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목소리 큰 日재특회, 정작 법정에서는

교토 조선학교 습격사건 제15회 공판을 보러가다

가 -가 +

이신혜(프리라이터)
기사입력 2012/11/27 [17:35]

교토 조선 제1초급학교(초등학교) 습격사건의 15차 공판이 지난 11월 14일, 교토 지방법원 101호 법정에서 열렸다.
 
이 재판은 2009년 12월에 발생한 사건의 민사재판으로, "재일 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시민회(재특회)'의 회원들이 교토 조선 제1초급학교에 찾아와 "스파이의 자식들", "일본에서 조선학교를 몰아내자!"라고 외치는 등 차별적인 욕설을 섞어가며 가두 선전 행위를 한 데 대한 것이다. (역자주: 교토 조선 제1초급학교는 운동장이 없던 터라 학교 앞 공원을 운동장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재특회가 '불법점거'라며 온갖 차별적인 언사를 곁들이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 2009년 12월, 조선학교 앞 재특회 회원들의 시위     ©유튜브 캡처

 
 
11월 14일은 재특회 회장인 자칭 사쿠라이 마코토(본명 다카다 마코토)와 니시무라 히토시에 대한 증인심문이 이뤄졌다. 이날 15차 공판은 재특회 부회장인 야기 야스히로와 니시무라 슈헤이가 참석했다.
 
일단, 다카다가 증인심문에 앞서 선서했다. 
 
"거기 쓰여져 있는 그대로입니다"라며 애매하게 말할 줄 알았던 그는 자신의 주소와 아파트명, 호수까지 읽어내려갔다. 이후에 이뤄진 심문 과정에서는, 방의 크기, 월세 , 재특회의 요건에 대해 질문이 잇따라 나왔다.
 
다카다는 재특회를 결성한 이유에 대해 "재일연금소송을 TV에서 보고 결성하기로 결심했다. 연금을 1엔도 내지 않고 연금을 내놓으라고 말하는 재일조선인에게 화를 내는 것은 일반 일본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 재일연금소송: 일부 재일조선인, 재일한국인이 외국국적을 이유로 연금 수급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해 무연금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부당한 차별이라며 일본 정부에 제기한 소송. 각지에서 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나, 잇따라 원고 패소판결이 나오고 있다.)

다카다는 그 뒤, "(자신들을) 무뢰한으로 취급한다", "차별한다"며 마치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듯이 말했다. 덧붙여 "후회할 날이 온다", "내가 알게 해주겠다"등의 도발적인 발언도 이어졌다.
 
심문이 1시간 정도 이어지자, 그는 "허약 체질이니 빨리 끝내달라. 1시간동안 하기로 약속했잖느냐"고 하소연했고, 방청석에서는 실소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그 뒤, 니시무라 씨의 증인심문이 이어졌다. 

그는 사건의 발단이 지역주민의 메일로부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메일을 보낸 인물이 정말 지역주민이었는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현지조사라며 현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 뒤, 시청에 전화해 조선학교가 불법점거지인지 확인하려 했으나, 담당자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이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가두 선전 행위를 하기 위한 준비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조선학교 측 변호단은 니시무라를 상대로 세세하게 질문했다. 행동의 모순을 잡아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변호단 측은 니시무라가 과장되게 말하거나 거짓말하거나 했던 점을 차례로 열거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니시무라는 "변호단은 (이 재판을) 성실하게 임하고 있지 않다. 제대로 해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발언을 반복하자, 판사의 안색이 변했다. 판사는 니시무라에게 "재판소에 (성실하게 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냐"라고 일갈했다. 그리고 "변호사는 제대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판사의 말에 니시무라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은 마치 엄마에게 토라진 어린 아이 같았다. 옆의 재특회 회장 다카다는 반항기의 소년처럼 보였다. 두 사람 모두 40대다.
 
니시무라 씨에게는 아까 언급된 재일 무연금소송에 대해서 질문이 나왔다. 변호단은 "돈을 지불하지 않고 연금을 건네라고 말하는 것이 무연금 문제라고 보는가. 돈을 지불해서 연금에 가입하려 했으나 거절 당한 것이 무연금 소송이다"라고 언급하며, 이를 알고 있는지 묻자, 니시무라와 다카다는 인터넷에 떠도는 허위정보를 그대로 외워서 말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재판이 끝난 뒤, 지원자 집회에서 변호단은, 이번 재판에서 두 사람이 보인 언동에 대해 "공평한 장소에서는 (그들의 말이)공허하게 느껴진다. 그들의 말과 행동은 '그들만의 작은  마당'에서밖에 성립되지 않는 건 아닐까"라는 언급했다.
 
본래라면 성립되지 않을 공허한 것과 "작은 마당"이라는 말이 마음에 걸린다. 인터넷에 있던 '작은 마당', 그것은 바로 재특회라는 단체다. 여기서 자라난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친구들과 지인들로부터 조선학교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을 들었다. 납치문제, 조총련, 북한 등이 있기 때문에 조선학교가 공격받아도 어쩔 수 없다고 구태여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단지 눈 앞에서 울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게 싫을 뿐이다. 
 
나와 같은 세대의, 아이를 가진 여성들이, 이 재판의 방청에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가진 엄마들이 일상처럼 법원에 드나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재판때마다, 분노를 삼키며 울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힘들고, 위로해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를 항상 생각한다. 
 
[2009년 12월 재특회 회원들의 교토 조선 제1초급학교 앞 시위영상]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차별하는 자들의 어리석은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차별의 싹을 없애고 용서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잊어선 안 되는 것은, 교토 조선 제1초급학교가 공원을 이용하고 있던 것은 운동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왜 없었을까. 일본 국내에 있는 학교인 만큼, 제대로 된 교육설비가 없는 점, 이 점은 본래라면 창피해야 할 일이 아닐까. 보고 있으면서 못 본 척 해온 시간을 더 이상 늘려선 안 된다고 본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다만 방청하는 것. 방청하는 것은 배외주의를 용서하지 않는 것이며, 이 나라에서 같은 사회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을 지키는 것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다음 16차 공판은 1월 16일, 같은 교토 지방법원에서 열린다. 
 

※ 이 글은 재일동포 프리랜서 작가 이신혜 씨의 칼럼입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band URL복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JP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