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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는 성(性) 때문에 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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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현 기자
기사입력 2009-09-05

10년전부터 일본 청소년들의 성교육 및 고민 상담에 힘을 쏟아온  산부인과 전문의 아카에다 쓰네오(65, 아카에다롯본기진료소) 소장을 만났다.
 
그는 av여배우 출신이었던 고(故) 이지마 아이와 함께 에이즈/hiv 조기검사 및 성병예방 캠페인을 실시해 왔고, 그녀가 죽은 후에는 역시 av여배우였던 아카네 호타루와 매월 3번씩 롯본기 클럽등을 돌며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는 또 라디오 <문화방송>의 심야인기 프로그램 "걸스가드(girls guard), 여자아이들을 위한 보건실"의 퍼스낼리티를 7년째 맡고 있다.
 
그는 산부인과 전문의면서 성감염증(성병) 치료및 예방의 스페셜리스트로, 특히 청소년의 성문제에 대한 일본사회의 의식이 너무나 후진적이라고 줄곧 비판해 왔다.
 
아카에다 소장은 기자를 만나자 마자 "선진국들중 일본만 에이즈 환자가 늘고 있다", "요즘에는 원조교제는 뉴스거리도 안된다, 왜냐면 다 하기 때문이다", "성적자유는 성교육, 성의식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일본은 성교육은 안시키면서 성에는 자유롭다"며 일본사회의 성의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최근 오시오 마나부, 사카이 노리코등 유명 연예인들의 마약문제가 남의 얘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폭력단(야쿠자)을 통해 마약이 청소년들에게 흘러 들어가고 있다"며 "지금 학교교육으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기도 했다.
 
아카에다 소장은 시종일관 "어린이 및 청소년의 성은 보호받아야 된다"면서 "특히 남자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철저하게 교육시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다음은 아카에다 소장과 40분간에 걸쳐 나눈 인터뷰로, 전문을 게재한다. 
 
▲ 아카에다 쓰네오 선생   © 야마모토 히로키 / jpnews
 
- 최근 일본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인식및 행동이 점점 저연령화되고 있다. 아카에다 선생은 에이즈/hiv 조기검사에 관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청소년 성상담실도 운영하고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어떤가.
"한달에 3번은 에이즈 무료검사 캠페인을 하고 있고, 매주 1회씩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초등학생의 성병, 원조교제 사례를 자주 듣게 되니까, 확실히 섹스가 저연령화되고 있는 걸 느낀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선 섹스를 허용하는 기준도 낮아져서 섹스는 그냥 '인사' 대신 하는 것이라는 인식도 있다.
 
- 주로 어떤 층이, 그리고 상담내용은 어떤 내용이 많나?
"중고생이 많고, 내용자체는 섹스로 인한 출혈, 임신, 생리등 과거와 별로 다를바 없지만 연령대가 낮아져서 최근엔 초등학생들의 상담도 꽤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특히 마약 상담이 늘었다. 마약을 그만둘 수 없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상담이다"
 
- 마약이라면 최근 연예인들의 마약같은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일본사회에서 마약은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 어떤 여중생이 있고, 그녀의 남자친구가 조금 불량하거나 야쿠자 조직, 폭력단의 예비조직원일 경우, 혹은 그들의 친구일 경우 약은 금방 입수할 수 있다. 일본말로 '찐삐라'라고 부르는데, 이들이 자기 여자친구에게 '이거 먹으면 잠도 안오고 공부도 잘된다'는 식으로 처음엔 공짜로 주는 거다. 그러면 이 여자아이는 반친구에게 또 권하는 거야. 머리가 맑아지고 잠도 안오는 약이 있다고"
 
- 그런 식이라면 첫 입수경로야 어찌되었건 그냥 학생들도 쉽게 구할 수 있겠다.
"그렇다. 모범생들도 복용할 수 있는 거고. 또 이런 류의 마약은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 밥맛이 없으니까 살이 빠지고 피부가 하얗게 변한다. 사실은 빈혈기미로 창백해지는 건데 피부가 하애지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거야. 예뻐진다는 말 싫어하는 여자중고생은 없으니까. 또 마약은 그런 효과가 금세 나타난다" 

