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취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다가 살인을 하게 된 50대 태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살인에 이르게 된 경위 때문인지 일본에서는 살인을 한 태국인 남성에 대한 안타까움과 동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시각은 11월 2일 밤 7시반 무렵. 요코하마 시 나카 구의 한 번화가였다. 이 근방은 태국 상점이 많아 '타이 타운'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술에 취한 일본인들이 한 태국음식점 앞에 놓여진 자전거를 걷어차는 등 난동을 부려 태국인 점원들이 주의를 주었고, 이때부터 일본인들의 폭행이 시작됐다. 목격자에 의하면, 일본인 일행은 태국 직원들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일방적으로 폭행했다.
일본인 무리의 무차별 폭행에 신변의 위협을 느낀 53세의 한 태국인 직원은 부엌에서 칼을 가져왔고 취객들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일본인 두 명이 배, 가슴 등에 자상을 입었고 신고를 받고 달려온 구급대원이 이들을 병원에 후송했다. 한 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었으나 부상정도가 심했던 한 명은 과다 출혈 등에 의한 사망이 확인됐다.
경찰은 칼을 휘두른 남성을 체포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 당시) 주방에 있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른다"고 진술했다.
태국인 용의자는 자기방어를 위해 칼을 휘둘렀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결국 그 행동으로 한 사람이 목숨을 잃게 됐다. 그에 따른 법적 책임도 지게 됐다.
한편, 이번 사건이 보도되자, 일본 여론은 의의로 용의자를 두둔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용의자의 상황에 도리어 공감하고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폭력배 같은 인상의 덩치 큰 중년 남성들이 태국인 직원들을 때리는 현장 영상이 인터넷상에 확산된 점도 이러한 여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아래는 일본 최대 포탈사이트 '야후 재팬'의 관련 기사에서 가장 추천 수가 많았던 댓글이다.
"태국인들에게 일본인들이 이렇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다. 열심히 살던 태국인 직원이 술에 취해 날뛰는 일본인에 의해 설마했던 인생을 걷게 됐다. 정말 일본인으로서 미안하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보면 알겠지만 피해자 쪽이 절대적으로 문제의 발단을 제공했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판단해주었으면 한다."
"같은 일본인으로서 매우 죄송스럽다. 이국의 땅에서 최악의 결말을 맞게 됐다. 원인을 제공한 것은 일본인 측이라 안타깝다. 사람을 찌르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을지 모르지만, 만약 내 아내나 연인, 가족이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나도 같은 일을 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완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상대였고, 인원 수도 상대가 더 많은 상황이었다. 경찰을 부를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 일본의 사법부가 공정한 판결을 내리길 바란다."
"룬루(용의자) 씨가 불쌍하다. 열심히 일하고 평소에 평판도 좋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정당 방어이기 때문에 잘 해결되길 바란다"
"전에 나고야 볼링장 주차장에서 폭주족 집단에 둘러쌓인 사람이 공포에 질려 폭주족 한 명을 차로 친 사건이 있었다. 한 대도 맞지 않았으나 정당방위로 인정받았다. 이 사건도 정당방위 처분이 내려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