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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원전사고, 인간성마저 오염시키나

재난 피해 복구 작업 이뤄지는 후쿠시마 현의 어두운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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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철 기자
기사입력 2012/03/24 [13:37]


◆출입이 자유로운 점을 이용한 원전 작업원의 범죄 행위
 
 
후쿠시마 원전 20km 내는 경계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이 때문에 주민 대부분이 마을을 떠나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 주민 중 극히 일부만이 텅 빈 마을을 떠나지 않고 있을 뿐이다.
 
현재 경계구역 출입은 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일하거나 원전 근교에서 방사능 제거 작업을 하는 작업원만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이 지역 치안의 맹점을 노린 일부 작업원들의 범죄 행위가 드러나고 있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작년부터 경계구역 내에 있는 현금자동인출기(ATM)의 도난이나 파손이 있었다는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절도행위에 대한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다.

경계구역인 후쿠시마 현 도미오카마치에 그대로 남아 마을을 지키는 마쓰무라 나오토(52) 씨는 본지의 취재에 "일단 경계구역 내 현금 인출기는 모두 당했다고 보면 된다. 백화점이나 상가 유리창을 깨고 물건을 가져가기도 한다. 일반가정집에 침입해 집안 살림을 가져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일부 집에서는 애완견이 홀로 남아 집을 지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쓰무라 씨의 증언대로, 누군가가 빈집에 있는 대형 벽걸이 TV 등을 훔치거나 대형 가전제품 판매점을 무단으로 침입해 컴퓨터나 냉장고 등 고가의 가전제품을 약탈하는 사례가 잇따라 생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유력 주간지 '주간포스트'는 원전 작업원들이 전문 절도단과 연계해 절도행위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 1호기 계기류 점검 하는 원전 작업원 ©도쿄전력


이 잡지는 절도단 멤버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인터뷰에서 절도단 멤버는 "그들(작업원)은 경찰의 검문이 없는 샛길을 잘 알고 있으며 현지 사정에 밝다. 그래서 그들에게 현지 가이드역을 맡겨 절도 지역을 물색했다. 가이드 가격은 하루 10만 엔. 경찰의 검문이 있다고 해도 작업 중이라는 그들의 말 한마디면 만사 OK였다"며 일부 작업원들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범죄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절도뿐만이 아니다. 경계지역을 비교적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정부 보조금을 노린 범죄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올해, 도쿄전력은 경계구역 20km 안에 방치된 현지 주민의 자동차를 전면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외부에서 피난생활을 하던 주민 사이에서는 자신들의 자동차를 경계지역으로 가져다 놓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그러나 직접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은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운 작업원들뿐이다. 

실제로 이해관계가 합치한 일부 피난민과 작업원 사이에 거래가 오고 갔고, 작업원들이 경찰의 검문이 엄중하지 않은 이른 아침 시간이나 저녁에 경계지역 외부의 자동차를 경계지역 안으로 옮기고 있다.


◆피난 주민 파칭코 삼매경


피난민들의 삶도 피폐해지고 있다. 생활 공간과 일터마저 잃은 피난민 가운데 정부의 생활 보조금으로 파칭코(사행성 게임)나 경륜장을 다니는 사람이 많이 증가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 3월 12일부터 8월 21일까지 15만 3,173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고 한다. 고용보험으로 지급되는 실업수당은 퇴직 전 6개월 간의 임금과 연령 등으로 결정한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월급이 40만 엔이고 고용보험 가입기간이 10~20년일 경우 최대 월 20만 엔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도쿄전력은 피난민에게 정신적 배상금으로 한 사람 당 최대 12만 엔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비해 피난민의 지출은 줄었다. 각종 세금 감면혜택과 가설주택에서 생활하는 피난민에게는 집세가 지원돼 실질적으로 피난민이 부담하는 것은 식비와 광열비뿐이다. 

가족과 고향을 잃은 피난민의 정신적 고통을 생각한다면 금전적 지원은 너무도 당연하지만, 피난민 중 일부는 이 같은 금전적 여유를 유흥으로 탕진하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고 한다.

'우선 돈을 주고 불만을 잠재우자'라는 식의 지원 정책으로는 피난민들의 상실감을 채워줄 수 없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시각이다. 진정한 복구와 재생에는 주민의 재생을 위한 환경과 제도 마련이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돈이 되는 방사능 쓰레기


일본 정부는 얼마 전, 쓰나미 피해지의 쓰레기양이 2,247만 톤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중 6%만이 소각 처리됐을 뿐 아직도 대부분이 피해지에 쌓여있다. 

일본 정부는 쓰레기 처리와 관련해 '광역처리' 방식을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광역처리’란 피해지의 쓰레기를 일본 전국의 여러 지자체로 옮겨 소각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나 각지의 주민이 방사능 쓰레기의 반입을 크게 반대해 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급기야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광역처리를 받아들이는 지자체에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 동일본 대지진 1년, 미야기 현 센다이 시 추모     ©JPNews

 
그런데, 각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대하는 것과 달리, 각 지자체와 쓰레기 처리 관련 기업은 쓰레기 반입을 오히려 원하는 상황이다. 각 지자체가 쓰레기 반입에 난감해한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 
 
일본에는 1,600여 개의 쓰레기 소각장이 있다. 전세계 70%의 소각장이 일본에 집중돼 있다. 그런데, 이 소각장을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24시간 일정 온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어, 연료가 되는 쓰레기가 오히려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피해지의 쓰레기가 필요한 것이다. 목조 건물이 많은 일본의 특성상, 피해지역의 건물 잔해 등 쓰레기 또한 대부분이 목재라서 태우기도 좋다.
 
더구나, 쓰레기 운송비부터 보조금까지 쓰레기 처리를 통해 얻는 금전적 보상도 상당하고, 일자리도 창출된다. 이런 좋은 사업을 쉽사리 다른 지자체, 다른 기업에 넘길 수는 없는 법이다.
 
일본 환경성은 작년 재해 직후인 5월, 제1차 추경예산 중 3,500억 엔을 쓰레기 처리 예산으로 편성하고 사업자를 모집했다. 그러자 약 500여 곳의 지자체와 기업이 신청했고 이 중에는 오키나와까지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자체는 쓰레기 처리에 돕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결국 목적은 따로 있다. 또한, 주민의 반대와 반발을 교묘히 이용해, 받을 수 있는 사업 진행비, 보조금을 더 늘리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쓰나미 쓰레기의 90%가 발생한 도호쿠 3개 현(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도 쓰레기 처리가 늦어지는 것에 조바심을 내고는 있지만, 다른 지자체에 쓰레기를 빼앗기고 싶어하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쓰레기 처리를 위한 소각장 건립 등 관련 시설의 확충을 통해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이루고, 중앙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내 재원 마련에 충당하려는 것이다. 
 
이 같이, 각 지자체와 기업이 주민의 건강에 대한 우려는 뒷전이고, 실적올리기에 급급한 모습만 보이고 있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인간의 욕심, 욕망이 너무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어 씁쓸함을 감출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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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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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12/03/25 [14:10]
욕심이나 욕망이나  
자본주의에서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먹고사즘과 관련이 있기때문이다 
인간은 탐욕의 동물이다  절제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ㅇㅇ 12/03/26 [08:13]
무슨 선진 국민의식이 빛났다 본받아야한다 이런 기사 연신 뿌려대더니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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