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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日언론 반응은

비판적 日언론, "국제법 위반 논점 회피", "일본 경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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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호 기자
기사입력 2019/01/10 [15:54]

일본 언론은 진정 북한으로 먹고사는가? 과거 일본뉴스를 보고 있으면 북한 뉴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나왔다.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이 일본의 관심대상이었다. 그런데 요즘 그 '주역'이 바뀌었다. 이젠 한국이다. 북한을 대신해 연일 톱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위안부 '화해 치유 재단'의 해체를 비롯해서 대법원의 강제징용자 배상 판결, 사격 통제 레이더 조준 논란 등으로 일본의 신문 지면이나 시사잡지 표지, TV 뉴스프로그램에서 한국이 나오지 않으면 이제는 서러울 정도다. 특히 강제징용자 배상 판결 이후 신일철주금의 한국 자산 압류 건과 사격 통제 레이더 조준 논란이 맞물린 지금, 일본내 한국에 대한 관심(?)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일본 정부여당도 여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각료, 관료, 국회의원 할 것 없이 연일 언론에 한국에 대한 막말과 비판,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한국과의 문제로 언론과 여론이 듫끌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렇다할 언급이 그간 없었다. 의아하던 차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과연 한일관계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 것인가? 일본 언론으로서는 그야말로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렇게 일본 언론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신년 기자회견이 오늘 열렸다. NHK는 이례적으로 온라인상에서 동시통역을 곁들여 생중계까지했다. 이는 한국의 향후 움직임에 일본의 전국민적 관심이 집중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일본 언론은 이번 기자회견을 어떻게 봤을까?

 

참고기사: 문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일본 정부, 좀 더 겸허한 자세 필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에 앞선 연설에서도 문 대통령이 먼저 일본에 대해 언급하는 일은 없었다. 가까스로 일본 NHK의 다카노 요 서울 지국장이 질문 기회를 얻으면서 한일관계에 대한 문 대통령의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

 

▲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 청와대

 

▲ 일본 NHK 기자의 질문     © JTBC 캡처



다카노 기자는 이날 강제징용자 배상 판결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과 대응에 대해 물었다.

 

"어제 일본 정부가 한일청구권 협정에 기반해서 한국 측에 협의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님은 어떠한 대응을 고려하고 계십니까?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서 아직 한국정부의 구체적 대응책을 발표하지 않고 계신데 언제 발표할 계획이신지, 한국 정부의 새로운 기금, 재단 설립 가능성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본 정부는, 일본 최대 철강기업 신일철주금으로 하여금 강제징용자에 배상하라고 명령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마무리된 일이다", "이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강제징용자 피해자 측이 제기한 신일철주금의 한국 자산 압류 신청을 대법원이 받아들이자 일본 정부는 9일, 한국 정부에 정식 협의를 제안한 상태다. 일본 정부로서는 한일 청구권 협정이 "한일간 모든 청구권을 포기한다"는 정부대 정부간 합의였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발벗고 대응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먼저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일간 새로운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조금 있다. 이는 한국 정부가 만들어낸 문제가 아닌, 과거 불행했던 오랜 역사 때문"이라면서 "일본 정부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겸허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 역사적 맥락을 고려치 않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애둘러 비판했다.

 

이어서 강제징용자 배상 판결, 사격 통제 레이더 조준 논란 등 일본 정부와 지도자들이 한일간 현안을 정치쟁점화하려는 자세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법원의 강제징용자 배상 판결과 관련해 "삼권분립에 따라 사법부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며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본도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그 속에서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피해자들의 실질적 고통을 어떻게 치유할지를 진지하게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2시간에 걸친 기자회견 가운데 유일하게 들을 수 있었던 한일관계 관련 언급이었다.

 

일본 언론은 즉각 반응을 보였다.

 

먼저 이날 일본 언론 중 유일하게 문 대통령에 질문할 기회를 얻었던 NHK는 공영방송이라는 점도 있어 드라이하게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NHK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징용'문제를 둘러싼 재판에서 "서로 지혜를 짜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NHK는 문 대통령이 강제징용자 배상 판결과 관련해 "불행한 역사로 인한 문제"라면서 "일본 정부가 이를 정치쟁점화하지 말고 해결을 위해 서로가 지혜를 짜내야 한다"고 말했다며, 일본 정부에 냉정한 대응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비교적 진보적 색채를 띄는 아사히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측 대응에 문제는 없었다고 강조하며 일본 측 대응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것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마찬가지로 중도진보매체인 마이니치 신문은 문 대통령이 강제징용자 문제에 대해 "한일간 불행한 역사가 원인이며, 이에 대해 일본 정부가 조금 더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며 일본 정부의 대응에 불만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정부간 협의를 원하는 일본 요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일본 지상파 니혼TV와 TBS는 "문 대통령이 일본의 정치쟁점화를 비판하고 삼권분리를 강조했다", "일본에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말했다"고 보도했다.

 

니혼TV는 "냉각된 한일 관계의 실마리를 풀 언급은 없었다"고 전한 가운데,  TBS는 "2시간 정도 걸친 기자회견에서 한일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불과 4분 50초였다. 한일간 어려운 상황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양대 경제지인 닛케이와 산케이는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매우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도했다.

 

일본의 극우매체로 일컬어지는 산케이 신문은 "일본 경시 자세, 일본이 정치쟁점화하고 있다고 비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제의 근원이 일본에 의한 조선반도 통치에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또한 '일본의 불법적인 식민지 지배'를 판결 이유로 든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지지한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대표 우파 신문답게, 일제 식민지 지배는 불법이 아닌데도 불법이라고 명시한 한국 대법원의 있을 수 없는 판결을 문 대통령이 지지했다는 뉘앙스로 기자회견 소식을 전하고 있다.

 

닛케이는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일본의 국제법 위반이라는 논점을 회피했다"며 부정적으로 보도했다. "한일 청구권 협정을 어겼다. 국제법 위반이다"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적용한 기사다. 또한 일본 정부의 태도에 대한 비판을 불신감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 언론은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별다른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할 뿐", "(오히려) 일본을 비판했다"면서 한일관계는 평행선인 채로 악화일로를 걷게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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