- 학교에서 그런 향정신성 약품에 대한 교육은 하지 않나?
"마약관련 교육은 아예 못한다. 마약이 돌고 있다는 걸 인정하면 큰일난다. 그러다 보니 교사들도 모르는 척하고. 실제 주사마약을 맞는 학생이 학교에서 비틀비틀거려서 선생이 경찰에 연락해서 소변검사를 받아 마약반응이 나와 야쿠자 남자친구를 잡은 적도 있다. 그런데도 학교도 가정도 아무 말도 안한다. 그렇게 방치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나중에는 약에 빠진 아이들이 폭력단의 계략에 넘어가 원조교제나 직업매춘을 하는 경우도 나온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폭력단은 사실 보통사회와 상당히 연결돼 있다. 조직하부에 젊은 준구성원들(예비조직원)이 있는데, 이들은 폭력단은 아니지만 폭력단과 교제하고 있는 불량학생들이다. 이들은 자기네들이 알고 있거나 사귀는 여중생들에게 처음엔 500엔에 약을 판다. 돈이 없으니까 특별히 주는 거라면서. 그러다가 아이들이 약에 중독됐다고 여겨지면 갑자기 가격을 2, 3천엔으로 올린다. 여중생들은 그래도 구입한다. 약을 그만두면 구역질과 숨막힘, 그리고 가슴이 답답해져 오니까"
 
- 금단증상?
"그렇지. 금단증상때문에 몇천엔씩 해도 산단 말이지. 여중생들이 그렇게 나오면 '찐삐라'들이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나와. '약을 대주고 있던 사람이 큰 교통사고를 당해서 3백만엔이 필요하게 됐다. 5만엔을 주지 않으면 못판다'고. 그런데 아이들이 어디서 그런 큰 돈이 있나? 그들도 아이들이 5만엔이 없을 거라는 건 다 알고 있지.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아이들이 물어오면 '아저씨하고 자면 5만엔 받을 수 있어'라고 말한다. 이때부터 원조교제, 직업매춘의 늪에 빠지는 거다"
 
- 보통 여자아이들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건가.
"물론. 그렇게 한 여자애의 인생이 끝나버리는 거다. 청소년기에 남자친구 하나 잘못 사귀는 바람에 마약에 중독된 직업매춘부가 된다고 상상해봐라. 얼마나 끔찍한가?"
 
- '원조교제'를 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수치는 과거와 비교했을때 지금 어떤가?
"그런 통계수치 자체가 없다. 왜냐면 일본에서는 이미 '원조교제'가 일상적인 것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원조교제는 돈 떨어지면 하는 습관과도 같다. 우리같은 어른들을 여중고생들은 atm(현금인출기)이라고 부르고 있는 정도니까. 호객행위도 그냥 도로에 서서 지나가는 남자에게 말해. '아저씨, 나 돈 없는데 용돈 좀 달라'고. 아주 일상적인 행위다"
 
- 옛날에는 이런 것들을 신문에서 보도하기도 했다.
"지금은 안한다. 그냥 일상적인 거니까. 수치통계가 최근에 나오지 않고 있는 건, 통계자체를 낼 수 없으니까 그런거다. 동네근처 길목에서 원조교제를 하고 있는데 통계낼 수가 없지. 물론 얼마전의 자위대 여자대원의 성매매나 학교 선생들이 그런 짓을 하면 실리긴 하지만, 보통의 원조교제는 아무도 안다룬다. 일종의 문화다" 
 
▲ 아카에다 쓰네오 선생   © 야마모토 히로키 / jpnews
- 상당한 문제라고 생각되는데, 내가 보수적인 건가? 
"문제인데 문제가 안되는 분위기가 되어 버린거지"
 
- 법적으로는 어떻게 되나.
"불법 아니다. 강간도 아니고 합의하에서 하는 거니까" 
 
- 하지만 미성년자인데 이해가 잘 안간다.
"이건 각 지자체마다 조례가 다른 것도 있는데, 조례안은 기본적으로 벌금형이다. 문제는 일본이 이런 부분의 법률이 상당히 후진적이라는 거다. 이른바 '성의 자기결정권', 즉 섹스해도 되는 것인가 아닌가를 13세 기준으로 잡고 있다. 전세계 89개국은 16세다. 대부분 중진국에서 선진국 사이인 이 나라들은 16세이하일 경우 합의하의 섹스일 경우도 레이프(rape)로 체포된다. 개방적이라 알려져 있는 미국도 플로리다주를 비롯해 7개주는 18세이하는 법률로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일본은 13세다"
 
