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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의 벤처 신화' 日리브센스의 성공

일본 도쿄증권시장 최연소 상장을 일궈낸 '리브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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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하(프리라이터)
기사입력 2011/12/11 [17:10]

지난 12월7일 아르바이트 정보 사이트 ‘잡센스(j-sen.jp/)’를 운영하는 '리브센스(www.livesense.co.jp/)’가 '도쿄증권시장 마자스(Mothers, 우리나라 코스닥에 해당한다)'에 상장되었다.
 
이 소식은 일본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큰 뉴스가 되었는데, 그 이유는 리브센스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인 '무라카미 타이치(村上太一)'가 25살의 나이로 일본 증권시장 역사상 최연소 상장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이 기록은 지난 2006년 마자스에 상장되었던 인터넷 광고 회사 ‘어드웨이즈(www.adways.net/)’의 '오카무라 하루히사(岡村晴久)' 사장의 26세를 1년 정도 앞당긴 기록이다.
 
오카무라 사장도 어드웨이즈 공개 당시 큰 화제가 되었었는데, 그의 젊은 나이도 그렇지만 오카무라 사장이 중학교를 졸업해 선풍기 필터를 방문 판매하는 작은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직원 300명이 넘는 상장회사의 사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서 이번에 새롭게 최연소 상장 기록을 갈아치운 리브센스의 무라카미 사장의 경우 와세다 대학교 1학년 재학 중에 자본금 300만 엔으로 회사를 창업했는데, 고등학교도 와세다학원 고등부 출신에 에스컬레이터 진학으로 대학에 간 것을 보면 상당히 유복한 집안 출신인 듯하다.

▲ 무라카미 타이치 리브센스 사장 
 
 
무라카미 사장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사장이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 중학생 시절부터 착실하게 준비를 해왔고, 고등학생 시절에 창업을 위해 부기검정 2급, 정보처리기술자시험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와세다 대학교 1학년이었던 2005년 4월에 대학에서 실시한 ‘벤처 기업가 양성 기초 강좌’를 들으며 강좌 내의 비즈니스 플랜 콘테스트에서도 우승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06년 2월(대학 1학년)에 리브센스를 설립, 그 해 4월부터는 아르바이트 정보 사이트인 잡센스를 개설하였다. 그리고 이 잡센스가 개설 직후부터 크게 화제가 되면서 불과 2년 만에 흑자 전환, 그리고 5년 만에 도쿄증권시장 마자스에 상장하게 된 것이다.

리브센스가 성장한 원동력은 잡센스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잡센스의 성공은 일본 IT 업계에는 일대 사건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일본 IT 업계는 휴대폰용 소셜 게임 개발사들을 중심으로 버블이 형성되어 있다. 이번에 리브센스와 함께 마자스에 상장된 KLab 같은 회사도 그런 소셜게임이 히트하면서 급성장한 회사 중 하나다.
 
그러나 잡센스는 그런 ‘새로운 사업 영역’이 아닌 이미 기존에 강력한 업자가 인프라를 형성하고 있는 ‘취업 정보’라는 다소 신선함이 떨어지는 아이템을 다룬다. 대게 일본에서는 기존 업자들이 인프라를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 신생 업체가 들어가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취업 정보의 경우, 리쿠르트와 인텔리전스라는 거대 기업들이 거의 모든 인프라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진입 장벽은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잡센스는 그런 대기업과 경쟁해서 적어도 아르바이트 정보 사이트 분야에서는 KO승을 거두었다고 평가할만하다. 그 승리의 원동력은 바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정보 제공', 어찌 보면 단순한 그 하나 뿐이다.

왜 성공했을까? 그런 의문은 리쿠르트의 '프롬A'와 인텔리전스의 'an', 그리고 리브센스의 잡센스의 톱 페이지만 비교해보아도 답을 얻을 수 있다.


▲ 리쿠르트의 fromA    


▲ 인텔리전스의 an 


▲리브센스의 jobsence
 

프롬A도 an도 지역 중심으로 전개하는 아르바이트 정보지가 그 모체로 웹사이트는 그런 정보지에 이미 게재된 정보를 웹사이트에도 동시에 게재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사이트에 게재되는 정보는 정보지의 발매 스케줄에 맞춰서 주1회 혹은 월 2회 등의 주기로 한꺼번에 업데이트 되는 것이 통례다.
 
