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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도 싫어하는 日경찰의 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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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라 기자
기사입력 2012-02-28

일본에서 살다보면, 가끔 '지금 외국인이라고 무시하는 건가' 싶어서 욱하는 경우가 있다.  
 
욱하지는 않더라도 '내가 일본인이어도 그랬을까'하고 서러웠던 적은, 일본에서 오래 지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일본의 경찰과 대화할 때다. 처음보는 사람에게 경어를 쓰고 예우하는 것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
 
그러나 일본 경찰은 무턱대고 반말을 쓰기 일쑤다. 신분증이 없다고 '이상한 사람(?)' 취급하며 집까지 따라왔다 신분증을 보고서야 돌아갔다는 식의 일은 비일비재하다.
 
이전에 제이피뉴스에서 근무했던 한 기자는 일본 경찰과 반말 쓰는 문제로 실랑이를 벌였다는 체험기를 쓴 적이 있다.
 
가장 울분이 터지는 부분은 역시나 '외국인'임을 알고 나서부터 일본경찰의 태도가 돌변했다는 것이다. 이 기사가 소개되었을 당시 일본에 살고 있는, 혹은 일본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는 많은 독자들이 기사에 공감했다. 
 
※기사 참고 :  일본경찰들, 제발 반말 좀 쓰지 맙시다
 
그런데 필자는 최근에야 일본 경찰이 일본사람들한테도 막무가내로 반말을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일본 경찰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는 한국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까하는 바람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의 주변에는 다소 불량해 보이는(?) 일본인 친구들이 많다.
 
이 친구들이 간혹 트위터를 통해 "에잇, 경찰한테 또 잡혔다! 도대체 내가 왜 불심검문을 받아야 하는 거야?"라는 식의 글을 올리는 것을 보고도 '잡힐만 하니까 잡히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 넘겼다.
 
인디밴드를 하고 있는 친구들이라 모히칸 스타일의 헤어스타일을 하거나 금발머리를 하는 등 누가봐도 눈에 띄는 스타일이다. 게다가 간혹 무대의상이나 과도한 무대 분장을 하고 그냥 돌아갈 때가 있다. 그러니 경찰에게 불심검문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그런데 최근 "이놈의 경찰들은 예나 지금이나 왜 이렇게 반말을 쓰는 거야? 나이도 나보다 한참이나 어린 것 같구만(친구 나이는 30대 초반)"라고 올린 글을 보며, 살짝 의아하다고 생각했다.
 
'일본 경찰이 일본 사람에게도 반말을 쓰나?'
 
그러나 그 친구가 워낙 동안이기에 자신보다 한참 어리다고 생각해 그럴 수도 있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위의 친구와 달리 지극히 평범한 외모와 차림을 하고 다니는 일본인 친구(30대 초반 남성. 도쿄 거주)의 블로그 글을 보고는 확신이 섰다.
 
"내가 정치가가 된다면, '경찰이 모든 국민에 대해 경어를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률을 만들 것이다. 왜 그들은 항상 반말을 쓰는 것일까. 초면인 상대에게, 그것도 상대가 성인인데도 불구하고 반말을 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간단한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인간이 법의 파수꾼이라니. 그런 이들은 한시라도 빨리 그만둬줬으면 한다."

제이피뉴스의 동료 기자는 어학원 시절, 머리가 하얀 백발의 일본인 선생님이 자전거를 타고 오다 전조등을 켜지 않았다는 이유로 검문을 당했는데, 말 그대로 새파랗게 어린 경찰이 대뜸 반말을 썼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물론, 캄캄한 밤에 전조등을 켜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아버지뻘 되는 사람에게 반말을 쓸 필요는 없지 않는가.

여태껏 외국인이라 반말을 쓰는 줄 알았더니, 일본 경찰의 무례함은 만국 공통(?)이었다.
 
반말뿐만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불심검문은 '범인 체포, 범죄 예방 등을 목적으로 경찰이 수상한 거동을 하거나, 죄를 범하였거나 범하려고 하여 의심받을 만한 사람을 정지시켜 질문하는 일'을 말한다. 
 