- 13세만 되면 무방비상태에 놓인다는 말인가?  
"그렇다. 그런데 백번 양보해서 이것도 좋다고 치자. 문제는 섹스를 했을 때의 리스크, 그러니까 출혈이 있거나, 임신했을때 혹은 성병이 옮을 수도 있어. 이런 모든 것을 13살짜리 아이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건 현실성도 없을 뿐더러 너무나 잔혹하다. 최근에 보이는 성의 저연령화도 그것을 감독하거나 견제하는 법률이 없어서 그리 되는 것이다"
 
- 성교육이나 그런 건 어떻게 되나?
"그게 안된다. 성교육을 마치 금기처럼 받아들이는 것도 문제다"
 
- 왜 성교육이 터부시 되고 있나?
"일본은 성에 관한 것을 밖으로 드러내서 교육하고 표현하는 걸 꺼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있다. 얌전하고 예의바르고, 주위의 폐를 끼치지 않는 그런 인간으로 키운다는 교육관념도 있고, 또 성적인 이야기를 하면 매너가 없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있으니까. 학교교육도 그런 분위기에 매몰된 것이다"
 
- 하지만 가부키쵸나 번화가에 가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가부키쵸만 그런게 아니고 동네 편의점에도 성인용 잡지가 널려 있다. 일종의 갭인데 학교에서는 그런 성교육을 제대로 안 가르치고 풍속점이나 자극적인 성인용 컨텐츠를 아이들이 접하다 보니 섹스나 그런 건 무조건 기분좋고 즐거운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이런 걸 사람들이 제대로 나서서 이야기도 하고, 상담도 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무도 하지 않는다. 지금 정말 상황이 좋지 않다" 
 
- 아카에다 선생은 성상담이나 성교육을 하고 계신데,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10년전에 정확하게는 1999년 4월1일부터 시작했다. 1999년은 일본의 성에 있어 상징적인 해다. 먼저 여성용 피임약인 '필'이 마침내 해금됐다. 일본이 얼마나 성의 후진국이었냐면, 필을 판매금지시킨 이유가 그것때문에 성병이 늘어날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논리때문이었다. 아무런 구체적 보고서도 없이 그냥 그런 분위기였다. 그래서 선진국 중에선 가장 늦게 해금된 것이다. 또 하나는 비아그라다. 원래는 발기부전 환자들을 위한 약이었는데, 일본에서는 성행위를 위한 도구로 받아 들여졌다. 마지막은 휴대폰으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진 해이다. 이 세가지는 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특히 아이들이 무방비상태에 놓이겠구나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다"
 
- 휴대폰으로 인터넷 접속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나?
"1999년은 제2차 원조교제 붐이 불었다. 처음 원조교제 붐이 분 1990년대초반에는 텔레폰클럽(telephone club), 속칭 '텔레쿠라'를 통해 원조교제가 시작됐다. 여자아이들이 자기 속옷을 파는 '부르세라샵'도 이때 생겨나서 유행하게 되지. 이때만 하더라도 텔레쿠라에 가서 직접 전화를 하고 그래야 했다고. 그런데 1999년부터는 휴대폰을 통해 연결된 인터넷을 통해, 이른바 '아저씨'를 찾을 수 있게 됐다. 또 이때부터 여자쪽에서 먼저 '엔코(원조교제의 일본식 줄임말)상대'를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지금 원조교제는 대부분 여자애들이 먼저 접근한다고 보면 된다" 
 
- 이제 10년째인데 돌이켜보니 어떤가?
"글쎄... 1999년이 일종의 터닝 포인트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때부터 일본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고 본다. 성적으로 문란해진 터닝포인트가 된 1999년이라고 말이다"
  
- 지금 선생이 하고 있는 활동들은 결국 성지식을 가지라는 말인가? 
"물론이다. 제대로 된 지식을 가지지 않으면 섹스만큼 위험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임신후 중절, 자궁외임신에, 에이즈도 있지만, 에이즈외에 평생 낫지 않는 성병, 이를테면 파피로마 바이러스(papilloma virus)라든가 헤르페스, c형간염에 걸릴 우려도 있으니까"
 