그리고 이런 이유 때문에 카테고리 분류는 자연스럽게 지역 중심, 노선 중심으로 되어 있다. 도쿄도를 정하고, 시부야구를 정하고 그 안에서 더 상세한 지역을 결정해서 안건 리스트에서 자기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는 방식이다. 조건 설정이라고 해봐야 시급이 얼마인지, 1주일에 몇 번 일하는지 등이다.

하지만 잡센스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구직자들에게 접근한다. 잡센스의 사이트 톱 페이지를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특징으로 찾기’라는 부분이다. 이 특징이란 구직자가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안건만 검색하는 기능이다. 그리고 이 조건은 시급이 얼마인지 같은 정보가 아니다.


▲잡센스의 카테고리 분류는 철저하게 구직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 JPNews
 

실제로 여기에 쓰이는 조건들은 '유니폼이 있는 아르바이트', '머리 염색해도 괜찮은 곳', '피어싱 해도 괜찮은 곳', '담배 피워도 괜찮은 곳', '바이트 2탕 뛰어도 잔소리 안 하는 곳', '몸을 움직이는 일', '사람과 많이 접촉하는 일', '외국인도 OK인 곳', '일주일에 1번만 일해도 되는 곳', '기혼자도 환영하는 곳', '1주일에 한번만 일해도 되는 곳', '일급으로 주는 곳', '주급으로 주는 곳', '고등학생도 OK인 곳' 등이다.

또 이와 함께 눈에 띄는 기능이 '일하고 싶은 건물명으로 찾기'이다. 일본에는 유명한 건물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건물들은 하나의 문화적 상징으로서도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시부야에 있는 109(마루큐)에서 일하고 싶은 경우 마루큐를 선택하면 그곳에 입주한 업체들의 구직 정보만 볼 수 있다. 타카시마야, 미츠코시, 파르코, 다이마루, 라포레, ALTA, 마크시티 등 구직자가 일하고 싶은 건물에서 일할 수 있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잡센스는 사이트의 모든 정보가 철저하게 구직자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쉽게 되어 있다. 구직자의 니즈를 충실하게 반영한 것이다. 이런 방식은 일본에서는 상당히 혁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일본의 구직정보는 수십 년 동안 지역 정보지를 중심으로 제공되어 왔고, 이런 정보지들은 대개 사람을 고용하는 고용주만을 상대해왔다. 그러다 보니 실제 구직자들은 정보 제공자에게는 고객이 아닌 셈이다.
 
그저 정보지만 많이 찍어서 전국적으로 대량 배포하면 되는 것이고, 정보지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아르바이트 정보가 게재되어 있는가로 판가름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더 많은 고용주들을 확보하는 영업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런 방식으로 너무 오랫동안 시장이 유지되다 보니 일본의 구직 정보 제공 업체들은 지나칠 정도로 보수적이다. 그리고 기업들이 대형화 하다 보니 리쿠르트, 인텔리전스 등의 회사들은 기업의 핵심 인력들이 대부분 일본 내 명문대학 출신들로 채워지게 되었다. 일본은 대학 등록금이 매우 비싸고, 일본 최고의 명문대들인 도쿄대, 교토대, 히토츠바시, 와세다, 게이오 등등의 학교는 어느 정도 유복한 가정의 자녀가 아니면 들어가기가 조금 힘들다.
 
그리고 리쿠르트 같은 일류 기업에 취업할 정도의 재원이었다면 아르바이트 정보지나 취업 정보 사이트를 보면서 아르바이트를 찾아본 경험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아르바이트 정보를 원하는 고객이 어떤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지, 실제로는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를 알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설령 고객의 니즈가 반영이 된다고 해도 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게는 몇 년이나 걸리기도 한다. 아마 한국이었다면 3달 정도면 반영되었을 니즈가 말이다.

일본이란 시장은 이런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것 같다. 아무리 기존 업체가 꽉 쥐고 있는 분야라고 해도 충분히 신생 업체가 성공할 수 있는 찬스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리브센스는 잡센스의 성공 이후 상업 영역을 확장해서 중고차 정보 사이트 ‘모터즈넷(motors-net.jp/)’, 부동산 정보 사이트 ‘도어칭타이(chintai.door.ac/)’ 등을 운영하고 있다. 양쪽 모두 기존 대형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이기에 그 시장에서도 혁명을 일궈낼 수 있을 것인지 기대감은 증폭되고 있다.

 

| 김상하(프리 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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