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바둑계의 기대주인 여류기사 나카무라 스미레 3단(14)이 한국 기원으로의 이적 절차를 밟고 있다고 11일 아사히 신문은 보도했다. 이미 일본기원의 승낙을 받아 한국기원에 기사 등록을 신청했다고 한다. 인정되면, 해외로 이적해 활동하는 첫 일본인 기사가 된다.

2019년 4월, 일본 기원은 나카무라 양을 '세계 최고가 될 인재'라며 특례 채용제도를 마련하면서까지 프로로 채용했다. 일본 바둑계 사상 최연소인 만 10세 0개월 때의 일이었다. 4년째를 맞는 올해 2월에는 사상 최연소인 만 13세 11개월에 첫 타이틀인 '여류기성'을 따냈다.

지금까지의 통산 전적은 147승 82패. 그동안 일본 여성기사로서 다섯 손가락에 들어가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 한국 이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나카무라는 이미 한국과 연을 맺고 있다. 프로로 들어가기 전인 초등학생 시절 장기간 한국 기원에서 수업을 받았다. 

나카무라는 한국 프로기사시험을 거치지 않고 대국할 수 있는 '객원기사'로 등록을 신청했다. 한국기원은 일본기원의 추천서를 받은 상태이며 이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현재 조정을 진행 중이다. 정식결정은 연말연시 무렵이 될 예정이며, 일본기원은 이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나카무라는 내년 초에 여류기성전 타이틀 방어전에 출전한 뒤 3월즈음 이적할 에정이다. 이적 뒤에는 일본 국내전에는 출전하지 않고 한국에서 한국기사들과 대국을 하게 된다.

한편, 나카무라 양의 한국 이적이 전례가 없었던 일인 만큼, 일본 바둑계 내부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아쉽지만 본인 의향이니 어쩔 수 없다", "스포츠계에서는 해외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바둑계의 이런 흐름도 필연적인 것. 잘해줬으면 좋겠다"며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일본기원의 고바야시 사토루 이사장은 11일 오후, 일본 취재진에 "더 높은 수준에서 바둑의 기량을 높이고픈 마음은 당연한 것이다. 나카무라 여류기성의 도전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싶다. 차세대를 짊어진 스타 기사의 이적을 아쉽게 여기는 목소리도 있지만 바둑계에 새로운 역사를 새기는 일인 만큼 그녀가 한일 많은 팬들에게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