- 평생 낫지 않는 성병도 있는가?
"지금 말한 것들은 낫지 않는다. 약먹어서 나은 듯 해도 몸이 피곤해지면 다시 발병한다. 헤르페스는 일생동안 이런 증상이 반복되고, 파피로마 바이러스는 자궁암으로 발전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런 걸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 알면 조심을 하게 되고, 그러면 콘돔도 당연히 착용하게 된다. 이런 지식이 없기 때문에 무작정 섹스는 재미있고, 기분좋고, 즐거운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신문, tv, 어덜트비디오 등은 섹스가 위험하다는 정보를 주지 않는다. 섹스는 즐겁고 재밌다는 것만 강조한다. 그러니까 당연히 아이들도 해보고 싶다고 여기게 되는 거다" 
 
- 옳은 성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요즘엔 남자아이들의 여자 사귀는 기준이 '대주는 아이'다. 옛날은 머리나 성격이 좋거나, 얼굴이 귀엽다던가, 스타일이 좋거나 그랬었는데, 이젠 섹스할 수 있는 아이, 쉽게 대주는 여자애들로 바뀌어 버린거야. 결국 남자들에게 있어 여자아이는 성의 도구인 셈이다. 나는 남자아이들, 특히 초등생 남학생들에게 자주 이야기하는게 니네들도 여자의 자궁에서 나왔다, 여자아이들이 커서 어머니가 되고 그녀들이 너희들을 낳았다, 여자는 소중한 존재니까 지켜주고 보호해줘야 한다고.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또 한번만 말하면 까먹어 버리니까 자주 말해야한다. 아예 머릿속, 귓속에 인이 박히도록" 
 
- 여자아이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남자아이들이 가져야 한다는 것이군요.
"그것도 있지만 여자아이들도 조심해야지. 잘 모르는 사람과 만나서 금방 섹스해서는 안된다는 기준이라도 세워야 한다. 아무리 취해도 조심할 것은 조심해야 한다라던가. 임신, 출혈등의 지식도 가르쳐 주고. 그런데 이게 잘 안돼. 여자아이들이 최근엔 워낙 자신감이 없어져서 혹시 내가 섹스를 거부하면 남자아이들이 날 싫어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부터 해버리거든. 그러니까 결국 어릴 때부터 이런 성지식과 함께 여자를 존중하는 마음가짐, 그리고 여자들은 거부할 수 있는 권리 이런 것들을 머릿속에 철저하게 주입시켜야 한다. 그런 일환으로 최근엔 '걸스가드(girls guard)'라는 콘돔도 개발했다"
 
▲ 아카에다 선생이 프로듀스한 성병체크 콘돔. 오카모토 제약회사에서 발매되고 있다   © 야마모토 히로키 / jpnews
 
- 이 콘돔은 지금 판매되고 있나? 
"그렇다. 편의점 체인 로손(lawson)이나 약국에서 팔리고 있다" 
 
- 보통 콘돔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걸스가드라는 말에서 알수 있듯이 여자아이들을 지켜주는 콘돔이다. 보통 콘돔들은 그냥 고무잖아. 피임효과만 있는거다. 그렇다고 또 100% 피임이 가능한 건 아니다. 걸스가드 콘돔은 콘돔 끝부분 안쪽에 '멘페골'라는 로션계 약품이 발라져 있어서 만약 콘돔이 찢어져 질내사정이 되더라도 정자들이 힘을 못써 결국 죽어버리고 만다. 또 성병을 가지고 있는 남자들은 멘페골이 귀두안으로 들어가 따끔따끔거려서 섹스자체를 못하게 된다. 성병체크도 되는 거다.
 
- 남자아이들은 싫어할 것 같다.
"그래서 난 이걸 여자아이들이 가지고 다녔으면 한다.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섹스하기 전에 이걸 끼라고 말해야 한다. 남자아이들도 여자친구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듣지 않겠나? 에이즈, 성병예방을 위해서라도 꼭 이런 자세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콘돔자체의 판매량이나 그런 것은 어떤가.
"일본은 지금 콘돔 소비량이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10년전만하더라도 연간 7억개였는데, 지금은 3억개 수준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성병예방이나 그런거에 둔감해지고 있다는 걸 알수 있다"
 
