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일본 경찰 당국은 사이타마 시에서 일가족 3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이 발견된 집안에서 식료품과 돈이 거의 발견되지 않은데다, 시신의 영양 상태가 크게 부실한 점으로 미루어 굶어 죽은 것으로 추정됐다.
그런데, 이 같은 아사자(餓死者)가 버블 붕괴 이후인 1995년부터 빠르게 급증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까지 30년간 아사자 수는 1,331명에 달했고, 그 중 1995년 이후가 80%를 차지했다.
(※일본의 거품(버블) 붕괴: 일본은 80년대 말부터 주가와 지가가 실제 자산가치에 비해 폭등했다. 그러나 주가와 지가가 하락하면서 1990년대 초부터 일본경제가 크게 침체되기 시작했다.)
후생노동성의 '인구 동향 통계'에 따르면, '식료 부족(아사)'에 의한 사망자 수는 1981년부터 1994년까지 12~25명이었으나, 1995년에 58명, 1996년 80명을 돌파했다. 그 이후 2010년에 36명으로 줄어들 때까지 매년 40명 이상으로 추이됐다. 과거 30년간 최고는 2003년의 93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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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사망자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2010년까지 16년간 50대 사망자 수는 348명, 60대가 252명, 40대가 185명에 달해, 40~60대가 전체(1,084명)의 72%를 차지했다. 남녀 비율은 30년간 남성이 여성의 4.5배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사망 장소는 '집(정원)'이 가장 많았고, 59~85%(1995년~2010년)를 차지했다.
빈곤 문제와 생활보장 문제 전문가인 고쿠보 데쓰로 변호사는 산케이 신문의 취재에 "아사자의 급증은 버블 붕괴 후, 급속히 경기가 악화한 시기와 겹친다. 당시, 고용상황 악화에 동반한 구조조정 등으로 실업자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사자 중 고령자가 아닌 '50대 남성'이 많은 이유는, "연금을 받을 수 없는 연령대 중 재취직이 어려운 연령대가 50대이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여성보다도 남성 아사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남성은 자립할 수 있다는 강한 사회규범이 있다"고 언급하며, 행정 당국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데 대해 심리적 저항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불황이 이어져 앞으로도 아사자가 증가할 우려가 있어, 고쿠보 변호사는 "노동과 사회안전망 구조 전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산케이 신문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