그런데 일본 경찰의 경우, 이미 검문하는 대상을 범인(?) 취급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게 든다.
 
물론 검문 후 별 문제가 없다면, "가던 길 가시라"며 곧바로 돌려보내 주지만 그 또한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그런데 사소한 문제라도 발생한다면, 그야말로 깝. 깝. 하. 다. 더구나 그런 일은 꼭 바쁠 때 찾아온다.
 
일본에선 이같은 불심검문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나 일본 경찰은 자전거 도둑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어, 밤에는 자전거 전조등을 켜지 않거나, 조금이라도 수상해보이면 바로 불심검문에 들어간다.
 
행여나 신분증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자전거 등록자 이름을 모르면 정말 골치 아파진다. 이런 불심검문에 대비해 신분증은 항상 지참하고, 등록자 이름을 모르는 자전거를 함부로 타고 다니는 일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그들은 왜 이리 자전거 도둑을 잡으려 혈안이 되어있는 것일까.   


▲ 일본에서는 일상적으로 하는 자전거 검문(사진은 기사와 무관)     © JPNews

 
위에서 "자신이 정치가가 된다면, 경찰이 모든 국민에 대해 경어를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하겠다"고 했던 일본인 친구는 "모든 자전거에 등록번호를 붙여 전국적인 네트워트를 조성한다니 좀 바보같지 않아?"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거품을 물며 말한다.
 
"밤이 되면 일본의 경찰들이 자전거 도둑을 찾는데 필사적이 된다. 마치 자전거 도둑을 체포하는 데 모든 경찰력이 총동원된 듯 보인다. 왜 그렇게 자전거 도둑을 잡는 데 필사적이어야 하는 걸까. 제발 그 경찰력을 다른 데 사용해 주었으면 한다."
 
그의 말에 골똘히 생각해 보았다. 그래, 왜 그렇게 자전거 도둑을 잡는 데 필사적일까.
 
"얘네는 자전거 도둑밖에 못 잡아! 경찰이 하는 게 뭐가 있어? 자전거 도둑 잡는 게 다지."
 
명쾌한 해답을 준 건, 일본인과 결혼해 7~8년째 도쿄에서 살고 있는 필자의 친언니다.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는 언니는 특히 일본 경찰이 아동 학대 제보에 적극 대처하지 않아 아이들을 죽음에 몰아넣었다는 식의 뉴스를 보면, 부르르 떨곤 했다.  
 
"(집주인이) 허락을 하지 않아서 들어가지 않았다는 게 말이 돼? 아이들은 죽어가고 있는데?"
 
이쯤되니 이들이 왜 자전거 도둑 잡기에 혈안이 되어있는지 어느 정도 수긍이 되기도 했다. 그들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눈에 보이는 성과는 '자전거 도둑'을 잡는 것 정도가 아닌가.
 
실적도 좋고, 치안도 좋지만 시민을 너무 괴롭히는 일본 경찰이다.
 
 
▶ 살인사건에 휘말려보니
 
 
일본 경찰 이야기가 나왔으니 만큼, 필자가 일본의 경찰들과 조금 특별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2005년 3월 1일 신주쿠 가부키쵸에 있는 한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는 이자카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18세 소년. 그는 주방의 식칼로 70여 군데를 찔린 채 숨져 있었다. '과연, 누가 어째서 70번을 넘게 찌른 것인가' 그 극악한 살인 방법에 당시 TV를 비롯한 모든 매스컴이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었다.
 
당시 필자는 일본에 온 지 5개월이 조금 지난 상태로 일본어학원에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밤 집으로 돌아오니 룸메이트 언니가 파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경찰이 너 찾는다며 왔었어. 신주쿠 가부키쵸 살인사건 때문이라는데..."
 
그렇다. 살인사건이 난 이자카야가 바로 필자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이었다.
 
 
▶ 다음 편: 日경찰에게 살인사건 취조를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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