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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이 조, 이병헌이 닌자로 나온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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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 (문화평론가)
기사입력 2009/08/18 [10:18]

최근 이병헌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지아이 조>에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했다.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지만, 이병헌의 카리스마나 연기는 호평을 받았다.

그런데 <지아이 조>에 출연한 이병헌의 평가에 대해서, 한 일 양국에서 약간의 논란이 있었다. 일본의 일부 언론과 블로그 등에서 이병헌의 출연에 대해 불만과 표시하고 비난을 가한 것이다. 그것을 접한 한국의 언론과 블로그 등에서는 그런 일본의 반응에 대해서 역시 공격을 했다.

<지아이 조>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역은 스톰 쉐도우라는 악역 닌자다. 원작에서는 일본 출생으로 되어 있지만, 이병헌이 출연하면서 약간 애매하게 만들었다. 영화 속에서는 동경에 위치한, 소림사를 빼닮은 외관과 승려들이 있는 절에서, 한국말을 하는 소년이 등장한다.

그런 점에서 일본인들이 기분 나빠 하는 이유도 짐작할 수는 있다. 애초에 일본인이었고, 일본의 캐릭터인 닌자 역을 왜 한국인이 연기하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한국인들은 이병헌이 더욱 매력적이고 연기를 잘해서 뽑힌 것이 뭐가 문제냐고 반문한다.
 

▲ 일본에서 헐리웃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병헌     ©jpnews


둘 다 일리는 있다. 하지만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할리우드의 동양인에 대한 사고방식이다. <게이샤의 추억>은 일본의 게이샤들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공리, 양자경, 장쯔이 등 중국 배우 일색이다.

<게이샤의 추억> 일본 개봉을 앞두고 감독과 배우가  방일했을 때, 일본 기자들이 감독 롭 마샬에게 물었다. 일본 게이샤 역을 왜 모두 중국 배우에게 맡겼냐고. 그러자 감독의 너무나 맥빠지는 답이 나왔다. '아, 그런가. 미처 생각하지 못 했다. 미안하다.'라고. 그리고 '다 같은 동양인 아니냐고.'

미국을 비롯한 서구에서 보기에, 일본인을 중국인이나 한국인이 연기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 <작전명 발키리>에서 톰 크루즈가 독일군 장교 역을 연기하는 것처럼, 동양인이라면 어떤 나라 사람의 연기를 하던 별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이 보기에는 다 똑같아 보이니까. 중심(이라고 착각하는 곳)에서 보기엔, 변방이 다 똑같아 보이는 법이다.

<게이샤의 추억>에서 중국 배우를 뽑은 이유는 간단했다. <게이샤의 추억>은 일본 혹은 미국의 아시아계 미국인을 위한 마이너 영화가 아니라 전 세계의 관객을 대상으로 한 블록버스터였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유명한 배우를 쓰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미 007 <네버 다이>에 출연했던 양자경과 <와호장룡>과 <러시 아워2>에 출연했던 장쯔이를 기용한 것이다. 일본 배우 중에서는 그 정도의 세계적인 지명도를 가진 배우가 없기 때문에.

<지아이 조>에 이병헌이 출연한 것은, 프로듀서와 감독이 보기에 이병헌이란 배우에게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양인이기만 하면, 국적 같은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 아니 주연의 경우에는 가능하다면 동양인 역할도 서양인에게 맡기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동양인 배우를 쓰는 게 일반적이다.

tv 드라마 <쿵푸>의 주인공은 애초에 이소룡이 맡기로 했던 것을 데이비드 캐러딘에게 준 것이다. 혹은 혼혈인 배우에게 동양인 역을 맡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춘리의 전설>에서 어머니가 중국인인 크리스틴 크룩에게 춘리 역을 맡긴 것처럼. 다만 무술과 액션 연기가 중요한 배역에는 아시아 배우를 선호하고, <엑스맨>이나 <지아이 조>처럼 등장인물이 많을 때에는 다양하게 인종을 배치한다.

