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한류 큰손은 달랐다. 한국에서 방영되는 많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이 일본으로 속속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류 스타'라 불리우는 이들은 많지만, 역시 '원조'의 힘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했다.
일본에서는 한류 4대천왕이라 불리우는 이들이 있다. 거기에는 물론, 한류붐을 일으킨 '욘사마' 배용준이 굳건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장동건, 이병헌, 원빈 이 네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됐었다. 2004년을 전후로 일본 내에 '한류붐'을 일으킨 장본인들을 가리키는 말로 이후, 권상우, 류시원, 송승헌이 그들을 넘보는 인기를 얻으며, 4대천왕이라는 말은 무색해졌지만 말이다.
송승헌은 2000년 드라마 <가을동화>로 한국에서의 인기는 물론, 아시아 전역에 그의 이름을 굳게 새겼다. <가을동화>는 2000년부터 2002년 사이에 일본 방송국에서도 방영되기 시작했고, 그 인기가 하늘을 찔러 지난해까지 공중파 방영이 될 정도로 재방송에 재방송을 지속했다.
원조 한류스타 송승헌은 군대문제로 인해 공백이 길었기 때문에, 더욱 일본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영화 <숙명>, 드라마 <에덴의 동쪽>으로 컴백. 영화 <숙명>은 지난해 10월에 전국 개봉하고 <숙명>으로 도배된 지하철이 다니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키도 했다.
그런 송승헌이 드디어 일본에 떴다. 지난 17일 오후 1시 30분,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그를 보기 위해 수백명의 팬들이 몰려들었고, 오랜만에 등장하는 '거물 한류스타'에 일본 미디어들도 대거 움직였다.
▲ 에덴의 동쪽은 이제 일본에서도 방영! ©jpnews | |
이번에 송승헌이 일본을 찾은 이유는 일본 공중파 tbs에서 <에덴의 동쪽>이 방영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3월에 막을 내린 드라마가 4개월만에 일본 공중파를 타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관서지역을 위한 mbs, 후쿠오카 지역을 위한 rkb, 케이블방송 bs-tbs, cs tbs에 이르기까지 한 방송사의 전 라인에 동시에 방영되는 것은 한국드라마 사상 처음있는 일이라고 한다.
이에, 송승헌은 <에덴의 동쪽> 프로모션차 일본을 찾아, 18일 오후 4시 30분 tbs 아카사카사카스 광장에서 스페셜 이벤트 및 정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승헌을 보기 위해 모인 팬들은 무려 3,000여명에 이른다고 알려졌고, '거물 한류스타'를 찍기 위해 모인 기자들은 약 150여명에 이르렀다.
■ 더운 날씨에 너무 많이 몰린 팬, 안전사고 우려돼
맨 앞 줄에 있었던 팬들은 18일 아침 7시부터 tbs 아카사카사카스 광장에 집결했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송승헌을 보기위해 단단히 준비를 하고 온 이들은 음료수며 간단한 먹을거리, 팬클럽 수건이며, 브로마이드, 송승헌 인형 등 응원도구를 지참했다.
그러나 7월의 무더운 날씨에 점점 몰려드는 팬들로 인해 앞 줄의 팬들은 거의 숨을 못 쉴 정도로 밀리고 있었고, 이에 이벤트를 준비한 tbs도 행여 안전사고라도 생길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몇 번이고 '몸 상태가 안좋은 분들은 말씀해주세요'라든지 '앞 줄에 있는 팬 중 음료수가 필요하신 분들은 말씀해주세요'라든지 '뒤에서 자꾸 밀면 앞 줄의 팬들이 괴로워진다'고 방송을 했다.
결국, 이벤트 직전, 몸 상태가 나빠진 앞 줄의 팬이 나왔고, 몸 상태가 나빠진 팬의 자리를 옮기는 등의 작은 소란도 벌어졌다.
▲ 송승헌이 나오자 행복해진 팬들 ©jpnews | | |
너무 많이 몰린 보도진들 때문에 사상 초유 기자들의 행렬도 생겼다. 원래 예정된 기자회견 접수 시간은 3시 30분이었지만, 오전 중부터 기자들이 몰렸고, 줄을 선 기자들에게 번호표가 배부되었다. 그러나 일찍 오는 것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번호표대로 자리 제비뽑기를 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사진 기자들만 약 5~60명, 취재기자 3~40여명, 방송국 촬영이 10여 군데 몰린 가운데, 사진기자들은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위치 선점이 불가피한데, 이를 제비뽑기로 진행된 것이다. 때문에 일찍 온 기자들도 '운'에 따라 뒤쳐지기도 해, 여기저기서 탄성이 들려왔다.
팬들과 기자들이 어수선한 가운데, 드디어 행사 시간이 다가왔다. 무대 뒤편에도 팬들이 몰려있는지, '꺅' '꺅' 소리가 들려왔고, 아나운서의 멘트에 따라 송승헌이 등장했다. 위아래 검정수트에 흰색 와이셔츠 단추를 두개정도 풀은 모습으로 수염을 조금 기른 모습이었다.
그의 등장에 3000여명의 팬들은 일제히 '꺅' 환호를 질렀고, 손을 흔들며 '승헌씨~'를 외치고 있었다. 송승헌도 한동안은 말을 잃은 채,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며, 이쪽저쪽을 둘러봤다. 이어 일본어로 '안녕하세요. 송승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네고 본격적인 토크쇼에 접어들었다.
일본에 올 때마다 맑은 공기에 친절한 사람들로 스트레스가 있다가도 풀리는 듯 하다며, 일본에 대한 인상을 밝히고, 자신이 하는 것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과분한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좋은 영화, 드라마로 감동을 드리는 것 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다짐을 밝힌 그는 올해 일정으로 화보촬영과 가을 쯤 영화 작업, 내년 초나 여름쯤 드라마를 계획하고 있다고 스케쥴을 알리기도 했다.
약 20여 분간의 질의응답 시간을 마치고, 보도진들과의 포토타임을 가진 후, 송승헌은 일단 퇴장했다. 이후, 약 30여분간 미니팬미팅을 마련해, 팬들과 직접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tbs 방송국에서 우편으로 모집한 미니팬미팅 응모는 무려 2만여 통이었다고 한다.
꿈에 그리던 송승헌을 눈 앞에 하고, 감동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수많은 팬들, 송승헌을 향해 손을 흔들다 송승헌이 손을 흔들어주면 환성과 함께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5년만의 드라마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여전히 그를 기억하고 아끼고 있었고, 사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