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현지 시간) 뉴욕외환 시장에서 엔화의 매입 움직임이 거세졌고, 엔 가치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결국 1달러 = 75엔대에 접어들어 동일본 대지진 직후인 3월 17일 기록한 전후 최고치(1달러 = 76엔 25전)를 경신했다.
일본 엔화 가치는 시장 예상을 밑도는 16일 유럽연합(EU)의 실질 역내 총생산(GDP)과 계속되는 미국 경제 지표의 악화를 배경으로 크게 상승했다. 미국, 유럽 경제 악화로 인해 세계 경제 전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투자가들의 소거법에 의해 엔이 자금 도피처로서 주목 받게 된 것이다. 그나마 투자하기 가장 안전한 통화가 엔이었다는 것. 이 때문에 엔 매입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도쿄외환시장의 엔 환율은 한때 1달러 76엔 38전을 기록했고, 이어서 런던 외환시장에서는 한때 1달러 76엔 31전까지 엔고가 진행됐다. 이 흐름을 이어받은 뉴욕시장에서는 전후최고치를 돌파했다.
시장 관계자들과 일본 금융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경기 악화 우려가 줄지 않는 한 당분간 엔고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같이 계속되는 엔고로, 동일본 대지진의 타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일본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달러 대비 엔 가치의 전후최고치 경신으로 인해, 일본 당국이 환율 조정 개입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달 4일, 엔 가치의 전후최고치 경신 우려에 따라 한차례 외환개입에 나선 바 있다. 또한, 개입과 함께 국채 등 자산을 매입하는 기금의 규모를 40조 엔에서 50조 엔으로 증액하는 추가금융완화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엔 가치의 전후최고치 돌파로, 더욱 강도 높은 금융완화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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