객이 남김없이 돌아가자 모든 출연자와 스탭, 오케스트라 단원 등이 남아 우키후네 총장으로부터 격려와 치하를 듣고 있다. 마무리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최경순
 

 
■ '나쓰메마사코 히마와리기금' 설립 배경

골수은행 이미지캐릭터로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살아 있는 일본의 유명연예인이던 나쓰메 마사코. 그녀의 유지를 받들어 설립된 ‘나쓰메마사코 히마와리기금’은, 재단법인 골수이식추진재단과 함께 뮤지컬 <내일로 가는 문>을 후원한다.

이 기금은 1993년에 설립 되어, 치료부작용에 의한 탈모로 고민하는 환자에게 가발 지원 등을 포함한 다방면의 후원을 하고 있다.
 
▲     ©최경순
▲골수이식추진재단의 아이콘이 된 나쓰메 마사코가 무대 중앙에서 웃고 있다  ©최경순
 
나쓰메 마사코가 급성골수성 백혈병으로 쓰러진 것은 1985년의 일. 당시 백혈병은 불치병으로 알려져 있었고 일본에는 골수은행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유족의 뜻과 도움이 필요한 생명을 돕자는 소리에 힘입어 1991년에 일본 골수이식 추진재단이 생겼다.

백혈병은 골수 이식만 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병이라는 이해가 높아지면서, 그로부터 24년이 지난 지금, 일본에는 골수은행 설립과 34만명이 넘는 골수제공 희망자가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2009년 6월 말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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