- 아까 말씀하셨듯이 일본의 에이즈/hiv 보균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렇지. 바보같은 나라야. 일본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고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그냥 섹스는 재미있고, 기분좋고, 낙천적인 거라고만 믿고 있어. 에이즈는 계속 늘어가고 있는데... 또 에이즈 뿐만 아니라 '크라미지아(chlamydia trachomatis)'도 늘어나고 있다. 크라미지아가 왜 무섭냐면 지금 전세계적으로 200만명 이상의 여성이 크라미지아에 걸린 상태에서 아기를 낳는데, 아기들이 전부 실명한 상태로 태어난다. 난관 염증을 일으키고, 나아가서는 난관폐쇄로 불임증이 돼버리고. 또 크라미지아에 걸리면 5배에서 10배정도 에이즈에 걸리기 쉽다"
 
- 일본인들은 에이즈 검사나 그런 걸 하지 않나?
"왜 안하나. 당연히 한다. 그것도 전부 무료다. 전국의 보건소에서 모두 무료·익명으로 검사를 하고 있고 우리가 하는 캠페인들도 전부 공짜다. 결과도 15분이면 나온다. 그런데 사람들이 검사를 안한다"
 
- 왜 안하는가.
"무서우니까"
 
- 무섭다?
"검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무서워한다. 만약 보균자라고 밝혀지면, 물론 예전처럼 죽지는 않지만 매달 25만엔씩 치료비가 든다. 보험처리를 받으면 약 17만엔을 절약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매달 8만엔씩 들고 일종의 커밍아웃을 한 셈이 되니까, 결국 일자리나 그런 것을 잃게 된다. 커밍아웃을 한 사람을 받아주는 사회구조나 인식이 안돼 있으니까 검사받고 혹시라도 에이즈 감염이 드러나 고통스럽게 하루하루 연명하는 거 보다 차라리 그 결과를 모른채 그냥 죽어버리는 게 낫다는 것이다"  
 
- 그럼 사실상 대책이 없지 않나?
"그렇다. 전사회적 캠페인을 벌이지 않는한 대책이 없다."
 
- 하지만 일본은 성에 대해 감추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아까 말했다.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대책이 없는 것이다"
 
▲ 아카에다 쓰네오 선생은 인터뷰 내내 심각한 얼굴 표정이었다   © 야마모토 히로키 / jpnews

- 그런데 선생은 대책없는 이 활동을 10년전부터 해오고 있다.
"물론 지엽적인 성과들은 있다. 월요일 심야 1시30분부터 문화방송(후지계열)에서 7년전부터 아이들의 성고민이나 상담을 들어주는 방송을 하고 있다. 2003년경이니까 6년인가? 아무튼 그 다음해부터 10대의 임신중절이 줄어들고 있다. 에이즈는 늘고 있지만 중절은 줄고 있는 것이다. 내 방송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나때문에 줄어든 거라고(웃음). 그리고 최근엔 규슈나 사가, 오카야마에서 내가 하고 있는 청소년 성상담실을 흉내내는 사람들도 생겨났고. 현실적으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란 정말 힘들지만, 그렇다고 손놓을 순 없지 않는가?"
 
- 언제까지 할 생각인가?
"아마 은퇴할 때까지 하겠지"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린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이것 때문에 끝장날지 모른다. 한국도 조심해라. 성교육을 확실히, 여자아이들을 존중하고 또 여자아이들은 자신감을 가져라"

-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끝)
 
■ 아카에다 쓰네오(65, 赤枝恒雄) 선생 약력 
아카에다롯본기진료소 소장. 산부인과 의사. 의학박사.
1944년 도쿠시마현 출생. 68년 도쿄의과대학 졸업. 77년 동경도 미나토구에 아카에다롯본기진료소 개업. 91년 재단법인 아카에다 의학연구재단 설립. 99년 무료성상담실 개설. 00년 방글라데시 모자보건병원(icmh) 다카 안에 아카에다 오케타니 유방관리 센터 설립. 02년부터 에이즈무료검진 시작. 04년부터 성교육 양성 강좌 "그룹 월요일의 아침" 설립. 사춘기 청소년들이나 성병이나 바라지 않는 임신을 막기 위한 "걸스가드" 운동을 전개중.
 
 
* 편집자 주: 이 글의 무단전재를 금합니다. 링크를 이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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