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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은 이상득 의원에게 있다?
아사히신문(11일자)이 1면 박스기사로 10일 있었던 간 나오토 수상담화에 한국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 힘이 컸다고 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신문은 수상 담화가 발표된 이후의 한국정가 분위기와 담화 발표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막후에서 어떤 말들이 오고 갔는지 자세히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담화가 발표되기 하루 전인 9일만 하더라도 양국 정부사이에는 미묘한 분위기가 흘렀다고 전했다.
중앙아시아를 방문중인 오카다 가쓰야 외무성 장관은 이날 한국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담화 골자를 처음으로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문장, 단어가 들어갈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않아 유 장관은 마지막까지 담화문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한국정부로서는 바빠질 수 밖에 없었다. 일본정부가 다음날 담화문을 발표한다는 사실을 입수했기 때문이다. 한국정부는 밤을 새워가며 일본측에 담화문 전문을 달라는 교섭을 진행했고 당일(10일) 아침 6시에 비로소 입수할 수 있었다.
담화문을 분석한 한국정부가 "이 내용이라면 괜찮다"는 의사를 전달한 시간은 일본정부가 담화문을 발표하기 직전인 오전 10시였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측이 담화 내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 "이번 담화작성에 한국측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한국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한국내에서는 시민단체가 일본정부에 전쟁피해자에 대한 개인보상 및 사죄를 요구하는 운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만약 한국정부가 이번 담화 안건에 대해 교섭을 진행한다면 담화가 나온 후 '이것밖에 못 얻어냈나', '밀약이다' 라는 여론의 화살을 받을 수도 있었다."(한국정부 관계자)
이 신문은 정부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 인물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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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의원연맹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이상득 의원은 지난 7월 한국을 방문한 와타나베 고조 일한의원연맹회장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전향적인 수상담화가 발표된다면 동생(이명박 대통령)은 역사인식문제에 종지부를 찍을 생각이 있다."
이 신문에 의하면 민주당 정권이 발족한 이래 한일간 정치 파이프가 막혀가고 있어 이상득 의원은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서도 이상득 의원이 동분서주해 이번 수상 담화를 이끌어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8월 10일이라는 발표시기에 대해서는 한국정부고관이 7월 방한한 일본 민주당 의원단에게 "(수상 담화를) 발표한다면 8월 15일 이전이 좋다. 그러면 (8월 15일 광복절에 있을) 대통령 연설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조언에 따라 정했다고 한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조선왕조의궤 인도'와 관련해 '반환(返還)'이 아닌 '인도(渡す)'라는 표현을 쓴 된 경위에 대해 '기본적으로 무라야마 담화를 답습한다'는 전제하에 '수상담화'를 발표하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담화를 주도한 센고쿠 관방장관(비서실장에 해당)은 인권변호사출신으로 "우리들 세대에서 결론을 내야하는 일이라는 게 지론. 몇번이고 장관자신이 몇번이고 문구를 수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민주당 내 담화 발표에 반대하는 의원도 있어 큰 틀은 기존에 발표된 담화내용으로 유지하되, "한국사람들의 뜻에 반해 이루어진 식민지 지배로 인해, 나라와 문화를 빼앗겨..."라는 표현은 한국측을 배려해서 넣었다는 후문이다.
닛케이는 수상의 담화가 평가받을지 여부는 앞으로의 한일관계가 좌우할 것이라며, "북한문제의 연계, 한일경제협정, 독도문제...등 전략적인 우호관계를 어떻게 쌓아나갈 것인가, 수상의 지도력에 달렸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