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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은 세계의 마을' 히가시오사카 국제교류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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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혜(프리라이터)
기사입력 2011/11/14 [07:34]

11월 3일, 일본에서 이날은 '문화의 날'이라는 공휴일이다. 필자는 이날 히가시오사카시 시내에 있는 산노세 공원에서 개최된 '히가시오사카 국제교류 페스티벌'에 가족과 함께 갔다왔다.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오사카 히가시오사카시는 약 60개국, 약 1만 7,200명의 외국국적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 행사는, 매년 문화의 날 "우리들의 마을은 아시아의 마을, 우리들의 마을은 세계의 마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개최돼왔으며, 올해로 16번째를 맞이했다. 필자는 이 행사에 가족과 함께 매년 오고 있다.
 
무대에는 세계 각국의 춤과 노래, 그리고 악기연주가 진행되며, 퍼레이드 쇼도 볼 수 있다.

또한, 노점 코너에서는 세계 각국의 음식과 민예품,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무대를 보는 것도 즐겁지만, 이 같은 음식들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묘미다. 낮 시간쯤에 도착한 우리는 노점상에 가서 기름떡과 차예딴(중국의 삶은 달걀), 김치 볶음, 야키소바, 비빔면, 고기만두, 부추만두, 양꼬치, 닭발, 떡볶기, 참깨경단, 닭튀김을 구입해 먹었다.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제일 많이 먹고, 제일 많이 크는 시기이니 그랬다고 해두자.


▲ 히가시오사카 국제교류 페스티벌 © JPNews

 
 
▲ 히가시오사카 국제교류 페스티벌 - 구로카와 선생 © 이신혜
 

기름떡과 차예딴을 판매하고 있던 곳은 야간 중학교의 노점이었다. 야간 중학교는 과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의무교육이었어야 할 중학교에 갈 수 없었던 사람들이 가는 학교다.
 
이 학교에는, 빈곤했거나 전쟁 때문에 어렸을 적 학교에 가지 못했던 사람, 고령의 재일한국인, 재일조선인 여성, 차별받던 부락민, 장애자 등을 비롯, 최근에는 중국에서 온 귀국자, 난민, 일본인과 결혼한 외국인 등이 생활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 
 
이곳에서 필자는 중학시절 담임이었던 구로카와 유코 선생과 만났다. 구로카와 선생은 민족학교에 다니던 나를 마음 속 깊이 응원해줬고, 계속 지켜봐줬던 선생님이다. 또한,  이날은 세가와 마코토 선생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히가시오사카시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외국인 교육에 관여해온 사람이다. 오랜만에 다시 봐도 건강한 모습이었다.
 
노점상점을 돌며 맛있는 음식을 먹은 뒤, 다시 무대 쪽으로 갔다. 내가 가장 무대 위에서 보고 싶었던 것은, '코러스 무궁화'였다. 
 

▲ 히가시오사카 국제교류 페스티벌 - 코러스 무궁화               © 이신혜
 
 
▲ 히가시오사카 국제교류 페스티벌 - 코러스 무궁화 © 이신혜

  
코러스 무궁화는 히가시오사카에 사는 재일동포 어머니들이 결성한 그룹으로, 오사카 재일동포 가수의 대표자격인 강석자 씨가 그룹의 대표를 맡고 있다. 강석자 씨는 히가시오사카 민족학교 학부모회에서 알게 됐다.
 
그후, 강석자 씨와는 친한 사이가 돼 그녀의 콘서트에 종종 방문한다. 그녀의 콘서트를 통해 한국 민중 사이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여러 곡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녀의 노랫소리를 들을 때마다, 까닭모를 그리움에 사로잡힌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지 않았음에도 그 장소의 풍경이 떠오르는 듯했다. 그녀의 노래는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녀가 결혼했을 때 딱 한가지 남편에게 부탁한 것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한평생 노래를 부르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 
 
그래서인지 그녀가 노래 부를 때면,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남편의 모습을 항상 볼 수 있다. 미술관 카페 같은 곳에서 콘서트가 열릴 때는, 부인을 위해 음향기자재를 사서 구비하는 등 부인의 음악활동을 성심성의껏 지원한다. 그들을 볼 때마다 '멋진 부부구나'라고 항상 생각한다.
 
한편, 이날 오후부터는 한국 농악과 중국 양가의 퍼레이드 공연이 진행됐다. 
 
(양가秧歌: 중국 북방지역 농촌에서 널리 행해지는, 모내기 등 노동가를 기원으로 하는 민간무용의 일종이다. 남성은 나팔과 북으로 전통 음악을 연주하며, 각양각색의 의상을 입은 여성이 원을 그리거나 이리저리 돌며 춤춘다)

▲ 히가시오사카 국제교류 페스티벌 - 농악 © 이신혜

 
한국과 중국 농민의 춤을 일본에서 보다니, 정말 신기했다. 또한, 어느쪽도 화사하면서 아름다웠다. 퍼레이드 공연을 하는 사람들의 미소도 인상적이었다. 
 
히가시오사카 국제교류 페스티벌은 국제사회로 나아가는 아이들에게 다민족 공생의 마을을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열리는 행사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마을에 사는 많은 민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히가시오사카시가 내년 봄부터 시립중학교 26곳에서 사용하는 공민교과서로 교과서 개선 모임의 멤버가 집필한 이쿠호샤(育鵬社) 교과서를 채택한 것이다.
 
이 교과서는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내용을 채워져 있다. 또한, 일본이 군대를 갖지 못하도록 하는 현재 일본 헌법을 개악으로 이끌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민족 공생의 마을이어야 할 히가시오사카시가 이쿠호샤의 교과서를 사용하다니. 이것이 다민족 공생의 마을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을 무참히 짓밟는 것이 아닐까하고 중학생 아이와 함께 걱정했다.

'차이를 풍부함으로', '우리들의 마을은 아시아의 마을, 우리들의 마을은 세계의 마을'.
 
이 아름다운 테마와 같은 교육이 진행돼, 앞으로 계속 이곳에 사는 많은 사람이 자랑스러워하는 마을이 되길 바랄 뿐이다.
 

▲ 히가시오사카 국제교류 페스티벌 - 코러스 무궁화     © 이신혜

 
 
▲ 히가시오사카 국제교류 페스티벌 - 코러스 무궁화     © 이신혜

 
 
▲ 히가시오사카 국제교류 페스티벌 - 네팔의 미인     © JPNews

 
 
▲ 히가시오사카 국제교류 페스티벌 - 중국     © 이신혜
 
 
▲ 히가시오사카 국제교류 페스티벌 - 중국2     © 이신혜
 
 
▲ 히가시오사카 국제교류 페스티벌              © 이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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