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LCD) TV는 전년보다 7% 증가했지만, 브라운관TV(34%)와 플라즈마TV(7%)가 크게 감소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가격 하락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수년 전까지 화면 1인치에 약 1만 엔이라는 가격이 책정된 LCD TV는 현재 1,000엔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주요 시장도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어 TV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산케이 신문은 보도했다.
◆ 삼성만이 돈버는 TV시장
디스플레이 서치는 지난해 LCD TV가 전체TV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86.5%이며 내년에는 90%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차세대 TV로 불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세계시장은 2013년에 40만 대, 2014년에 225만 대, 2015년에는 500만 대로 LCD TV의 약 2%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선진국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신흥시장의 성장이 눈에 띈다. 북미, 서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작년 4분기 LCD TV시장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나 감소했다.
중국은 세계최대의 TV시장으로 작년에만 4,900만대가 팔렸다. 이 중 90% 이상이 LCD TV다.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의 TV 출하량은 12%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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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별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26.3%로 2006년 이후 6년 연속 세계1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모든 TV 기업이 영업 면에서 대단히 어려운 국면에 직면한 것이 현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LG전자. LG전자는 삼성에 이어 세계 TV시장에서 2위를 기록하는 거대 기업이지만,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즉 삼성전자 이외에는 이익을 내는 기업이 없는 산업구조가 돼버렸다는 것.
일본의 디지털 3사(소니, 파나소닉, 샤프)는 2011년 연결결산에서 약 1조 6,000억 엔이 넘는 적자를 발표했는데, 3사 모두 TV사업의 부진이 원인이었다.
◆'자전주의(自前主義)' 탈피하는 일본
2000년대 전반까지 TV 분야는 일본이 세계시장을 석권해왔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한국에 역전을 허용했다.
장인정신으로 대표되는 아날로그 시대에서, 범용부품을 조립하면 모든 기업이 비슷한 품질의 완성품을 제조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로의 이행이 그 배경에 있다.
컴퓨터의 경우, 대부분 조립은 대만이나 중국 기업이 담당하고 있으며, 급속한 가격 하락이 이뤄지고 있다. 더구나 각 업체별 성능 차도 적다 .핵심부품이나 모듈만 수입하면 기술력이 없는 중국도 일본과 비슷한 성능의 완성품을 제조할 수 있는 시대다. 이제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이 담긴 자전주의(自前主義 - 개발에서 생산까지 직접 관여하는 방식)는 이제 통용되지 않게 된 것이다.
더구나 각 일본 TV 제조업체는 기술적 우위성마저 상실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안으로 55인치 대형 OLED TV의 발매한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일본 기업이 같은 성능의 TV를 발매하려면 빨라도 내년이 될 전망이라고 한다.
소니는 OLED 패널 생산에서 파나소닉과 연계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샤프는 대만의 제조업체 홍하이와 자본·업무 제휴를 했다.
조금 늦은감이 있지만 '자전주의'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일본기업에서 활발히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신흥시장에서 이전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