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저가, 고품질로 일본시장을 석권해오던 맥도날드, 스키야, 유니클로 등 저가 대표브랜드들의 5월 매출액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들이 우연의 일치인가, 아니면 단순한 저가전략의 한계인가.
◆ 불황 속에서도 저가브랜드들의 마케팅전략 맹점 드러나
일본은 90년대 초반 이후 20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 디플레이션 불황속에서 가격은 항상 소비기준의 우선순위를 차지했다.
특히, 2008년 리먼 쇼크와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을 겪으면서, 일본 내에서는 사치하는 행위가 동일본 대지진 피해자들에게 결례라는 인식이 생겼고, 소비를 최소화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러한 일본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저가로 승부를 하려는 일본기업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마치 가격을 낮추면 고객이 늘어난다는 공식이 성립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단순 되풀이식의 저가 마케팅은 점점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저가브랜드 대명사로 불리는 3사의 경우, 전년 동월대비 5월 매출액이 맥도날드는11.0%, 스키야는 10.8%, 유니클로는 10.3% 감소했다. 반면, 저가 브랜드와는 달리, 백화점들의 고가 제품군은 전년 대비 매출액이 늘면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카시마야(高島屋)의 보석류판매는 4.4% 증가했으며, 미츠코시 니혼바시점(三越日本橋店)에서도 100만 엔 이상 보석류가 전년 동월대비 50% 증가했고, 시계 역시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지하식품매장도 전년 대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다이마루(大丸)의 경우 전년 동월대비 2.4% 증가하였으며, 이세탄(伊勢丹)도 전년보다 약간 증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일본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의 변화 속에 현재 많은 일본기업들이 가격책정에 골머리를 앓으며 합리적인 가격대를 찾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한다.
◆ 저가 브랜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데, 모든 저가 브랜드가 고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맥도날드, 스키야, 유니클로와는 대조적으로 일본의 편의점은 매출을 점점 증대시키고 있다.
저가정책을 펼치는 일본 편의점이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저가 정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군의 적절한 조합과 시간대별 캠페인의 다양화 등 소비자들을 자극할 수 있는 마케팅전략을 끊임없이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 재팬은, 흰쌀밥과 반찬류의 판매가 25개월 연속 전년 동월대비 증가했는데, 주먹밥 100엔 캠페인, 빵과 야채주스 30엔 할인, 심야 알뜰 쿠폰 등 다양한 캠페인을 적절히 조합한 지혜로운 마케팅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대형 슈퍼체인점도 저가 정책에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슈퍼체인인 세이유(西友)는 5월의 튀김, 면류판매액이 10% 증가했는데 자체 조리제품을 다양한 조합으로 저가에 내놓았기 때문에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 세계가 유럽 발 금융위기로 허덕이는 현 시점에서 일본의 소비패턴변화와 마케팅실패사례는 한국기업들이 향후 불황속에서 어떠한 마케팅전략을 구사해야 하는가에 대해 시사 하는바가 크다.
따라서 단순한 저가전략보다는 소비자를 자극할 수 있는 지혜로운 마케팅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같은 패턴의 가격할인정책에 대한 캠페인은 오히려 소비자 호응도를 크게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