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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리 오타쿠끼리 사귀어볼래요?"

오타쿠 전용 미팅사이트, 결혼정보업체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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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정 기자
기사입력 2011/07/06 [15:23]

최근 일본에서 오타쿠 취미를 가진 성인남녀를 맺어주는 결혼정보사이트 및 미팅 플랜이 인기를 끌고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오타쿠란, 어떤 특정분야에 매니아 이상의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즐기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일본어. 최근에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SF 팬 등 일본문화를 즐기는 세계 젊은이들이 늘어가면서 일본문화, 특히 서브컬쳐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는 세계적인 공통어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사회 중심에서는 약간 벗어난 이미지가 있었던 오타쿠층을 대상으로 남녀간의 즐거운 만남을 주최하는 서비스가 요즘 일본에 인기다.

오는 17일 사이타마현 쿠키시 와시미야지구에서는 인기애니메이션 '러키☆스타'의 남녀 팬들이 어울려 단체미팅을 갖는다. 이름하여 '오타쿠의 결혼활동 와시미야학원편~ 취미뿐인 당신에게~'. 
 
와시미야 지역 상공회 청년부가 개최하고 있는 이 단체미팅은 지난 2010년 가을에 제 1회가 개최된 이후 반응이 뜨거워, 올해 제 2회째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한다. 참가자격은 20~40세의 미혼남녀, 참가조건은 '어떤 분야든 오타쿠일 것, 오타쿠를 이해하고 있을 것' 등.
 
제 1회 때는 오타쿠 단체미팅이라는 것이 화제가 되어 총 501명(여성 115명)의 참가신청이 쇄도했다. 이 중 40명을 선발하여 미팅을 진행한 결과 무려 7커플이 탄생하게 되었다. 올해는 남녀 각 20명 씩 정원 40명 모집에 남성 신청자 100명 이상, 여성신청자 20명 이상 등이 참가희망을 신청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오타쿠 취미 커플을 맺어주는 결혼정보사이트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결혼정보회사 '퍼스트 콘택트'는 오타쿠 남녀를 대상으로 하는 결혼정보사이트 '오타코이(ヲタ恋)'를 개설했다.
 
이 회사 대표인 도코로 켄이치 씨는 "결혼상담소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오타쿠를 무시하거나 경원시하는 경향이 있어, 취미가 애니메이션, 게임, 철도 등 오타쿠적 취향이더라도 쓸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취미를 숨기는 것보다는 오타쿠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만남의 장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오타코이'를 만들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사이트에 회원등록을 하면 익명으로 사이트에 프로필이 게재되고, 마음에 드는 사람을 발견하면 상대방의 이메일을 알아낼 수 있다. 그 다음은 이메일을 주고받아가며 서로를 알아가면 된다. 6월 제이캐스트 취재에 따르면 이 사이트 회원은 30명 정도로 그 중 20명은 남성. 아직까지 회원수는 적지만 조금씩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회원들은 "오타쿠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라는 유대감이 좋다"라며 오타쿠 미팅사이트의 장점을 꼽고 있다. 
 
오타코이 도코로 켄이치 대표는 "결혼하기 위해서 취미를 그만둘 수는 없지 않은가. 감추면서 뒤에서 몰래몰래 취미활동을 할 수도 없고. 그럴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취미를 이해해주는 상대를 찾으려고 한다"고 이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 6월 6일 개설된 '아에루라' 오타쿠 미팅사이트는 홈페이지 제작회사 너겟(ナゲット)이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대표인 하세가와 츠요시 씨는 자칭 '건담 오타쿠'로 자신도 아에루라 서비스를 통해 오타쿠 미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제까지 공동 맞선이나 결혼정보회사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오타쿠가 참가하기에는 어려운 자리라는 것을 깨닫고, "그럴거면 오타쿠 전문 결혼정보사이트를 만들고 오타쿠끼리 즐겁게 지내자는 발상을 하게 되었다"라고 서비스 오픈 이유를 밝혔다.
 
이 회사에서는 오타쿠 분야도 구체적으로 나누어 애니메이션 중에도 전투, 미소녀계, 치유계 등 다양한 장르로 나누어 취미가 맞는 사람끼리 커뮤니티를 넓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 1회 맞선파티는 지난 6월 26일 애니메이션 오타쿠 한정으로 열려 약 200여 명의 참여가 있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오타쿠를 위한 미팅, 결혼정보서비스는 현재 계속 늘어가는 추세다.
 
▲ 사이타마현 쿠키시 와시미야지구에서 열리는 러키스타 축제  ©MANTANWEB 사진캡쳐

그렇다면 왜 요즘 일본에서 오타쿠 결혼정보서비스가 유행하게 된 것일까?
 
그 이유 중 하나로는 최근 몇 년간 일본에서 유행중인 결혼활동(婚活) 붐을 들 수 있다. 결혼활동이란 취직하기 전에 이력을 높이고 좋은 회사를 찾기 위해 취직활동을 노력하듯이 좋은 결혼을 위해서는 정보를 모으고 원하는 상대를 고르고, 만나보는 적극적인 결혼활동이 필요하다는 데서 만들어졌다.
 
불경기가 계속되고있는 일본에서는 빨리 안정을 찾고 싶어하는 젊은이가 늘어나면서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20-30대 비율이 높아졌지만, 여성들의 사회참여비율 상승 및 비정규직 문제 등 여러 사회적인 문제로 결혼을 못하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결혼은 하고 싶지만 못하는 이들이 늘어가면서 다양한 이성과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결혼정보회사도 유행하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결혼정보회사용 학력, 경력, 재력만을 추구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실제 결혼활동을 하는 여성들이 원하는 조건은 "남성연봉 700만엔 이상" 등 경제력에만 촛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리고 결혼활동은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과 만남을 가지다보니 취향보다는 조건만 만족하는 사람을 찾게되었다.
 
그러다보니, 이에 대한 반발로 '결혼에 진짜 필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극단적으로 보일지라도 오타쿠를 위한 결혼정보서비스가 생겨나는 것이다.
 
오타쿠 한정 남녀만남이라는 것은 극단적일지 모르겠지만, 직업과 수입별로 사람의 등급을 나누는 결혼정보회사보다는 취향과 취미를 이해해주는 서비스라는 생각이 든다. 오타쿠 미팅사이트는 어쩌면 결혼을 조건으로만 생각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한 번쯤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기회를 주는지도 모르겠다. 
 
▲ 아키하바라 아소빗토시티 3층 입구 전경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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