일본에서 <지아이 조>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자신들의 캐릭터를 한국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 불만이라면. 한국인들은 오히려 아량 있게 그들의 불평을 들어주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병헌도 그렇고,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하는 <닌자 어쌔신>에서도 비가 주인공을 연기한다. 그것 역시 닌자 캐릭터다. 일본의 고유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이병헌과 비 등 한국의 배우들이 닌자를 연기하는 것은 한편으로 즐거운 일이다. 한국의 배우들이 그만큼 실력 있고, 인지도도 높아졌음을 증명하는 것이기에.

하지만 <지아이 조>와 <닌자 어쌔신>의 이병헌과 비의 출연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씁쓸한 면도 있다. 왜 한국 배우들이 할리우드에서 연기하는 것이 주로 닌자와 사무라이 등 일본 캐릭터인 것일까? 할리우드를 비롯한 세계에서 중국과 일본의 고유 캐릭터는 있는데 왜 한국의 고유 캐릭터는 없는 것일까?

한국의 문화가 더욱 발전하고, 세계에 뻗어나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배우와 가수의 개별적인 활약만이 아니다. 체계적으로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상품화시킬 수 있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고유 캐릭터를 어떻게 발굴하고 만들어낼 것인지는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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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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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 09/08/18 [13:51]
글은 정말 잘 쓰셨고 공감가는 내용인데,,

닌자로 나온이유는 먼지 ,,ㅡㅡ;

글에 따르면 일본인보다 매력있고 연기되고 기타등등??

글 제목만 바꾸었어도 정말 훌륭한 글이 아니였는가 싶네요
retro! 09/08/18 [14:22]
안녕하세요? 저도 얼마전에 블로그를 통해 이병헌씨가 닌자 역할을 맡게 되어야 했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글을 썼던적이 있습니다.

이건 김봉석님께서 지적하셨듯이 한국을 대표할수 있는 캐릭터가 없다는 점이 그 근본적인 원인인데요, 일본과 중국은 자신의 문화적 상징물을 만들어 내기에 열중하는데 비해 우리는 그를 소홀리 하고 있는 것을 한번 짚어 보았답니다.

