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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아베의 현실적·안정 외교, 그 속내는

아베 자민당 총재, 한중 양국과 관계개선 나서는 등 뜻밖의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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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호 기자
기사입력 2012/12/22 [08:15]

잇단 외교적 강경 발언으로 한국과 중국을 우려하게 했던 아베 자민당 총재가, 중의원 총선거 이후 집권이 결정되고나서부터 의외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의원 총선거 공약으로 내걸은 정부 주도 '다케시마의 날' 행사 개최를 보류하고, 중국과 영토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공무원을 주둔시키는 방안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또한, 내년 초에 측근을 통해 한·중 양국에 친서를 전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121218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     ©JPNews
 
 
지난 총선거 때까지만 해도 외교적 강경 공약을 내세워 주변 국가에 빈축을 샀던 아베였다. 그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 한·중 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아베 
 
오는 26일에 총리로 지명될 전망인 아베 자민당 총재는, 한중 양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일단, 자민당 아베 총재는 누카가 후쿠시로 전 재무상을 한국에 파견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친서를 전달하기로 했다.
 
본래 21일에 전달하려 했으나 박 당선인과의 일정 조정이 여의치않아 무산됐고, 아베 총리가 취임한 뒤인 내년 초에 후쿠시로 전 재무상이 다시 친서를 들고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또한, 오는 2월 22일에 열릴 예정이던 정부 주도 '다케시마의 날' 행사 개최를 보류하기로 했다. 따라서 내년에는 이 행사가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중의원 총선거 당시 작성된 자민당 종합정책집에는 "시마네 현이 지정한 다케시마의 날에 정부 주최로 축하 행사를 개최하겠다"는 공약이 기재돼 있다. 그러나 아베 총재는 초반부터 한일관계를 삐걱거리게 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행사를 보류했다.
 
또한, 아베 총재는 21일, 고무라 마사히코 부총재를 내년 1월, 중국에 특사로 파견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현재 다이빙궈 국무위원과의 회담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주장해온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내 공무원 상주' 계획도 당면적으로 보류할 방침이다.
 
한편, 한중 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서인지, 역사 문제에 대해서도 자민당과 아베 총재는 발언에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구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상 인정한 고노 담화에 대해, 아베 총재는 새로운 담화의 표명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아베 총재는 9월 당총재 선거에서 "고노담화의 핵심인 위안부 강제 연행을 증명하는 자료는 없었다. 새로운 담화를 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 아베 총재의 '현실적·안정 외교 노선', 그 의도는
 
아베 총재는 중의원 총선거 당시 자민당의 정권 공약으로 내걸었던 중·한 양국에의 강경자세를 일단 보류하고, 현실·안정 노선의 외교를 도모하고 있다.
 
먼저 미일동맹관계를 재구축하고, 이후 중국과 한국, 러시아 등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일 양국 모두 지도자가 바뀌는 만큼, 이를 계기로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아베 총재의 이 같은 행보는 2006년 총리 재임 당시에도 비슷했다. 아베 총재는 강경 보수파로 이름을 날리면서도 총리에 취임하자마자 최초 외국 방문처로 중국을 선택해 고이즈미 정권 시절 악화된 중일관계 개선에 돌입했다. 또한,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도 나서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 때보다 상황이 어렵다. 주변국가인 러시아, 중국, 한국과 모두 관계가 악화됐다.
 
특히, 중국에서는 대규모 반일시위와 폭력 사태까지 벌어졌고, 이에 일본계 기업들이 습격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불매 운동으로 일본제품의 중국내 판매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일본으로서는, 중국이 최대 교역국인만큼 이 같은 상황을 간과하기 어렵다. 
 
더구나 우방국인 한국과의 관계도, 독도 및 과거사 문제 등으로 최악의 상태에 다다르고 있다. 
 
이에 아베 총재는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이다.
 
아베 총재와 자민당의 안정·현실적 노선은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분명 환영받을 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주변국들이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것은, 아베 총재의 기본적인 인식이 변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총재는 자민당 공약집을 통해, 전력 보유와 교전권을 허락하지 않는 헌법 9조 개정과 집단자위권 행사, 정부 주도의 '다케시마의 날' 행사 개최, 센카쿠 열도 공무원 상주 등 주변국에 대한 강경 외교 자세를 내걸었다.
 
이는 실제 아베 총재의 본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그의 혈연관계가 이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아베 총재는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다. 기시 전 총리는 정치인으로서 헌법 개헌을 통한 자주 국방을 도모했다. 기시가 창당에 크게 기여한 자민당 또한 헌법 개정과 경제성장을 목표로 결성됐다.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지금 남아있는 목표는 헌법 개정이다. 아베 총재 또한 지난 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헌법 개정을 "자민당의 60년에 걸친 염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 기시 노부스케 전기)

외할아버지의 유지를 받든 아베 총재로서는 헌법 개정을 통한 보통국가화와 자주국방, 혹은 군사대국화는 언제가 꼭 이뤄야 할 사명이다.
 
또한, 독도와 센카쿠 열도에 대해서도, 지금도 일본 언론에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역사 인식에 대해서도, 만주국 정부의 고위관리로서 일본 제국주의의 일원이었던 외할아버지의 영향을 받고 있다. "위안부는 강제성이 없었다"는 것이 아베의 기본 역사 인식이다.
 
다만, 아베 총재는 외교적인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고, 이에 따른 '임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다케시마의 날' 행사와 센카쿠 열도 공무원 상주에 대해 완전한 중단이 아닌 보류한다고 밝힌 데서도 이는 잘 나타나 있다.
 
일단, 아베 총재는 지난 17일 기자회견 당시, 참의원 선거에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얻는 것을 주안점으로, 내각·당 인사와 정책까지 모든 사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121218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     ©JPNews


바로 헌법 개정을 위해서다.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중·참 양원 3분의 2이상이 찬성을 하고, 국민투표를 통해 투표자의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베 총재가 내년 7월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 때까지는 최대한 안정적으로 내각을 이끌어가려 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안정적인 내각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대외관계가 필수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다한들, 그의 인식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물밑에서 차근차근 '보통국가화'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발자국씩 조심스럽게 나아가고 있다. 그의 관계 개선의지는 환영하되, 항상 그를 주시하고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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