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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아사쿠사의 따스한 새해맞이

아사쿠사 센소지의 새해 첫날 '하츠모데初詣'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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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철 인턴기자
기사입력 2012/01/01 [03:54]

일본인들은 12월 31일 해가 저물면 새해의 신(도시가미,歳神)이 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해 마지막 날(오미소카,大晦日)은 새해의 신 도시가미를 맞이하기 위해 늦게까지 자지 않고 신사에 가는 풍습이 전해 내려져 왔다.
 
이렇게 새해가 되면 신사에 가 그 해의 운수를 비는 것을 ‘하츠모데(初詣)라고 한다.
 
12월 31일 자정 전부터 도쿄 도내 절이나 신사는 도쿄인들의 하츠모데로 어디에서나 긴줄이 늘어선다. 유명 절이나 신사는 도쿄 도민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가나가와 현, 사이타마 현, 치바 현에서도 하츠모데를 하러 찾아오기도 한다.
 
이번에 방문한 도쿄의 유명 관광명소 아사쿠사 센소지 역시 각지의 사람들로 크게 붐볐다. 밤 11시도 되지 않았는데 신사로 들어가는 입구엔 사람들로 넘쳐났다.

 

 
 

"내년에 저희가 결혼할 수 있도록 기도하러 왔습니다"

김정훈, 안혜진 씨는 일본 생활 4년 만에 처음으로 하츠모데를 왔다고 한다.

"좋은 것 같아요. 새해 첫날 그해의 목표도 세울 수 있고 지난해도 정리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해요. 내년이 기대된다고 할까 왠지 설레임 같은 것이 있네요"

안혜진 씨는 처음으로 하츠모데를 온 소감을 말해주었다.


 

어느새 거대한 줄이 센소지를 따라 생겼다. 어떻게 보면 일본만의 독특한 풍경이다. 절이나 신사에 가서 소원을 비는 모습에 왠지 모를 친근감이 들면서도 우리네에는 없는 설 풍경이라 보고 있자면 이곳이 외국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대열 속의 일본인들은 평소에 봐왔던 모습이 아니었다.
 
언제나 핸드폰을 쥐고 있던 아가씨의 손은 연인의 팔짱을 잡고 있고, 게임기를 들고 걸어가던 아이들도 여기선 아버지의 목마를 타고 즐거워한다. 헤드폰에서 들려오는 음악보다 친구들과의 대화를 즐긴다. 여기저기선 웃음꽃이 핀다.

이렇게 도쿄 사람들은 즐겁게 긴 줄을 기다리며 새해를 맞이했다.


 
 

12시가 넘어 새해가 되자 여기저기 탄성과 환희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케마시테 오메데토(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쓰다 시즈카 씨는 근처에 살며 매년 남편, 아이들과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매년 남편과 아이들의 건강을 기도하러 와요. 근데 올해는 재해 피난민을 위해서도 기도 드리려구요. 올해는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래요. 기자님도요"

조선족 허미선 씨는 전문학교에 다니는 동생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작년에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올해는 돈 좀 많이 들어오게 해달라고 왔습니다. 동생이 공부 열심히 할 수 있게 기도 드릴 겁니다"

사람들은 추운 겨울밤 속에서 1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불상(?) 앞에 선다. 불전 앞에서는 동전을 던지는 데가 있어, 그곳에 동전을 던지고 합장하면서 새해 소원이나 소망을 빈다.

아사쿠사 센소지에 모인 이들은 이렇게 가는 해를 정리했고 오는 해를 준비했다.

 

솔직히 대열 밖에서 긴 줄을 보고 있을 때는 잘 몰랐다. 단순히 '참 고생스런 새해 맞이다. 몸도 피곤한데 1시간을 기다려가며 굳이 저런 걸 해야할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열의 안쪽은 즐거움과 따스함으로 가득해, 추운 날씨 속에서 기다린 이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었다.

하츠모데는 일본 전통 문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은 우리네의 소박하면서도 소중한 기도가 담긴 서민의 문화여서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일본의 하츠모데는 보통 1월 3일까지 이뤄진다.



 
 
(사진 - 호소가이 사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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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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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나그네 12/01/01 [13:18]
이, 아사쿠사 다시한번 가고 싶다!  모두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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