http://closeup-usa.tistory.com/entry/이병헌이-닌자가-될수-밖에-없었던-진짜-속사정

에 제 생각을 옮겨 놓았으니 같이 의견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alzl 09/08/18 [14:24]
글 읽어보면 내용정리가 안되냐?
이병현이 닌자로 나온까닭은 서양의 시선이 동양을 변방으로 바라보는 까닭에 닌자가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헷갈려서라고 그러잖아 쯧쯧
mundison 09/08/18 [15:13]
그냥 백인, 흑인, 동양인 세가지 인종으로 분류하는 듯... 
굳이 세세하게 나눈다면 아랍계, 라틴계 정도 추가?
다이하드1, 이나 3 보면 영국 배우가 독일어 억양 쓰면서 테러리스트 하듯이 그리 큰 구분은 안하잖아요. 영국인이 미국인 역할하고..
아랍계는 또 약간 구분이 가니까 인도인이 종종 맡기도 하고...
굳이 변방이 아니더라도 연기라는 의미에서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역시 문제라면 주인장님이 말씀하신 한국의 캐릭터를 키우는게 중요하겠죠. 그동안 헐리웃 영화에서 본 한국인 역은 중국이나 일본과 짬뽕이 된 캐릭터도 많았구요. 암튼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지만... 어서 한국 고유의 캐릭터가 성장하기를 빌어봅니다.
허참거어 09/08/18 [15:57]
얼마전 '작전명 발키리' 영화볼 때 톰크루즈 나온다길래 아군역할로 당연시 생각했다가 엄청나게 빗나갔었다. 영화내용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었던 이유도 있지만, 독일 나오는 전쟁영화는 보통 아군과 적군의 대립으로 그 고정틀이 잡혀있었기에 톰크루즈가 미국인이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미국인은 없고 독일인만 나오는 전쟁말기 독일군의 내부 암살을 그린 것이었으니, 톰크루즈가 그 주인공 역할을 했었기에 신선하면서 나의 고정틀을 깬 좋은 계기가 된 것이다.
우리가 서양영화를 보면 할리우드 미국영화만 빠져있으니 유럽계 영화배우들이 국적을 넘나들면서 출연하여 어느새 그 배우의 국적은 중요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유럽계 영화와 할리우드 영화를 잘 보면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출연한 배우들을 찾아볼 수 있다. 즉, 중요한 것은 배우의 국적이 아니라 그 영화의 캐릭터를 얼마나 잘 소화해 내는 것이냐라는 점이다. 예전에 '브레이브하트'라는 멜깁슨 주연감독영화에 프랑스배우 소피마르소를 (비중있게) 출연시킨 적이 있는데, 많고 많은 할리우드미녀배우를 제치고 하필 프랑스배우인 소피마르소를 캐스팅했는지 멜깁슨이 그 이유를 답한 내용을 찾아보시라~
capri 09/08/18 [17:18]
일본의 닌자에게 한국인의 배우를 발탁 했다.
이것은 흥행상의 문제지요.
배우의 연기의 능력을 계산하고, 한국인에 배역을 했다.
이것은 일본의 관객의 숫자도, 한국의 관객의 숫자도 기대할 수 있다.
수익을 계산하는 비즈니스군요.
공감 09/08/18 [19:39]
한국의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네요.
매러아 09/08/18 [19:43]
저위에 모두 비즈니스 저 비보는 또 뭐라고 헛소릴하는거야푸하하 이초.딩일.빠님 아주 극히 식하군 하하 말도안되는 헛소리하긴 ㅉㅉ 댁 잘알다시피 일본이 한국보다 인구가 몇배나많고 경제규모도 열배나 크고 따라서 영화시장도 한국보다 엄청큰데 헐리웃감독이 관객을 끌어모을려고 배우를쓴다면 당연히 돈많고 시장도큰  일본넘배우을 써서 일본관객이많이들게 하지 이 초.딩아  하하 한국관객을 끌어모으려고 이병헌을 썼따는건 댁같은 무뇌초딩의 머리에서 나온 헛소리지 그게말이된다고 생각하냐?ㅎㅎ 미국감독이 이병헌의 연기와 매력에 반해서 그가 적극적으로 한국배우인 이병헌을 캐스탕한걸  그걸시기하고 배아파해서 뭘어쩌러는겁니까? 댁같은일.빠들과 속좁은 못난 일본인들은 배아파하고 헐뜯기 이전에 일본만화가 원작임에도 헐리웃감독이 정작일본배우는 안쓰고 한국배우가 일본배우들보다 모든면에서 훨나아서 이병헌을 캐스팅한사실에대해 속좁고 못난  일본인들은 반성해야하는겁니다
capri 09/08/18 [19:47]
닌자를 일본인이 연기를 했을 경우, 한국에서 관객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습니까?

일본인의 기생의 영화를, 일본인이 연기했을 경우, 반일국의 중국에서 수익이 오릅니까?
ㅎㄷㄷ 09/08/20 [11:45]
어짜피 원작 만화가 미국에서 만들어진건데 마치 자기들것인냥 비꼬는게 더 이상한거 같네요.

어짜피 미국사람이 만든거 미국사람들이 캐릭터 바꾼다는데 무슨 몽니들을 그렇게 부리시는지.. 참 속들 좁아요.
.. 09/10/15 [10:52]
해외 진출에 대한 양국 연예계의 시각차 때문이 아닐지... 국내 시장의 한계로 인해 일찌감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던 한국 연예인들은 아시아권에서의 인지도 상승, 헐리우드 진출 등 점차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오랫동안 자국 시장에 머물러 있던 일본 연예인들의 경우 해외 진출에 아직까지 매우 소극적이며 해외에서의 인지도 역시 80년대 아시아권에 일류 바람이 불었던 시절에 비하면 많이 감소한 것이 사실이죠. 최근 일본 엔터테인먼트 산업계 전반의 불황으로 인해 그동안 관심 밖이었던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는 움직임이 일본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사무라이나 닌자 역할에 더이상 중국이나 한국 배우가 대타로 등장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워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저씨 09/10/16 [13:31]
피부색이나 억양이 매우 다르지 않으면 우리도 모르잖아여 
마찬가지죠 뭐 ..
미국이건 영국이건 남아공이건 
연기는 연기일뿐 국적을 통일시켜야 하는 이유가 꼭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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